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제1항이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이라는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피해자는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65회의 거래가 있을 정도로 활발한 건설기계용역을 제공하였고 이 사건 현장에는 월 평균 5회에서 7회 출역하였으며, 1회출역 시 운반 작업시간은 평균 1시간 내외였다. 일용노무자의 법정 근로시간이 1일 8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1시간 남짓 일을 한 피해자를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는 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피해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하는 안전조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사고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로 보아야 하는바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다. 그런데 원심의 심리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지시와 감독을 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해자에게 지게차운반용역을 준 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주식회사 B이므로, 도급인으로서 처벌되어야 하는 자는 위 회사의 사내이사인 J라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 아래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 및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 의무위반과 사고의 발생 및 결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신축공사에 관하여 주식회사 B로부터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된 자이자 주식회사 B의 현장대리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 제38조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등에 의하여 위 신축공사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자들의 안전에 관한 조치의무가 부여되어 있고, 또한 피고인은 실제로도 위 신축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위 공사작업 전반을 직접 관리 · 감독하였는바,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신축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법령상 · 조리상의 의무가 있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 지게차량을 소유한 운전기사로서, 주식회사 B과 자재 운반 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인, F 등 공사담당자의 요청 및 지시에 따라 상시로[평균월 5~7회 약 1~2시간씩(현장 이동시간 포함)] 위 차량을 이용해 이 사건 신축공사현장에서 타일 등을 운반하는 노무를 제공해 왔는바, 이에 따르면 피해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제1항에서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설령 피해자가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제1항에서 정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①항과 같은 사정 및 피해자가 실제 이 사건 신축공사현장에서 피고인 등의 지시에 따라 노무를 제공한 점,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 사건 신축공사현장의 현장소장 및 안전보전총괄책임자로서의 안전의무를 위배하였다는 것인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신축공사현장의 현장 총책임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령뿐 아니라 조리에 의하여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이 인정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이 사건과 같이 차량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을 할 경우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 및 지반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한 후, 그 조사결과를 고려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내용을 근로자에게 알려야 하고, 같은 규칙 제183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앉아서 조작하는 방식의 지게차를 운전하는 근로자에게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게 하여야 하며, 한편 같은 규칙 제672조 제2항에 따르면 위와 같은 안전조치는 피해자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하여도 취해져야 하는바, 피고인은 이 사건 신축공사현장의 안전보관총괄책임자이자 사업주인 주식회사 B의 현장대리인으로서 이 같은 조치를 직접 취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신축공사작업과 관련하여 위 안전보건규칙 제38조에 따른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직접 또는 F를 통해 피해자가 지게차 안전띠를 착용하였는지 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았는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가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고 사고 지게차량을 운전하여 타일 팔레트를 경사로 상부에 하차시킨 후, 통상적인 운행방법과는 달리 차 포크 부분을 경사로 상부방향으로 한 채 후진하여 내려오다가(원래대로라면 화물을 내려놓은 지게차의 경우 차를 돌려 전진하여 내려왔어야 했다) 경사 및 지면 마찰력 부족등으로 인해 지게차가 급격하게 경사면 아래로 미끄러졌고, 이에 피해자가 급하게 제동하다 지게차가 경사로 난간과 충돌하며 전도되어 발생하였는데, 만일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작업장의 지형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여 위험요소를 피해자에게 알리고, 실제 작업이 이루어질 당시 피해자의 안전띠 착용여부를 확인하고, 위와 같이 잘못된 주행을 저지하였더라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이에 따른 피해자의 사망등 중한 결과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이에 따른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자, 1991년경부터 32년간 건설업 관련 일을 해온 자로서, 피해자의 이 사건 지게차 작업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내용을 피해자에게 알리고 작업 시에는 피해자가 안전띠를 착용하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점에,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내용, 피고인의 의무 해태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 으로 보인다.
