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6. 19. 선고 2025노100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과 피고인 E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E 주식회사를 벌금 20억 원에 처한다.

피고인 E 주식회사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 D의 각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항소, 피고인 B, C, D에 대한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A 및 피고인 E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E' 또는 'E'이라 한다)의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대하여 (1)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의 재발방지 대책은 동종 · 유사한 재해의 발생을 방지하는 대책을 의미하는데, 피고인 E의 사업장에서 이 사건 이전까지 이 사건 사고와 동종 · 유사한 재해가 발생한 사실이 없다.

(2)

중대재해처벌법이 요구하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에 관한 조치 의무는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과 달리, 재발방지 대책수립 및 이행에 관한 절차와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고인 A은 대표이사로서 이러한 절차 · 제도를 마련하였으므로 위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

(3)

설령 위 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업장의 규모, 피고인 A의 경력 및 취임 경위, 취임 후 사고 발생까지의 기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다.

(4)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E의 양벌책임도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A, B, C, D의 업무상과실치사

(1)

안전작업 표준서 작성의무, 연동형 덮개 설치 의무 및 2인 1조 근로자 배치의무 등은 업무상과실치사죄 성립의 전제가 되는 구체적 · 직접적인 업무상 주의의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인들이 산업재해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의무, 안전작업 표준서 작성의무, 연동형 덮개 설치 의무, 2인 1조 근로자 배치의무, 이 사건 교반기 사용 작업을 포함한 실질적인 위험성 평가 실시 의무, 이 사건 교반기 사용 작업 관리 · 감독의무등을 태만히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2)

피고인들로서는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들은 E 내에서 각자 담당하는 안전 · 보건 업무의 내용및 주의의무가 다르므로, 단순히 해당 업무에 종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과실범의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도 없다.

(3)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피고인 A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D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E 벌금 1억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A, E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 A에게 아래와 같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관련 법령의 의무 위반이 인정됨에도, 위 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E의 양벌책임마저 부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1 관리감독자 F, G에 대한 권한 및 예산 부여 의무 위반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제5호 가목) 피고인 A은 관리감독자 F, G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업무조정 및 분담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G는 피해자와 동일하게 생산 업무에 종사하였을 뿐, 피해자의 작업에 대한 지휘 · 감독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 2 관리감독자 G의 관리감독 업무 평가 기준 마련 및 평가 · 관리업무(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제5호 나목) 및 안전 · 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반기 1회 이상 점검 의무(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제1호)에 대한 각 위반의 점 원심은 중대재해처벌법령에서 경영책임자에게 부여된 '반기 1회 이상'의 점검 의무 규정들에 대하여, 해당 경영책임자가 적어도 반기(6개월) 이상 재직하여야만 위 의무가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해석은 안전 · 보건 확보를 위한 각종 점검 절차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피고인 A은 G가 실제 관리감독자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수행한 것처럼 허위로 관리감독자 평가서를 작성하였고, 전수조사 없이 샘플링 조사만을 실시하고도 모든 근로자들이 관계 법령을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 또는 부실하게 법규준수 평가서를 작성하였다. 나아가 피고인 A은 2022년 상반기 법규준수 평가를 보고받았음에도 그 결과를 확인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2022년 상반기 점검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이상 실질적인 점검에 대한 기대가능성도 충분히 인정된다.

나)

피고인 E에 대한 공소사실 중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피고인 B는 전임 대표이사의 사망으로 인하여 임시로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임명되었을 뿐, 피고인 A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는 피고인 A이 실질적으로 E의 안전 · 보건 업무를 총괄 · 지휘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 해당한다. 피고인 E의 사업장 내에서 최근 3년간 12건의 끼임 사고가 발생하였다. 피고인 A은 위 사고의 원인이 근로자들이 설비 작동 중 기계에 손을 투입하는 작업 실태에 기인한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안전대책으로 덮개 개방 문제의 해결, 인터록 센서 설치 등을 보고 받았다. 그럼에도 이를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으므로, 피고인 A에게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E에게 양벌책임이 인정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E의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의 추가 검사는 당심에서 피고인 E의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피고인 E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피고인 A'에서 '피고인 B'로 변경하는 내용의 '범죄사실 3의 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을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심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추가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E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제기한 피고인 E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위 검사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및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하여 모두 살펴본다.

