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9. 8. 5. 피고를 자신이 운영하는 'C'의 직원으로 고용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9. 8. 29.에 4대 보험료 중 피고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 및 식대비를 원고가 부담하되,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로써 체결된 합의를 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이에 따라 원고는 4대 보험료 중 피고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 합계 11,915,260원을 대신 납입하였다.
피고는 2024. 9. 28. 퇴직하였는데, 그 후 원고에게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끝에 '퇴직금 8,746,693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라는 내용의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안성시법원 2025. 6. 18. 선고 2025가소5482 판결).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합의 중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정한 부분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원고로서는 퇴직금 미지급 약정 부분이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피고의 4대 보험료 및 식비를 대납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였을 리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합의는 전부 무효이다(민법 제137조 본문).
기초사실에서 본 것처럼 피고는 4대 보험료 중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부분 합계11,915,260원의 납입을 면하는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는바, 이 사건 합의가 전부 무효인 이상 피고가 얻은 위 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에 해당한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서 원고의 퇴직금 지급의무를 사전에 면하도록 약정한 부분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강행규정 위반이고, 따라서 원고의 보험료 대납도 무효로 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대납액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약정 부분이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실제로 지급하도록 한 강행규정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더라도, 원고가 피고를 위하여 보험료를 대납한 것이 무효로 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고,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가 그동안 매월 급여명세서를 교부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청구의 회계적 근거가 분명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위 증거에 의하면 청구 내역이 인정되므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의 보험료 대납은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에 해당하므로 피고에게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에 관한 규정은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변제를 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채무 없음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적용되지 아니하며,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측에 있는데(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다68237 판결 참조), 원고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변제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한 이 사건 합의가 유효하여 대납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여 대납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11,915,26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5. 4.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이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 기재와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흥록(재판장) 박주연 최우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