당심의 판단
피해자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제1항에 따르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여 업무상의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음에도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사람으로서,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종에 종사할 것, ②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 ③ 노무를 제공할 때 타인을 사용하지 아니할 것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67조 제2호에 따르면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에 포함되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는 주로 하나의 사업에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77조 제1항이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한다고 보는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이 제출한 거래명세서 및 세금계산서에 따르면 피해자가 이 사건 현장과 관련한 노무의 대가로 주식회사 B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은 2021. 5. 31. 385,000원, 2021. 9. 30. 357,500원, 2021. 10. 31. 55,000원, 2021. 11. 30. 192,500원, 2022.1. 3. 495,000원, 2022. 1. 31. 880,000원, 2022. 2. 28. 660,000원으로 약 10개월의 기간 동안 총 3,025,000원에 달하며<1>, 수원세무서장의 과세정보 제공 요구 회신에 따르면 피해자의 2021년 제1기(2021. 1. 1. ~ 6. 30.) 매출액은 17,425,000원이고, 2021년 제2기(2021. 7. 1. ~ 12. 31.) 매출액은 20,245,000원으로 확인되는바<2>, 피해자의 2021년 월 평균 매출액이 약 3,139,166원[=(17,425,000원 + 20,245,000원)/12]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주식회사 B로부터 2022년 1~2월 노무의 대가로 1,540,000원(=880,000원 + 660,000원)을 받은 것은 피해자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위 회사로부터얻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 발생 직전에는 피해자가 이 사건 현장에서 2022. 2. 24.부터 같은 해 3. 7. 사이에 5차례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바<3>, 이
는 단순히 일시적이거나 간헐적인 노무 제공이 아니라 계속적이고 정기적인 노무 제공으로서 '상시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피해자가 이 사건 무렵 다른 공사현장에서 유사한 형태의 용역을 제공해왔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행한 '건설기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적용기준(2020.3.)' 및 당초 산재보상보험법상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규정을 그대로 도입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같은 기간 동안 여러 현장에 노무를 제공한 건설기계조종사의 경우 노무를 제공한 현장별/일자별로 해당 사업에 전속성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4>. 따라서 이 사건 당시에는 피해자가 이 사건 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고 있었으므로 주식회사 B의 사업에 전속성이 인정된다.
피해자와 주식회사 B 사이에서 별도로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으나, 이 사건 현장에서 중량물 운반이 필요할 경우 주식회사 B의 작업반장인 F가 작업 당일 피해자에게 유선으로 연락하여 작업을 요청하였고, F가 피해자에게 작업을 요청할 때 피해자가 반드시 그 요청한 일시에 지게차 작업을 해야 하는 관계는 아니었으나 대부분 요청한 일시에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보이며<5>, 실제 작업을 할 때에는 위 회사 측 근로자인 F, G 등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가 업무를 수행해왔다고 보인다<6>.
업무상과실치사죄 성립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
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가 지게차를 이용하여 타일 및 폐자재 운반 작업을 하던 중 8번째(마지막) 타일 팔레트 하차 후 후진으로 경사로를 내려오는 과정에서 지게차 좌측 뒷바퀴가 경사로 난간과 충돌한 뒤 난간을 타고 넘어가면서 지게차의 무게중심이 우측으로 이동하며 지게차가 전도되어 발생하였다. 피해자가 운전한 지게차는 카운터밸런스형 지게차로, 차체 후방에 차체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카운터밸런스(무게추)를 장착하고 있으며, 전/후진 레버를 중간에 위치시킬 경우 엔진의 동력이 앞바퀴에 전달되지 않는 중립 상태가 되며 경사로 하강 시 엔진회전에 따른 저항이 없어 급격한 가속이 가능한 구조이다<7>. 따라서 화물이 없을 때는 전진 레버로 엔진브레이크를 걸고 포크를 경사로 아래 방향으로 하여 운행하여야 안전한데, 이 사건 당시 피해자는지게차에 운반 중인 자재가 없었음에도, 사고 당일 지상 1층 옥외주차장 바닥이 콘크리트 양생이 진행 중이었던 관계로 지게차의 선회 공간이 없어 포크를 경사로 위쪽 방향으로 하여 전/후진 레버를 중립 상태에 놓은 채 그대로 후진하는 방법으로 운행하였다.
