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D, E의 업무는 방재실 내에서 야간 시간대에 F 측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5~10분 정도 할애하여 공조시스템의 스위치를 끄는 것에 불과하였던 점, 그 외의 시간에는 피고인이 D, E에게 별다른 지시나 간섭을 한 사실이 없었던 점, '현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이라는 문구가 기재된 휴게시간표도 부착해둔 점, 실제로 D, E은 근로기간 스위치 조작을 위해 대기하는 것을 야간근로라고 주장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스위치를 끄는 업무를 위해 대기하였다고 하여 이를 모두 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야간 휴게시간 중 F로부터 설비제어를 위한 연락을 받기 전까지의 시간은 완전한 휴게시간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를 위한 대기시간의 성격이 더 크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은 D, E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D, E은 상가 1층 방제실에서 근무하면서 매일 밤 F로부터 영화상영이 끝나면 청소 등의 업무를 마친 후 영업종료를 알리는 연락을 받아 엘리베이터, 소방, 팬, 공조기, 냉동기 등의 제어를 수행하였으며, 밤 12시까지 연락이 오지 않았던 경우에는 야간휴게시간이더라도 위 연락을 받을 때까지 방제실 내 소파에 앉아 대기 상태에 있었고, 위 연락을 받고 설비제어를 마친 후에야 방제실 내 1인용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였는데, D, E은 소방 등 긴급한 연락이 오는 경우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방제실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야간 휴게시간임에도 독립된 공간인 3층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할 만한 여건을 갖지 못하였다.
D, E이 하루에 1명씩 돌아가면서 야간근로를 해왔고, 그 업무의 방법이나 강도가 단순하고 간단한 일이 대부분이었으나, F에서 오는 연락은 고정된 스케줄에 의해 운영되지 않았고, 유동적으로 일정한 시간(적게는 30분 정도, 많게는 1시간 이상)이 지나서야 연락이 왔으며, 현실적으로 야간에 해당 근무자 외 대체 인력이 없어 방제실을 비우기 어려웠다.
근로계약서에 야간 휴게시간이 유동적이라거나 탄력적으로 운용된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바, 방제실에 "현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이라는 문구가 부기된 휴게시간표가 부착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침 5시부터 교대하기 전인 7시까지는 계약상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점, 이에 따라 새벽 2~3시가 넘어 설비제어를 마치고 아침7시에 교대를 예정하고 있을 경우 물리적으로 야간 휴게시간 5시간이 보장될 수 없는 점, 다음 근무시간에 이러한 부분이 고려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5시간의 야간 휴게시간이 엄밀하게 보장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판시 범죄사실에 기재된 각 임금은 야간 휴게시간이 시작되는 밤 12시부터 근무종료시간으로 기재된 시간까지의 시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D, E은 매일 F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 또는 조치를 완료한 시간을 근무일지에 기재하고 매일 아침 관리소장에게 이를 제출하여 결재를 받아왔는바 반복적으로 작성해온 문서로서 신뢰성이 있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D, E이 자정부터 F로부터 연락을 받기까지 대기한 시간은 그 실질이 근로시간 또는 근로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는 대기시간에 해당하여 피고인의 이에 대한 야간근무수당 지급의무가 인정되는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D, E은 당일 07:00부터 익일 07:00까지 격일제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주간 3시간(12:00~13:30, 18:00~19:30), 야간 5시간(00:00~05:00)을 휴게시간으로 부여받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D, E은 상가 1층 방제실에서 근무하며 냉방기, 공조기, 조명, 엘리베이터, 소방등 시스템을 제어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매일 밤 F로부터 업무 종료 전화가 오면 컴퓨터를 이용해 냉방기 등 스위치를 조작하였다. F는 마지막 영화의 상영이 끝나고 청소 등 업무를 마친 뒤에야 방제실에 전화하여 업무가 종료되었음을 알렸는데, 그 업무의 종료 시각은 유동적으로 변화하였는바, D, E은 상영 종료 시각만으로는 F의 연락이 언제 올지 예측할 수 없었고, F로부터 연락이 올 경우 즉각 대응해야 했기 때문에 야간 휴게시간이 시작된 뒤에도 1층 방제실 내 소파 등에서 대기하였다.
