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의 채용 전 면접을 보았고, 채용 여부 및 근로조건을 결정하였으며, 각 근무지와 작업 내용을 지시한 점, 입금이 피고인 명의 또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B'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B'의 사용자로서 피해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들은 모두 E단체 F노동조합 G본부 H지부(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에 소속된 사람들로서 'I팀'에 속해 있었다. 'H지부 I팀 운영세칙'에 의하면 위 'I팀'은 근로자인 자신들을 직접 고용할 것을 목적으로 한 결합체로 볼 수 있고, 비록 피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조합 내부에서는 I팀 운영세칙에 따라 피고인을 팀장으로 한 I팀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외부 건설업체와의 관계에서는 건설업체가 피고인과 피해근로자들을 모두 직접 고용함에 동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소속 근로자의 채용 및 임금 등의 조건은 사실상 E 소속 팀장들이 결정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E에 소속된 조합의 내부 규정에 의한 것으로 위와 같이 정해진 임금 등의 조건은 다시 건설업체에 통보되고 건설업체는 위와 같이 통보받은 임금을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구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해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인이 아닌 건설업체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근로계약서상 사용자로 기재되어 있는 건설업체에 피해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등에 관해 확인이 이루어졌다는 자료가 없다.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근로에 관한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는 모두 이 사건 조합 소속 근로자로서 내부 규정의 통제를 받았으며, 건설업체의 현장소장이 팀장인 피고인을 통해 팀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거나 어느 정도 관리자의 역할을 위임하였던 것일 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개인사업자등록을 하였던 자임에 반해 피해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상대방인 건설회사는 규모가 작지 않은 주식회사로 피고인과는 별다른 사적 연관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건설회사가 굳이 자신이 사용자가 아님에도 일용노동자인 피고인을 위해서 사용자로서의 명의를 빌려줄 이유도 없다.
피해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급여가 피고인 명의로 입금되었고, 드물게 J 팀장, K 명의로 입금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들이 동의하였던 노동조합 회비나 피고인이 선부담하였던 비용을 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돈이 건설회사로부터 도급의 대가로 받았다는 증거나 피고인이 직접 고용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급여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피고인이건설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을 피해 근로자들에게 다시 지급하며 3.3%를 공제한 것은 잘못임이 명백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의 사용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당심에서 추가로 제출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석(재판장) 전화정 이은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