이 사건 당시 사고현장인 경사로의 표면은 내리막 기준으로 좌측은 토사가 퇴적되어 콘크리트 표면이 노출되어 있지 않았으나 우측은 상대적으로 토사가 적게 퇴적되어 콘크리트 표면이 노출되어 있어 경사로 좌우측의 마찰력이 상이하였다고 보이며, 이는 운전자 정면 시야 기준 우측 타이어들의 표면에 토사가 묻어있고 트레드 홈에 토사가 끼어 있던 점,<8> 지게차의 제동으로 인한 스키드마크가 콘크리트 표면이 노
출되어 있는 경사로 우측에만 선명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9>. F, G의 각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발생 이전에도 콘크리트 작업을 한 이후 차량이 왕래하면서 경사로에 토사가 쌓여서 차량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진 적이 있었고<10>, 차량이 자주 왕래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모래가 더 많이 나와 경사로가 점점 미끄러워졌으며, 사람도 잘못하면 미끄러져서 조심히 내려갔던 것으로 확인된다<11>. 구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2019. 10. 15. 고용노동부령 제263호로 타법개정되고, 2023. 11. 14. 고용노동부령 제399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이 사건과 같이 차량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여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 작업계획서의 내용을 해당 근로자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같은 규칙 제183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앉아서 조작하는 방식의 지게차를 운전하는 근로자에게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게 하여야 하고, 같은 규칙 제672조 제2항에 따르면 위와 같은 안전조치는 피해자와 같은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에 대하여도 취해져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자 주식회사 B의 현장대리인으로서, 피해자에게 운반 지시를 하기 전에 운반 경로 상에 존재하는 위험요소들에 관하여 사전에 조사하고 이를 고려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였어야 하고, 그 내용을 피해자에게 알려주었어야 하며, 피해자에게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게 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직접 또는 F를 통해 피해자가 지게차 안전띠를 착
용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12>. 설령 지게차 운전에 관하여는 피해자가 보다 전문성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지게차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의 의무인바,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을 부인할 사정이 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지게차에 짐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 포크를 경사로 위쪽 방향으로 하여 전/후진 레버를 중립 상태에 놓은 채 그대로 후진한 점, 양쪽 출입문이 열린 상태로 작업을 하였고 좌석 안전띠를 체결하지 않은 점도 이 사건 사고의 원인으로 들 수 있겠으나, 이 사건 당시 짐을 내려놓은 1층 바닥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양생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지게차가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피해자가 그대로 뒤로 내려온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이 경사로 좌측에 토사가 퇴적되어 있음에도 이를 사전에 조사하여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은 피고인의 과실도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위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고 보는 이상 그와 같은 과실이 결과에 대한 유일한 원인이 될 필요는 없고,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위 사고에 피해자의 과실이 개입되어 있었더라도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8도11091 판결 등 참조).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업무'란 사람의 사회생활면에서 하나의 지위로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를 말하고, 여기에는 수행하는 직무 자체가 위험성을 갖기 때문에 안전배려를 의무내용으로 하는 경우는 물론, 사람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하는 것을 의무내용으로 하는 업무도 포함되고, 이런 의무에는 법령상 의무뿐만 아니라 조리상 의무도 포함된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349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이 사건 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이 사건 공사작업 전반을 직접 관리 · 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는바, 피고인에게는 위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의무 외에도 이 사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조리상의 의무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 피고인이 동종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한 차례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2017년경 벌금70만 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업무상과실치사죄의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이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점, 지게차 운행은 전문적인 영역으로 피고인의 관리, 감독이 다소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운행상 과실도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상당한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이러한 사정들을 비롯해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에다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를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은교(재판장) 조순표 김태환
각주1) 공판기록 58~64면
각주2) 공판기록 179~195면
각주3) 증거기록 204~205면
각주4) 공판기록 209면
각주5) 공판기록 91~92면
각주6) 공판기록 86면, 146면
각주7) 증거기록 230~231면
각주8) 증거기록 237면
각주9) 증거기록 234~235면
각주10) 공판기록 89면, 145면
각주11) 공판기록 147면
각주12) 공판기록 147~148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