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4. 8. 선고 2025가합1139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아래에서 보는 교통사고로 인하여 2025. 2. 16. 01:09경 사망한 사람이고, 원고 A은 망인의 아버지, 원고 B은 망인의 어머니이다.

피고는 'E'라는 상호로 배달대행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망인을 배달원(배달라이더)으로 고용한 사용자이다.

나.

망인의 사망 사고

1)

망인은 2025. 2. 16. 00:46경 화성시 F에 있는, G초등학교 인근 사거리 교차로에서, 맞은편 차선의 교통신호가 좌회전 신호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신호를 위반한 채 오토바이를 운행하며 직진하다가 맞은편에서 위 좌회전 신호에 따라 좌회전하던 승용차량과 충돌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

망인은 이 사건 사고 직후 H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01:09경 외상성 두부손상으로 인해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들의 주장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소속 근로자에게 안전보건교육 등을 실시하여야 하고, 소속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 또한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에 대한 안전배려의무 역시 부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배달종사자인 망인의 안전과 보건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태하였는바,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망인의 음주운전, 신호위반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로서 망인의 사망과 피고의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는 평소 소속 배달 라이더들에게 안전모 상시 착용을 반복적으로 지시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민법상 불법행위책임 내지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등

1)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78조는 이동통신단말장치로 물건의 수거·배달 등을 중개하는 사업주에 대하여 '이륜자동차로 물건을 수거·배달 등을 하는 사람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2)

불법행위에 있어서 고의·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발생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다38692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1)

앞서 본 사실과 증거, 갑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되기는 한다.

①

원고 A은 2024. 11. 19.경 망인의 사용자인 피고에게 연락하여 '망인이 같은 해 11.경까지만 배달 아르바이트를 수행하고, 같은 해 12.경부터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는 것으로 처리해 달라. 망인으로부터 오토바이를 즉시 회수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하였고, 피고는 원고 A의 위와 같은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②

그 후 원고 A은 2024. 11. 25.경 피고에게 '지난번 통화 시 이번주 금요일까지만배달 일을 하기로 하고 이후는 잘 타일러서 안하도록 유도하기로 하였죠. 지금 제대로걷지도 못하는 상황이며, 더 이상 배달 알바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는 일이 없도록 배려 부탁드립니다. 잘 타일러서 다시는 오토바이 타지 못하도록 협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고, 피고는 원고 A에게 '네알겠습니다. 망인이 책임감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오토바이는 못 타게 하겠습니다'라는 취지로 위 문자메시지에 대한 답신을 하였다.

③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24. 12. 19.경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2025. 1.경까지 망인과 계속적으로 연락하면서 망인에게 제3자 명의의 배달 플랫폼 앱 계정 등을 제공하는 등 망인이 계속해서 배달 대행 업무를 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보이고, 망인은 피고의 위와 같은 독려에 따라 그 후 계속해서 피고를 위하여 배달 대행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망인은 앞서 본 것과 같이 2025. 2. 16. 00:46경 배달에 사용하던 오토바이를 타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냈고, 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2)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증거,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사고는 2025. 2. 16. 00:46경 발생하였다. 그런데 2025. 2. 15.자 및 같은 해 2. 16.자 I 일별 정산 리포트에 따르면 당시 망인은 사적인 목적으로 오토바이를 운행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와 관련된 배달 대행 업무 수행을 목적으로 오토바이를 운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②

망인의 친구인 J은 2025. 10. 29.경 이 법원에 '망인과 망인의 친구들 3명은 이 사건 사고 당일 저녁 사적인 술자리에서 소주 8~9병을 나누어 마셨다. 그 후 망인은 음주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였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확인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음주로 인하여 정상적인 운전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운행한 것으로 보이고,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맞은편 차선의 교통신호가 좌회전 신호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신호를 위반한 채 오토바이를 운행하며 직진하다가 맞은편에서 위 좌회전 신호에 따라 정상적으로 좌회전하던 승용차량과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망인의 부친인 원고 A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망인에게 배달대행 업무를 지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고 발생 경위를 고려해 보면 망인의 사망과 피고의 위와 같은 업무 지시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

망인과 같은 배달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배달 어플을 살펴보면 배달 업무 수행전 '안전 보호장구를 착용할 것', '모든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확인할 것', '면허증을 항상 소지하고 음주, 과로 상태에서는 운행을 하지 말 것', '충격 흡수성이 있고, 내관통성이 있는 안전모를 착용할 것' 등의 안전관리 안내 문구가 항상 배달 라이더들에게 공지되는 것으로 보이고, 망인은 피고를 위한 배달 대행 업무를 수행할 때 안전모를 적절하게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망인 스스로 촬영한 안전모 착용 사진을 제공한 것으로도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보면 피고가 평소에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교육을 소홀히 하였다거나 근로자인 망인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민수(재판장) 윤상운 손민아

각주1) 원고들이 제출한 소장의 청구취지를 살펴보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398,855,04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각주2) 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고 기재되어 있어 청구취지에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이 누락되어 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은 불법행위 성립일인바(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18829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의 불법행위 성립일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으나 위와 같이 원고들이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을 청구취지에 기재하는 것을 누락한 상황에서 피고에게 불법행위 성립일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게 되면 처분권주의에 위반되므로, 위와 같이 원고들의 청구취지를 선해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