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0,061,420원과 이에 대하여 2024. 2.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원고 B에게 3,080,965원과 이에 대하여 2024. 2. 29.부터 2025. 1. 23.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C, D의 청구와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 중 75%는 원고 B이, 나머지는 피고가, 원고 C, D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C, D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의 가항. 피고는 원고 B에게 11,982,065원, 원고 C에게 31,491,285원, 원고 D에게 13,138,4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의 지위
원고 A은 2015. 8. 31., 원고 B, C, D은 2017. 4. 24. 해양수산부 산하 E해양수산청(이하 ‘소속기관’이라 한다) 소속 청원경찰로 임용되었다. 원고들 임용 당시 소속기관의 취업규칙에는 청원경찰의 채용 전 경력의 근무기간 산입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원고 A의 최초 호봉 획정 및 호봉 정정
원고 A은 2015. 9. 16. 소속기관 ‘호봉경력 평가 심의회’로부터 2004. 7. 1.부터 2011. 8. 15.까지 주식회사 F에서 경비로 근무한 경력(7년 1월)을 인정받아 최초 호봉을 12호봉으로 획정받았다. 그러나 소속기관은 2017. 7. 12. 청원경찰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만 한다) 제11조, 공무원보수규정 제9조에 의하면 위 경력은 호봉 산정시 산입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아, 원고 A의 최초 호봉을 12호봉에서 5호봉으로 정정하였다.
원고 B의 최초 호봉 획정 및 호봉 정정
원고 B은 2017. 5. 22. 소속기관 ‘호봉경력 평가 심의회’로부터 2016. 4. 1.부터 2017. 3. 31.까지 G에서 특수경비원으로 근무한 경력(1년)을 인정받아 최초 호봉을 6호봉으로 획정받았다. 그러나 소속기관은 2017. 7. 12. 시행령 제11조, 공무원보수규정 제9조에 의하면 위 경력은 호봉 산정 시 산입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아, 원고 B의 최초 호봉을 6호봉에서 5호봉으로 정정하였다(이하 원고 A에 대한 호봉정정과 통틀어 ‘이 사건 호봉정정행위’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내지 10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호봉 정정행위는 법령이나 계약상 근거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B에게 최초 호봉에 따라 계산한 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 중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2021년 1월분 이후의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소속기관은 원고 B, C, D의 최초 호봉 획정 시 민간업체에서 청원경찰과 유사한 직무를 한 경력(이하 ‘민간유사경력’이라 하고, 위 원고들에 대하여 호봉에 산입하지 않은 민간유사경력을 ‘이 사건 경력’이라 한다)을 산입하지 않았다. 이는 청원경찰을 임용할 때 민간유사경력을 산입하여 온 관행에 반하고, 민간유사경력이 호봉에 산입되리라 믿고 임용 신청한 원고 C, D의 신뢰에 어긋나므로, 피고는 원고 B, C, D에게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계산한 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또한 2023. 11. 8. 소속기관의 ‘청원경찰 관리 예규(이하 ‘이 사건 예규’라 한다)‘가 제정․시행되었고, 이 사건 예규는 국가․지자체가 아닌 곳에서 경비․수위 등 청원경찰과 유사한 직무를 한 경우에도 경력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피고는 늦어도 이 사건 예규 시행 이후부터는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 B, C, D은 자기들에게만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하지 않은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다면 이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을 위반하여 민간유사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들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자를 차별할 경우 법에 따른 시정명령(제29조)을 받거나 형벌(제37조 제1항 제1호)을 받을 수는 있어도, 근로계약 자체를 수정하는 효력이 없는 이상 곧바로 그 근로자에게 비교대상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채권이 생길 수는 없다]
관련 법령
별지1 기재와 같다.