3.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A, E의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에 대하여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 및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A은 동종 · 유사한 사고에 대하여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수립 · 이행하여야 함에도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 및 이행하지 아니하여 위 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고의도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 A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E에 양벌책임을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가)

기계 · 기구에 의한 끼임 사고의 유형은 협착점, 끼임점, 물림점 등 공학적 · 개념적으로 구별이 가능하나, 이에 대한 대책은 모두 동일하게 사람의 신체가 기계 · 기구에 끼이지 않도록 접촉을 차단 및 제한하고, 신체가 끼일 경우 즉각 그 작동을 멈추게 하는 방호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피고인이 각 끼임 사고의 유형별재발방지대책으로 내세우는 방안들 역시 위와 같은 방호조치를 개별 유형의 특성에 맞추어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다.

나)

E의 사업장 내 수평배합기에서 2022. 4. 1. 배합기 용기와 상부 틈새에 근로자의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혼합기에 대하여 2022. 5. 12.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였다는 증인 H는 '위험성평가를 함에 있어 기존 위험성 평가표와 유사한 양식을 찾아 여기다가 수정해서 쓰면 되겠다'는 취지로 진술한바, 그 의미는 이 사건 혼합기의 유해위험요인 및 현재안전보건조치가 종전 사고가 발생하였던 수평배합기와 동일하여 이를 그대로 원용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보인다(실제 위험성평가표를 보면, 이 사건 혼합기와 수평배합기의 유해위험요인 및 현재안전보건조치 등 모두 일치한다). 즉, 피고인 E의 근로자 역시 2022. 4. 1. 사고가 발생하였던 수평배합기와 이 사건 혼합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동종 · 유사한 재해로 인식하고 있었다(위험성평가서의 이 사건 혼합기가 기계 · 기구 목록표에 누락되어 있어 실제 위험성평가가 이루어졌는지도 의문이다).

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정하는 재발 방지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의무는 경영책임자 등이 단순히 보고 체계나 절차 등 형식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경영책임자 등은 보고 체계,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으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여야 하는바, 당해 재해의 발생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재발방지 대책이 수립되도록 하여야 한다.

라)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상 재발방지대책은 동일한 재해의 발생만을 방지하려는 것이 아니다. 동종 · 유사한 재해가 반복하여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재해에 대한 조사 · 분석, 현장 담당자 및 전문가의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유해 · 위험요인과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각 요인별로 이를 제거하거나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여 종합적인 개선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하지만, E에서는 종전 끼임 사고 발생 후 오로지 동일한 구조의 기계 · 기구의 재해에 대하여만 제한적인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 A이 동종 · 유사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 ·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 A, B, C, D의 업무상과실치사에 대하여 원심은, 1 피고인 A이 E의 경영책임자로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정한 안전 ·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점, 2 피고인 D(안전관리자)와 피고인 C(안전보건팀장)는 E 내부의 안전보건경영지침을 위반하여 이 사건 혼합기에 대한 작업안전표준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이로 인하여 해당 기기를 이용하는 근로자들은 작업안전수칙 등을 알지 못한 채 끼임 사고의 위험성에 노출되었던 점, 3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이 덮개를 열고 혼합기를 사용하는 작업 현장을 직접 보거나 덮개를 덮지 않은 상태로 혼합기를 작동한다는 보고를 받는 등으로, 근로자들에게 끼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점, 4 그럼에도 혼합기의 일종인 이 사건 혼합기 및 유사 혼합기에 대하여 설치 장소, 가동 실태 등을 직접 조사하거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B에게 그 필요성에 관하여 보고하지 않았고, 특히 피고인 D는 냉장샌드위치 라인에 이 사건 혼합기가 배치되어 사용 중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 5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피고인 B도 이 사건 혼합기가 배치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 사건 혼합기를 비롯한 식품혼합기에 고정식 또는 연동형 덮개를 설치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점, 6 실무자인 피고인 C, D는 이 사건 혼합기를 기계 · 기구 목록표에 누락한 채로 위험성평가를 진행하여 위 혼합기의 끼임 사고 발생 위험성이 전혀 평가되지 않았음에도, 피고인 B는 이 점을 지적하면서 위험성평가를 보완하도록 지시하지 아니한 점(피고인들은 당심 증인 H가 위험성평가를 하였다고 하나,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기계 · 기구 목록표에이 사건 혼합기가 누락된 점을 지적하여 실제로 위험성평가가 이루어졌는지 아무도 확인을 하지 않았다), 7 피고인들은 이 사건 혼합기에 관하여 비고정식 덮개만 제작되어 비치되어 산업안전보건법 및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있었음에도 고정식 또는 연동형 덮개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지도 않은 점, 8 피고인들은 E의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자들로서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를 예방한다는 공동의 목표와 의사연락이 있었고, 비록 각자의 개별적인 업무상 과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관계자들의 업무상 과실이 합쳐지면 근로자가 사상의 결과에 이르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점, 9 이 사건 혼합기의 덮개를 덮지 않은 상태에서 배합 상태를 관찰하던 중 기계 안으로 팔을 넣어 소스를 배합하려고 하였던 피해자의 행동이, E 공장에서 근무하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작업 관행을 기준으로 할 때 도저히 예견할 수 없는 이례적인 행동도 아닌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 A, B, C, D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 판결이유를 증거와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정당하고,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 A, E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산업재해치사)에 대하여

