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6. 19. 선고 2025노1118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경합범 중 일부에 대하여 무죄, 일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상고를 한 경우 피고인과 검사가 상고하지 아니한 유죄판결 부분은 상고기간이 지남으로써 확정되어 상고심에 계속된 사건은 무죄판결 부분에 대한 공소뿐이라 할 것이므로 상고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에는 무죄 부분만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상고심 심판범위에 관한 법리는 항소심의 심판범위에 관하여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인데,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고, 검사 역시 피고인의 무죄부분[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하였을 뿐 피고인의 유죄부분에 대해서는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피고인의 위 유죄부분은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법리오해)

이 사건은 피고인이 F과 필로폰 투약의 공범으로 기소된 것이 아니고, 이 부분 공소사실과 동일한 일시, 장소에서의 필로폰 투약으로 기소된 F의 형사사건에서도 F이 피고인과의 필로폰 투약 공범으로 처벌받은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이 F을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다고 보고, 위 F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작성된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에 대하여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한 이상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F의 위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는 F의 외국거주,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부여할 수 있다).

3.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마약류 취급자가 아님에도, 2019. 11. 6. 19:00경 시흥시 D 모텔 E호에서 필로폰 약 0.4g을 은박지 위에 올려놓고 불을 붙인 다음 발생하는 연기를 생수병과 빨대로 만든 흡입도구를 이용하여 흡입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투약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F이 '피고인과 함께 필로폰을 흡입하기로 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필로폰을 번갈아 흡입하는 방법으로 공동하여 투약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처벌받은 사실이 있으므로, F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공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인데, F에 대한 경찰 및 검찰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내용부인 취지로 증거부동의를 하였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는 점, ②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F과 만나게 된 경위 및 이후 자신의 동선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했으나 피고인이 먼저 F에서 연락한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한 통신내역조사, 피고인 주장 동선 등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은 점, ③ 2020. 8. 12. 채취한 피고인 모발에 대한 감정결과 양성반응이 나온 것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일시에 필로폰을 투약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은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유죄의 증거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다른 피고인이나 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또는 공동피의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를 당해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택할 경우에도 적용되는바,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가 있는 다른 피의자에 대한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더라도 당해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그 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부정되므로, 그 당연한 결과로 그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하여는 사망 등 사유로 인하여 법정에서 진술할 수 없는 때에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규정인 형사소송법 제314조가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도6602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F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한바 F에 대한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사본에 대하여 피고인이 내용부인 취지로 부동의한 이상 이를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그 각 피의 자신문조서에 형사소송법 제314조도 적용할 수 없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검사가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①

F에 대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3고단185 사건에서 F은, "피고인(F)은 A과 함께 필로폰을 흡입하기로 한 후 2019. 11. 6. 19:00경 시흥시 D 모텔 E호에서 피고인이 매수한 필로폰 약 0.8g 중 약 0.29g을 은박지 위에 올려놓고, 은박지 아래 부분을 라이터로 가열하여 발생하는 연기를 생수병과 빨대로 만든 투약기구로 A과 번갈아가면서 흡입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투약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A과 공동하여 필로폰을 투약하였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 2023노19789 사건에서도 같은 범죄사실 등에 대하여 유죄 판결이 선고되었다.

②

F에 대한 위 형사사건의 법령의 적용에 형법 제30조가 누락되어 있기는 하나, 위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F에 대한 범죄사실은 F이 피고인과 함께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번갈아 가면서 필로폰을 흡입하였다는 것으로서, 필로폰을 함께 투약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공범관계가 인정되고(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도6602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나 F이 함께 둘 중 누군가가 준비한 필로폰과 도구를 사용해 필로폰을 가열하여 발생하는 연기를 번갈아 흡입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흡입하였다는 점에서 범행의내용이 불가분적으로 관련되어 있기도 하다.

③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단독으로 위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필로폰을 흡입하여 투약하였다는 것이나 공범 관계에 있는지 여부는 검사의 기소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범행의 실질적인 내용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것인바, F에 대하여 확정된 형사판결의 범죄사실과 범행의 방법 및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F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필로폰 투약 사실에 대하여 피고인과 공범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은교(재판장) 이은빈 오상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