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21. 6. 7. 사기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2021. 6. 7.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C으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사이버보안 자문계약과 암호해독 용역계약을 통한 수익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하였는바, 변제의사나 능력에 관하여 C을 기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사이버보안업체인 주식회사 B를 운영한 사람으로서, 4~5년 전부터 사회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낸 C에게 함께 사업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C으로부터 우선 급히 필요한 용도에 쓸 돈을 빌리게 되었다.
피고인은 2021. 6. 3. 16:00경 용인시 기흥구 D에 있는 'E'에서, C에게 '사이버보안 관련 전반적인 기술 및 동향 등 필요한 전문지식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자문료로 11억 원을 받는다'라는 내용의 '사이버보안 자문계약서'와 '약 300개의 비트코인이 든 코인지갑의 암호를 해독하여 주고 그 코인 중 20%를 지급받는다'라는 내용의 '암호해독 용역계약서'를 보여주며 "현재 B 직원들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어 이를 해결해야 하니 1억 원을 빌려 달라, 위 계약에서 돈이 들어오면 2021. 8. 2.까지 변제하겠다"라고 말하고, 같은 달 7.경 C과 '가상화폐 암호해독 용역 공동사업을 함께 진행한다'라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C으로부터 1억 원을 빌려서 70일 이내에 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은 별다른 수입이나 재산이 없는 반면 임금체불 등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었고, 위 사이버보안 자문계약은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일종의 양해각서로서 확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것이 아니었으며, 위 암호해독 용역계약도 수개월간 별다른 성과가 없어서 수익 발생 여부가 불확실한 것이었으므로, C으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제대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C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C으로부터 2021. 6. 7. 피고인 명의의 T은행 계좌로 1억 원을 입금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C에게 제시한 '사이버보안 자문계약서'와 '암호해독 용역계약서'는 모두 진정한 것이다.
사이버보안 자문계약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이버보안 자문계약의 상대방인 I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2021년 상반기에 피고인이 임금 등 체불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기사로 알려져 피고인에게 과제를 부과하지 못하였으나 문제가 해결되면 여전히 계약은 유효하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87 내지 90면).
암호해독 용역계약서의 내용은 계약일(2021. 3. 17.)로부터 4개월 내 비트코인 약 300개 회수를 위한 암호해독 용역을 수행하고, 암호해독에 성공할 경우 그 암호 화폐 수량 전체의 20%를 수수료로 지급받는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사이버보안 자문계약, 암호해독 용역계약은 모두 유효하게 성립된 계약이며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에 불과한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체불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사이버보안 자문계약에 따라 과제를 수행하고 자문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으로 여겨지는 점, 피고인이 C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 암호해독 용역계약의 기간은 1개월 이상 남아 있었고, 남은 기간 내에 암호를 해독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 판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C을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여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가중을 거쳐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