가)

관리감독자 F, G에 대한 관리감독수행에 필요한 권한 및 예산 부여 의무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관리감독자 F, G에게 관리감독수행에 필요한 권한 및 예산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1)

피고인 E의 안전보건관리규정

2. 3.에 의하면, 표제를 관리감독자로 하여, 관리감독자의 업무 내용 등을 상세히 규정함과 동시에 당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관리감독자에게 필요한 권한과 예산 등을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2)

피고인 E은 위 안전보건관리규정에 따라 각 파트의 파트장, 각 팀의 라인장, 각 라인의 반장들을 관리감독자로 선임하였다. 이에 따라 고구마케익 라인의 반장인 F와 냉장샌드위치 라인의 반장인 G 역시 관리감독자로 선임되었고, 각 임명장을 교부받았다. 비록 관리감독자에게 어느 부서를 담당하는지를 지정하지는 않았으나, 직책의 성격상 자신이 속한 파트, 라인, 반을 담당하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3)

위 임명장에는 사업장 내 설비의 안전 · 보건 점검 및 이상유무의 확인, 소속 근로자의 작업복 · 보호구 및 방호장치의 점검과 그 착용 · 사용에 관한 교육 · 지도, 위험성 평가를 위한 업무에 기인하는 유해 · 위험요인 파악 및 그 결과에 따른 개선조치의 시행 등 관리감독자의 핵심적인 업무가 기재되어 있는바, 관리감독자인 F와 G는 위 임명장을 교부받아 자신의 권한과 업무 내용을 잘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4)

나아가 F 및 G는 관리감독자로 임명된 후, 2022. 8.경 전문 교육기관에서 제작된 책자를 학습하고, 시험을 치르는 방식의 우편 교육을 이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위험성이 있는 기계 · 기구 등에 관하여 잠재위험발굴카드를 작성하여 보고하는 등 부여된 권한을 바탕으로 실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5)

이 사건 사고 당시 비록 G가 생산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G의 지위가 반장으로서 관리감독 업무와 생산 업무를 겸직하고 있었기 때문일 뿐 (라인장부터는 직접적인 생산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관리감독 업무만을 하게 된다), 그것만으로 G가 관리감독자로서 지정받은 업무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G도 수사과정에서 '반장으로서 다른 근로자가 불완전 행동 등을 하면 조심해서 일하자고 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6)