임금 차액 지급의무의 존부
이 사건 호봉정정행위의 효력이 있는지(원고 A, B)
앞서 든 증거,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호봉정정행위는 법령과 계약상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소속기관에 일방적으로 최초 호봉 획정을 취소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원고 A, B은 임용 후 앞서 본 경력을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 기간에 합산하여 줄 것을 신청함으로써 그 호봉을 기초로 보수를 지급하여 달라는 의사표시를 했고, 소속기관은 심사를 거쳐 이를 수용해 최초 호봉을 획정하고 그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였다. 이로써 원고 A, B과 피고 사이에는 호봉 획정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서 그 내용이 근로계약에 포함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국가기관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이 그 기관이 아닌 다른 사업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경력은 봉급 산정의 기준이 되는 경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경찰청의 질의 회신이 있었으므로, 그에 따라 이 사건 호봉정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원경찰법 제6조 제2항과 시행령 제11조 제1항은 국가기관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에 대해서는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경력을 반드시 산입하도록 하고, 그 외의 청원경찰은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경력을 반드시 산입하도록 규정하는데, 그 취지는 청원경찰의 처우를 보장하려는 데 있다고 보인다. 그리고 국가기관 소속 청원경찰도 고용계약에 따라 임용되므로, 국가기관의 취업규칙에서 봉급 산정의 기준이 되는 경력으로 시행령 제11조 제1항 각호의 경력 외에도 임용 전 공공기관이나 민간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산입할 수도 있다. 청원경찰 경력 인정에 관한 시행령 제11조를 예외적인 규정으로서 각호에 열거된 것 외의 추가 산입을 엄격히 금지하는 취지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청원경찰도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그 근무 관계에도 관련 법령에 의해 배제되거나 그 근무 관계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기준법은 제5조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각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을 지키고 성실하게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임금채권의 보호를 위해 그 지급방법을 강제하고 우선변제권 등을 인정하고 있다. 관련 법령에서도 보수를 회수하거나 삭감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만한 규정은 없으므로, 청원경찰에 대해서도 고용계약상 달리 정하지 않은 인상 합의 없이는(설령 합의가 있더라도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 위반이 될 수 있다) 이미 지급된 보수를 회수하거나 삭감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호봉정정행위는 그 실질상 보수의 삭감에 해당하는데, 호봉정정의 요건이나 절차에 관하여 규정된 취업규칙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소속기관에 원고 A, B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된 호봉을 정정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는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이 사건 호봉정정행위를 하였으므로 적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공무원보수규정은 국가공무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서(제1조) 국가공무원이 아닌 청원경찰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경력이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에 산입되어야 하는지 여부(원고 B, C, D) 앞서 든 증거,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 B, C, D에게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한 호봉에 따라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B, C, D은 임용 전후 소속기관에 이 사건 경력을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에 산입하여 달라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한 호봉경력 평가 심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원고 B에 대한 호봉경력 평가 심의회(갑 제9, 10호증) 내용을 보면, G 경력에 관하여만 합산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소속기관은 이 사건 경력을 제외한 채 원고 B, C, D에 대한 최초 호봉을 획정하고 그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여 왔다. 따라서 원고 B, C, D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하여 호봉을 획정하기로 하는 의사 합치가 이루어졌다거나, 그 내용이 개별 근로계약에 포함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B, C, D은 소속기관과 근로자들 사이에 민간유사경력을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 기간에 산입하는 관행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특정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관행이 사업장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사업장의 구성원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사업장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109531 판결 참조). 소속기관이 청원경찰을 임용할 당시 민간유사경력을 산입하여 최초 호봉을 획정한 경우가 존재하기는 하나 이는 앞서 보았듯이 해당 청원경찰과의 개별적인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소속 기관의 청원경찰 정원은 83명인데 그중 몇 명에 대하여 호봉 획정 당시 민간경력이 산입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점, 소속기관은 원고 C, D을 임용할 당시에는 민간유사경력을 산입하지 않고 최초 호봉을 획정하였고 그들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 B, C, D이 주장하는 관행이 사업장에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B, C, D은 민간유사경력을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 기간에 산입한다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신뢰하여 임용 신청을 하였으므로, 소속기관이 그에 어긋나게 이 사건 경력을 산입하지 않은 행위는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정을 고려하면, 소속기관이 그와 같은 내용의 공적인 견해표명을 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원고 B, C, D이 이를 신뢰하여 임용 신청을 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이 사건 예규는 청원경찰의 보수 산정 시의 경력 인정기준은 시행령 제11조에 따르며, 국가․지자체가 아닌 곳에서 경비․수위 등 청원경찰과 유사한 직무를 한 경우에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규정하였다(제39조). 그러나 해당 조항은 구체적인 경력인정 절차나 경력환산율 등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예규의 제정․시행만으로 곧바로 원고 B, C, D과 피고 사이의 개별 근로계약 내용이 민간유사경력 전부(100%)를 호봉 획정을 위한 경력 기간에 산입하는 내용으로 변경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B에게만 최초 획정된 호봉에 따라 계산한 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A, B에 대한 미지급 임금의 범위
피고가 최초 획정된 호봉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경우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원고 A에게 지급하지 않은 금액은 별지2 표 기재와 같고, 같은 기간 원고 B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과 실제 지급액의 차액은 별지3 표 기재와 같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피고는 매월 25일에 급여를 지급하는데, 2021년 1월분 임금의 경우 3년의 소멸시효가 도과하였으므로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임금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1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이 사건 소는 2021년 1월 임금채권이 발생한 2021. 1. 25.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24. 2. 20.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그러나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A, B은 2024. 1. 24. 피고에게 ‘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예정임을 2024. 1. 12. 전자우편으로 고지하였으며, 그 내용에 따라 미지급된 임금 등을 청구한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낸 사실이 인정되므로, 그들은 늦어도 2024. 1. 12. 무렵 피고에게 임금 차액 지급을 최고하였다고 보인다(피고는 2024. 1. 26. 위 내용증명우편을 받았다고 진술할 뿐 그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원고 A, B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인 2024. 2. 20.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2021년 1월분 임금채권을 포함한 3년 이내의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미지급한 임금으로 20,061,42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인 2024. 2.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같은 기간 미지급 임금 3,080,965원과 이에 대하여 2024. 2. 2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어도 괜찮은 이 판결선고일인 2025. 1. 23.까지 민법에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원고 B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며, 원고 C, D의 청구와 원고 B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김은구(재판장) 김은솔 박민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