D, E이 F의 연락을 받은 다음 실제로 조치를 취하는 시간은 5~10분 정도에 불과하고, 그 업무의 내용과 방식은 마우스를 이용하여 스위치를 조작하는 등의 단순 업무이기는 하다. 그러나 위 연락을 받고 설비를 제어하는 것은 D, E이 처리해야 할 업무에 포함되고 설비의 제어는 1층 방제실에서만 수행 가능한 점, D, E이 야간 휴게시간에 방제실을 이탈할 경우 위 근로자들의 방제실 업무를 수행하거나 대체할 다른 작업자나 무인시스템 등이 없었던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스위치 조작은 고정적인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D, E은 F의 연락을 받을 때까지 휴식이나 수면등을 위해 3층 휴게실을 이용할 수 없었고 방제실을 이탈할 수도 없었던 점, F를 비롯한 다른 상가 입주자들에게 방제실의 야간 휴게시간 동안 방제실에 도움을 요청하지않을 것을 안내하였다는 자료 등이 확인되지 않아 방제실에서 대기하는 D, E으로서는 야간 휴게시간에도 언제든 업무의 필요성이 있으면 그 업무에 응해야 하는 상황에 있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D, E이 위 연락을 기다렸던 시간은 방해 없이 자유로운 휴식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연락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으로서,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방제실 내 휴게시간표에 휴게시간 등이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시간, 휴게시간이 탄력적이라는 기재없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시점과 종점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설령 D, E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휴게시간이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운영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더라도,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에 연락을 받거나 설비제어를 마친 경우 다음 근로자와 근무 교대를 하는 오전 7시까지 5시간의 휴게시간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없고, 실제로 새벽 2시가 넘은 시각에 연락을 받거나 설비제어를 마쳐 업무를 종료한 일이 빈번하게 확인됨에도 정해진 5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만큼의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받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 점(증거목록 순번 3번 1-8 내지 1-10쪽), D은 피고인과 관리소장에게 이러한 근무 방식에 관한 애로사항을 말하며 3교대로 운영할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으나(공판기록 54쪽, 증거목록 순번 8번 10쪽, 증거목록 순번 10번 22쪽, 증거목록 순번 19번 144쪽), 피고인은 '공실률이 많아 당장은 어쩔 수 없고 공실이 차면 검토해보겠다', 'F 일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잠을 자러 오는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취지로 말하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바(증거목록 순번 22번 162쪽), 피고인은 D, E이 야간 휴게시간에 방제실에서 대기하다가 연락을 받으면 당연히 그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을 전제하고 그러한 대기 상태를 근무시간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휴게시간 관련 안내는 '보장된 휴게시간이 탄력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보장된 휴게시간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수행해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공소사실의 야간근무수당은 자정부터 D, E이 F의 연락을 받은 시간 또는 위 연락을 받고 조치를 마친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된 것인바, D, E이 위 스위치 조작 업무를 마친 뒤에는 다른 업무를 수행할만한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야간근무를 마친 이후의 일이어서, 이 사건 야간근무 대기시간이 실질적인 근무시간에 해당한다는 점에 영향이 없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초과근무 임금 합계 3,550,019원을 지급하지 않아 그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과거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몇 차례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임금을 전부 지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야간 휴게시간에 이루어진 대기 및 장비제어 등을 위한 근로 제공에 대한 부분만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이며 미지급한 임금의 액수가 크지 않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살피건대,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악의적으로 야간근무수당을 미지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과거 몇 차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위 처벌 전력은 약 30년 전의 일로 그 이후에는 동종 범죄로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원심에서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과 비교하여 볼 때 양형 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기록에 나타난 양형 요소를 다시 검토해보아도 원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종근(재판장) 정창근 이헌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