안전보건 예산과 관련하여서도, 개별 관리감독자인 G에게 별도의 예산을 부여하지는 않았으나, 안전보건팀에서 관련 예산을 배정받아 총괄적으로 집행을 하였고, 각 관리감독자가 안전보건팀에 안전 조치 등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면 협의를 거쳐 필요한 예산이 집행되었다. 실제로 이러한 절차에 따라 안전 조치 개선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나)

관리감독자 G의 관리감독 업무 평가 기준 마련 및 G에 대한 평가 · 관리업무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허위로 관리감독자 평가서를 작성하는 등으로 평가 · 관리업무를 위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1)

피고인 E의 2022. 6. 30. 보고된 중대재해처벌법 이행 활동 반기보고(2022년 상반기) 자료에 의하면, 관리감독자 등에 대하여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였는지 그 평가 및 관리 업무가 실시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2)

위 보고서에는 관리감독자 평가표가 첨부되어 있는데, 해당 평가표에는 각 평가지표, 등급별 성과범위, 배점 기준 등이 상세히 구분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각 관리감독자에 대한 평가결과 및 점수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3)

실제로 위 평가표의 기준에 따라 생산 3팀의 파트장인 I이 평가자로서 관리감독자 G에 대하여 평가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교육 부분 10점, 점검 부분 13.5점, 보호구 부분 15점, 위험성평가 부분 15점, 산업재해 부분 39점으로 산정되어 총점 92.5점이 기재된 관리감독자 평가표가 작성된 사실이 인정된다.

다)

안전 · 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반기 1회 이상 점검 의무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A은 안전 · 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반기 1회 이상의 점검 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며, 고의도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 A에게 유죄가 인정되고, 이를 전제로 피고인 E에 양벌책임도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1)

E은 안전 · 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 점검과 관련하여 이를 법규 준수 평가로 수행하기로 하고, 체크리스트로 작성 · 운영하기로 하였다. 이에 전임대표이사의 재임 당시인 2022. 3. 30. 법규 준수 확인 절차를 거쳐 2022. 4. 1. 대표이사에게 법규 준수 평가서가 보고되었다.

(2)

피고인 A은 E의 대표이사로서 위 날로부터 반기 내에 안전 · 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 점검을 실시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검 의무는 근로자들의 생명 및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상의 핵심적인 의무로, 그 기산점은 해당 대표이사의 취임 날이 아니라 종전에 이루어진 의무 이행 점검일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비록 피고인 A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반기가 경과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종전 점검일로부터 반기가 도래하는 이상 의무 이행 점검을 시행하여야 한다.

(3)

사업장 내 위험 요인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은 경영진의 교체와는 무관하게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 법령에 따른 안전 · 보건 확보 의무는 경영진의 변동과 상관없이 계속하여 이행되어야 한다. 만약 대표이사의 취임일을 기준으로 반기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면, 법인의 대표이사가 교체될 때마다 해당 사업장의 안전 · 보건 점검에 공백기가 발생하게 되는바, 이는 경영책임자에게 안전 · 보건 확보 의무를 부과하고, 그 이행을 강제함으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게 된다.

(4)

그에 따라 E 역시 종전 법규 준수 평가의 반기 내인 2022. 6. 21.부터 2022. 6. 23.까지 법규 준수 확인 절차를 거친 후, 그 법규 준수 평가서가 2022. 6.24. 대표이사인 피고인 A에게 보고되었다. 또한, 피고인 A은 '안전 · 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 점검으로 법규 준수 평가를 실시하였다'고 기재된 중대재해처벌법 이행 활동 반기 보고(2022년 상반기)를 받아, 이를 결재하였다.

(5)

당시 법규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그 평가서를 직접 작성한 피고인 D는, '점검은 서류 위주로 하였습니다', '실제로 현장을 확인하면서 점검하여야 하는데, 그 항목들이 점검을 하려면 광범위하기 때문에 저희가 하던 일상 점검의 내용을 참고하여 했었습니다', '점검을 위해서 사업장 전체를 한 번에 확인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안전조치에 대한 부분을 전수 확인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 대한 법령준수 여부를 모두 확인하지는 못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는바, 위 평가서 작성 당시 실질적인 현장 점검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6)

게다가 작성된 법규 준수 평가서의 기재 내용을 보면, 각 해당 법규에 대한 단순한 체크리스트로 구성되어 있고, 준수 여부란에 모두 적정한 것으로 일괄 표시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점검 내용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그 자체로 보더라도, 실제 법규 준수 여부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졌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 내용이 부실하다. 뿐만 아니라 점검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6조 안전인증기준, 자율안전기준 등에 적합하지 않은 기계 · 기구 등의 사용금지 의무'는 아예 준수하여야 할 법규 항목으로 기재되어 있지도 않다.

