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양형부당)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 『2022고단3839』 )에 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이 약속한 변제기에 돈을 갚겠다고 하여 피고인을 믿고 돈을 송금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친분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에게 이와 같은 동기가 없었더라면 돈을 송금하지 않았을 것으로 봄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점, 만약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송금받은 돈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돈을 변제한다는 사정을 미리 말하였더라면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돈을 송금하지 않았을 것 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스스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후 당장 창업을 하여 수익을 낼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송금받은 돈으로 기존 채무변제, 개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조건, 금전의 용도 등과 관련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였고, 송금받아 편취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편취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피해자 B에 대한 사기의 점( 『2022고단3839』 )]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와 차주 사이의 친척·친지와 같은 인적 관계 및 계속적인 거래 관계 등에 의하여 대주가 차주의 신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어 장래의 변제 지체 또는 변제불능에 대한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는, 차주가 차용 당시 구체적인 변제의사, 변제능력, 차용 조건 등과 관련하여 소비대차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다면, 차주가 그 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변제능력에 관하여 대주를 기망하였다거나 차주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참조).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합계 1,5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1,000만 원을 빌려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채무를갚으면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창업자금이 나온다고 해서 그걸로 갚으려고 했는데, 한참 지나서 나왔고, R&D로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었고, 금형비도 줘야 해서 피해자돈을 갚을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실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빌린 1,000만 원 중 700만 원을 2016. 1. 27.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지급하였고, 나머지 돈 중 130만 원은 특허비로 지출한 점(증거기록 56쪽)에 비추어 보면 창업과 관련한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보이고,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창업자금이 나올 것으로 믿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이 허위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인은 추가로 피해자로부터 빌린 500만 원 중 350만 원은 K에게 지급하였는데(증거기록 61쪽), 그 경위에 대해 피고인은 'K으로부터 금형비를 빌려썼었는데 이를 갚은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지출 경위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이 허위라는 점에 관한 증거가 없다.
L조회회신에 의하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피고인은 금융기관이나 대부업체 등에 별도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66쪽).
고소인이 정리한 녹음내용에 의하면, 차용 이후 피고인이 수차례 변제기일을 약속하고도 이를 못 지킨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차용 이후의 사정일 뿐이다(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는 돈을 빌릴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에게 돈을 빌려주게 된 경위에 대해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창업 얘기도 하고, 본인 급여 통장을 보여주면서 생활이 어렵다고 해서, 도와주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해서 1,000만 원을 빌려 주었다. 이후 또 필요하다고 해서 추가로500만 원을 더 빌려줬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경찰 조사시에는 "(최초 1,000만 원을 빌려줄 당시) 명목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창업하는데 돈을 사용한 것 같다. 만약 제가 이 회사를 그만두면 피고소인의 회사에 가서 일을 할 수도 있으니 보험을 든다는 생각도 있었고, 피고소인이 자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다. 다른 조건은 없었고, 2016년까지 1,000만 원을 변제한다고 했고, 나중에 추가로 빌려준 500만 원도 2016. 12. 말까지 변제한다고 했다."고 진술하였는바,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이 변제의사나 능력에 관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해자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명목을 특정하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것은 아니어 보이는 만큼(증인 B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쪽)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송금받은 돈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돈을 변제하였다거나, 개인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금전의 용도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이 창업하는데 돈을 사용한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창업한 회사에 가서 일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 또한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위 증인신문 녹취서 6쪽),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송금받은 돈으로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돈을 변제하여 창업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사정을 미리말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돈을 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피해자 주식회사 F에 대한 사기 범행( 『2021고단3289』 )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무리하게 사업을 계속하던 중 피해자 회사 경영진을 기망하여 약 6개월간 다액의 물품을 공급받아 이를 편취한 점,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 회사가 물질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가 입은 피해를 회복하고 피해자 회사와 원만히 합의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고,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동시에 재판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각각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항소심에서 위와 같은 양형조건이 변화하였다고 볼 만 한 사정이 없다. 원심이 설시한 양형 조건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적정하고,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 2쪽 7행의 "피해자 F"를 "피해자 주식회사 F"로 정정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김병수(재판장) 오정민 한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