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화성시 D에서 'E센터 F점'(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라는 상호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언어재활 및 상담 관련 교육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이 사건 센터에서 언어재활사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화성시 G에서 'H센터'(이하 '피고 센터'라 한다)라는 상호로 언어발달치료센터를 개원하여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들과 피고, 소외 I는 2022. 4. 29. 이 사건 센터의 시설 및 고객을 1억 4,500만 원에 양수받아 동업으로 운영하다가(다만, 사업자등록명의는 원고들로 하였다)2023. 6. 30.경 피고에게 정산금을 지급하고 피고와의 동업 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하였다(위 동업이전부터 원고들과 피고, 소외 I는 이 사건 센터에서 언어치료사 내지 놀이치료사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2023. 7. 1. 피고와 '근로계약기간 2023. 7. 1.부터 2023. 12. 31.까지, 임금 시급 45,000원(일반) ~ 45,000원(바우처)'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피고가 이 사건 센터에서 재활수업 및 상담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였다. 그 이후 원고들과 피고는 2024. 1. 8. '근로계약기간 2024. 1. 1.부터, 2024. 12. 31. 임금 시급 38,000원(일반) ~38,000원(바우처)'로 정하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제2조 3항을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이라고 하고, 제5조 2항을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
피고는 2024. 9. 30.경 사직서를 제출하여 이 사건 센터에서 퇴사하였다.
피고는 2024. 11. 1.경 피고 센터를 개업하였는데, 이 사건 센터와 피고 센터는 직선거리로 약 1.3km 떨어져 있다.
한편, 원고들을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기한 경업금지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경업금지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수원지방법원 2025카합10190), 법원은 2025. 7. 18.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요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을 준수하지 않고 2024. 9. 30. 갑자기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이 사건 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던 아동들에 대한 치료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센터에 근무하면서 업무상 알게 된 학부모의 연락 등 개인정보를 퇴사 후 파기하거나 반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개인 휴대전화에 보관하다가 개업홍보 및 연락수단으로 활용하여 원고들의 영업비밀인 고객의 정보 및 원고들의 중요한 영업자산을 침해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위약벌 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월평균 보수에서 계약 잔여기간의 개월 수를 곱한 금액의 2배인 23,208,426원(= 월 평균 보수 3,868,071원 × 3개월 × 2배)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하 '이 사건 위약벌 청구'라 한다)
이 사건 센터는 청지각 개념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화용언어 프로그램 및 사회성그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피고는 퇴사한지 1달여 만에 이 사건 센터와 근거리에서 이 사건 센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피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센터에서 재직할 당시 자신이 담당하였던 아동들의 학부모 연락처를 업무상 취득하게 된 것을 기화로 이 사건 센터의 고객들을 피고 센터로 유인하는 등 이 사건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경업금지 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손해배상으로 월 보수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인 11,604,213원(= 3월 평균 보수3,868,071원 × 3배)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 주장'이라 한다).
판단
이 사건 위약벌 청구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으므로 위 규정의 취지는 그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것이다(대법원 2025. 7.17. 선고 2023다318420 판결 참조). 이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약벌 약정은 피고가 이 사건 센터를 임의적으로 그만 둘 경우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 상당액을 위약벌로 반환하는 것으로 이는 근로자인 피고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그 의사에 반하여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위약벌 약정에 기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는 원래 원고들과 이 사건 센터를 동업하다가 피고가 출자한 동업자금을 돌려받은 후 금전을 출자하던 동업형태를 노무를 출자하는 식으로 변경하였을 뿐이고, 피고의 업무는 전문직 프리랜서 업무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은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과 피고는 피고가 동업계약에서 탈퇴한 후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계약의 내용 및 피고의 근무형태 등<1>에 비추어 원고들과 피고는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의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사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2024. 9.경 원고들에게 이 사건 센터에서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여, 2024. 9. 11.경 원고들과 2024. 9. 30.까지 근무하기로 합의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원고 B의 요구에 따라 피고가 담당하던 아동들의 학부모에게 피고의 퇴사 사실에 관한 연락을 하고, 원고들에게 2024. 9. 30. '담당아동의 정보, 특이사항' 등을 기재한 업무인수인계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등을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위약벌 약정에서 정한 '원고들의 동의 없이 계약기간 내에 임의로 치료교육을 중단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센터의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피고 센터의 개업 및 홍보에 이용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어 피고가 원고들의 중요한 영업자산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그러한 침해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이 사건 위약벌 약정에 따라 위약금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센터는 경기도 화성시, 용인시, 오산시 일대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언어재활교육 및 사회성을 치료하는 기관으로, 이 사건 센터가 제공하는 언어재활교육프로그램 및 사회성 그룹치료 프로그램이 유사한 기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비교하여 확연한 차이점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이 사건 센터에 근무하여 습득한 프로그램 운영방식 및 구성 등의 기술 · 지식이 원고들이 보유하는 영업비밀이거나 독창적이고 특유한 노하우로서 보호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에 해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오히려 원고들도 2022. 4. 29. 이 사건 센터를 양수하면서 물적 시설 및 고객을 양수받은 것이고, 이 사건 센터만의 독창적이고 특유한 노하우를 양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금전적인 보상을 받기로 합의한 사실이 없다. 이 사건 계약에 정한 '임금'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하지 아니한 경우의 통상적인 보수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하다거나 여기에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대한 특별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만 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더욱이 피고가 이 사건 센터의 동업관계에서 탈퇴한 2023. 7. 1. '임금은 시급 45,000원'이었는데 그 이후 2024. 1. 8. '임금은 시급 38,000원'으로 오히려 감소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센터에서 언어재활사로 근무하면서 지득한 고객의 정보 등이 보호할 가치 있는 원고들의 이익이라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무형적 정보는 이 사건 계약 종료 이후 언어발달치료센터의 현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고, 피고가 위와 같은 무형적 정보를 이용하여 피고 센터를 홍보하거나 원고들의 고객을 유인하였다고 볼 객관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
원고들과 피고가 대등한 관계에서 이 사건 계약에 포함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체결에 대한 대가를 논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않고, 이 사건 계약의 양식(근로계약서는 총 4장으로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마지막 장에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들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체결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곤란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하며,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으로 침해되는 피고의 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 보이고,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으로 달성하려는 공공의 이익도 확인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경
각주1) 원고들과 피고가 공동으로 교육을 위하여 제작한 교재에 대한 권리는 원고들 소유이고, 원고들은 피고가 교육치료에 적합하지 아니한 정보를 치료 교육할 시에 제공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당 교육 및 교재의 서비스를 거절할 수 있다(이 사건 계약서 제1조 제1항). 피고는 치료교육일지를 작성하여야 하고 원고들과 협의한 교육일정을 준수하여야 한다(이 사건 계약서 제1조 제2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