(7)

경영책임자인 피고인 A은 위와 같이 현장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작성되고, 그 내용마저도 부실한 법규 준수 평가서를 보고받고도, 단지 담당 직원을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점검 방식이나 구체적 내용에 대하여 어떠한 확인이나 지시도하지 않고, 이를 결재하였다.

(8)

한편, 이 사건 혼합기를 사용하여 작업을 하였던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뚜껑을 열어놓고 내용물의 배합 상태를 직접 확인하면서 작업한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 내용물반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보더라도, 근로자들이 가동중인 혼합기의 뚜껑을 열고 기계 내부로 손을 넣어 작업하는 장면이 수차례 확인되며,2022. 9. 27.자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에서 '근로자들이 교반기 작업 중 개방한 상태에서 작업한다'고 지적되어 그 대책으로 작업 중 덮개개방금지 교육 실시 및 인터락 센서 설치 검토 안건이 논의되기도 한 점 등을 보면, E 공장에서 혼합기의 뚜껑을 개방한 상태로 작업하는 관행이 있었다.

(9)

그런데 위 법규 준수 평가서의 내용을 보면, 1 산업안전보건법 제80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8, 99조와 관련하여 '위험한 기계 · 기구에 대한 방호조치는 설치되어 있으며, 임의로 조치를 해체하고 있지는 않은가' 항목, 2 안전보건 기준 규칙 제87조와 관련하여 '기계의 원동기 · 회전축 · 기어 · 풀리 · 플라이휠 · 벨트및 체인 등 근로자가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부위에 덮개 · 울 · 슬리브 및 건널다리 등이 설치되어 근로자에게 위험을 미칠 요인은 없는가?' 항목, 3 안전보건기준 규칙 제93조와 관련하여 '기계 · 기구의 방호장치 기능이 해제되어 있지는 않은가?' 항목에 대하여 실제 작업 현황과 달리 모두 준수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10)

위 평가서를 작성한 피고인 D는 2021. 9. 27. 부터 2021. 10. 1.까지 실시된 E의 자율안전진단 당시 J협회로부터 'E의 근로자들이 혼합기의 방호덮개가 해제된 상태로 작업을 진행한다'는 지적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를 통하여 E에서위 안전 관련 규정들이 준수되지 않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피고인 D는 법규 준수 평가를 함에 있어 현장 전수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서면만을 검토한 후, 위 안전 보건 관련 법령이 모두 준수되고 있다고 표시하였다. 심지어 2022. 7. 5. K 본사에서 E 공장에 대한 산업안전점검을 실시하였을 때에도 배합기의 안전덮개가 해제된 채로 사용한다는 점이 지적되어 배합기를 가동할 때 안전덮개 해제를 금지할 것을 권고받기까지 하였다.

(11)

피고인 A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공장 내 CCTV 확인 및 작업환경에 대한 현장 순찰, 2022. 9. 27.자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에서의 보고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들이 혼합기의 덮개를 개방한 상태로 작업하는 관행에 대하여 이미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설령 위 법규 준수 평가 당시에는 이러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2022. 9. 27. 개최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를 통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80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98, 99조, 안전보건기준규칙 제87조, 안전보건기준 규칙 제93조 등의 법령 위반 사실을 알고 있었다.

(12)

그렇다면 피고인 A은 앞서 2022. 6. 24. 자신에게 보고된 법규 준수평가서상 '안전 · 보건 관련 법규가 모두 준수되고 있다'는 기재 내용이 실질적인 현장조사 없이 형식적으로만 작성되었음을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거나 실제 현장 전수 조사를 통한 평가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이는 2022. 9.27.자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피고인 A은 법규 준수 평가가 실질적으로 행하여진 바 없이 단순히 형식상으로만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하여 미필적이나마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였다고 보인다.

(13)

안전 · 보건 관련 법령은 앞서 본 여러 규정들을 통하여 기계 · 기구에 덮개 등 방호조치를 설치할 것과 작업 중 이를 임의로 해제하지 아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피고인 A이 안전 · 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을 시행하지 않은 결과, E에는 고정식 덮개 또는 인터락 센서 설치 등 안전 개선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결국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이 사건 혼합기에 끼어 사망하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위 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14)

나아가 통상적으로 신임 대표이사는 관련 전담 부서로부터 사업장의 주요 현안, 법령 준수 현황, 중대재해 관련 관리 체계 등 전반에 관하여 업무 인수인계를 받게 되며, 회사 내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안전 · 보건 전담 조직이나 실무진의 보좌를 받아 현장 점검 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 지위와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 게다가 피고인 A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22. 6.경에 실시된 법규 준수 평가가 현장 확인없이 형식적으로만 시행되었음을 알면서도, 이를 보완하여 재실시하도록 하는 등 취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 등을 보면, 피고인 A에게 관련 법령에 따른 안전 · 보건 의무 이행 점검을 실시할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A이 사건 당시 냉장샌드위치 라인에 이 사건 혼합기가 배치되어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과 위 혼합기에 산업안전보건법상 설치되어야 하는 고정식덮개 또는 연동형 덮개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배합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등의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이 위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혼합기를 가동하여 배합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였음에도 이를 방치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여기에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1 다른 혼합기와 달리 이 사건 혼합기에 대하여는 종전에 안전사고 등이 발생하지 않아 대표이사인 피고인 A에게 보고된 자료는 없는 점, 2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부터 '현장 방문이나 시찰을 한 적은 있으나, 제가 직접 설비의 하나하나까지 확인을 하지 못하였고, 제가 가보게 되면 라인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어떠한 설비 등이 있는지 확인을 하는 것이라서 개개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제가라인에 대하여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빵이 생산되는지 파악하는게 급선무였고'라는 등 일관되게 이 사건 혼합기에 대하여 알지 못하였다고 진술하는 점, 3 피고인 A은 전임 대표이사의 사망으로 2022. 6. 17. 피고인 E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는데, E의 사업장은 3개의 메인공장과 자동냉장 창고, 상온 자동화창고 등을 포함하여 그 총면적이 약 76,300m2에 이르는 방대한 면적이어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혼합기의 가동 실태까지는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4 설령 E 공장에서 혼합기의 뚜껑을 열어놓은 채 작업을 하는 관행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인 A이 이 사건 혼합기의 존재및 해당 기계에 고정식 또는 연동형 덮개가 설치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덮개를 개방한 상태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상, 이 사건 혼합기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는 점 등을 보태어보면, 피고인 A에게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인 E에 대한 공소사실 중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에게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인 E이 자체 안전보건관리규정에 따라 2020년 이후로 대표이사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왔으나,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전임 대표이사의 사망으로 인하여 피고인 B가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되었고, 피고인 A은 그 이후인 2022. 11. 14.에서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된 점, 피고인 A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되기 이전에 업무보고회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참여한 바 있으나, 이는 E의 대표이사 지위에서 참여한 것으로 보일 뿐, 그것만으로 피고인 A이 실질적으로 안건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에게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인 E이 자체 안전보건관리규정에 따라 2020년 이후로 대표이사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왔으나, 이 사건 사고 당시에는 전임 대표이사의 사망으로 인하여 피고인 B가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되었고, 피고인 A은 그 이후인 2022. 11. 14.에서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된 점, 피고인 A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되기 이전에 업무보고회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참여한 바 있으나, 이는 E의 대표이사 지위에서 참여한 것으로 보일 뿐, 그것만으로 피고인 A이 실질적으로 안건보건총괄책임자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피고인 E의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의 추가 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 가) 피고인 B의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1>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 B는 E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덮개 등 방호조치를 설치하는 등의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위 혼합기를 가동하여 배합 작업이 이루어지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혼합기로 작업을 하던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인 B에게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이 인정된다.

(1)

피고인 B는 2005. 3.경 E에 입사하여 2022. 4.경 공장장으로 선임되었고, 검찰 조사에서 '냉장샌드위치 라인에 이 사건 혼합기가 배치되어 소스 배합 등의 업무를 위해 가동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E에서 장기간근무하여 공장장으로 선임된 피고인 B로서는 이 사건 혼합기의 존재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2)

전임 대표이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하여, E에 오랜 기간 근무하여 공장장으로 재직 중이던 피고인 B가 2022. 6. 15.경 E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되어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피고인 B가 '안전과 같은 부분은 저희가 회의 등을 통해 정하여 대표이사께 보고한다'고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실질적으로 E의 안전 · 보건 관련 업무를 총괄하여 담당하였음이 인정된다.

(3)

당시 E의 근로자들은 혼합기를 가동하면서 덮개를 개방한 상태로 작업하였고(근로자들은 '혼합기의 속도가 느려서 안전조치의 필요성을 몰랐다', '교반시간이 짧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뚜껑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가 아니어서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등으로 진술하였다), 이에 일부 반장들은 E의 안전보건팀장인 피고인 C에게 '근무자들이 가동 중인 식품혼합기에 손을 넣어서 작업하기도 한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

(4)

K 본사의 산업안전팀은 계열사인 E에 대하여 자체적인 안전 점검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적 사항을 전달하고, 개선 권고를 한다. 이러한 본사의 개선 권고에 대하여 E은, 안전보건팀이 자율적으로 개선 조치를 취한 뒤 피고인 B에게 구두로 보고하고, 내부적으로 결재하는 방식으로 처리하였다. 2022. 7. 5. 실시된 K 본사의 산업안전점검 당시 '3공장의 워터컷 배합기가 안전 덮개가 해제된 상태로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위 보고 체계에 따라 피고인 B에게도 위 지적 사항이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5)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B는 이 사건 혼합기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고, 위와 같은 3공장 배합기의 안전 덮개 해제 사실에 관한 점검 및 보고 내용, 혼합기 가동 중 덮개를 개방한 채 손을 넣어 배합을 진행하던 근로자들의 작업 관행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는 근로자들이 이 사건 혼합기를 가동하면서 덮개를 개방한 채로 손을 넣어 배합 작업을 하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인다.

(6)

피고인 B는 이 사건 혼합기에 관하여 비고정식 덮개를 제작하여 비치하였으므로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안전보건규칙 제87조는 '원동기 · 회전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조항인바, 덮개를 열고 작업을 하는 것이 당연하였던 E에서, 근로자가 임의로 제거한 상태에서 기계를 가동하는 것이 가능한 비고정식 덮개를 제작하여 비치하는 것만으로는 위 규칙 제87조 제8항에 따라 위와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

(7)

결국 피고인 B는 이 사건 혼합기의 존재 및 이 사건 혼합기의 덮개가 해제된 상태로 작동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방치하여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아 안전보건규칙 제87조를 위반하였음이 인정되고, 고의 역시 인정된다. 또한, 피고인 B의 위 안전조치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혼합기의 덮개를 열고 작업하던 피해자가 혼합기에 끼여 기도폐색성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피고인 B의 의무위반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

나)

피고인 E의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 B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인정되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E은 피고인 B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인 바 없는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인 E은 양벌규정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책임을 진다.

다.

피고인 B, C, D에 대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각 양형조건과 원심판결의 양형이유를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 B, C, D 및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각 사정들은 원심의 양형에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조건의 변화도 없다. 그 밖에 피고인 B, C, D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죄전력 및 그 내용,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태도, 죄질,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그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겁다거나 가볍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원심판결의 피고인 E에 대한 부분은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A 및 피고인 E에 대한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원심판결 중 피고인 A 및 E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위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하는 취지를 주문에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 피고인 B, C, D의 각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안전조치의무위반치사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한 항소 및 피고인 B, C, D에 대한 각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해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