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01. 6. 20. 선고 2000가합582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갑제1, 2, 4호증, 을제1호증, 을제3호증의 1, 2, 을제5호증, 을제7호증의 1 내지 7의 각 기재와 증인 C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울산항에서 선박에 화물을 선적하고 하역하는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된 노동조합으로서, Closed Shop 제도를 채택하여 조합원이 되어야만 비로소 취업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나.

그런데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으로서 1998. 2. 28. 피고 조합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근무하던 중, 같은 해 6월 초순경부터 1999. 10. 7.경까지 사이에 소외 D 등 10인으로부터 그들의 아들, 조카 등을 피고의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합계금 60,000,000원을 교부받아 타인의 취업에 개입함과 동시에 업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2000. 1. 25. 울산지방법원에서 배임수재 및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그 후 원고의 항소가 기각되어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

피고는 2000. 4. 21. 정기대의원 총회를 개최하고, 위 형사사건에 나타난 원고의 비위사실을 이유로 대의원 총 48명 중 46명의 찬성으로 원고를 피고 조합에서 제명하는 결의를 하였다.

라.

원고는 2000. 4. 25. 피고로부터 징계결과통보서를 우편으로 송부 받고, 같은 달 29. 위 결의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는데, 같은 해 5. 12. 피고의 운영위원회는 운영위원 전원의 찬성으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2.

원고의 제명처분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제명절차의 적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한 이 사건 제명처분은 다음과 같은 징계절차상의 하자로 인하여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가)

조합원 제명처분은 조합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조합총회의 전권사항이므로, 총회를 거치지 아니한 채 대의원대회에서 이루어진 원고에 대한 제명처분은 무효이다.

(나)

정당한 소집권자가 아닌 소외 E이 총회를 소집하여 위원장인 원고에 대하여 불신임 결의를 한 다음, 새로 선임된 위원장에 의하여 선출된 대의원들로 구성된 대의원총회에서 원고를 조합원에서 제명 처분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제명처분은 무효이다.

(다)

조합원에 대한 제명은 인사위원회 및 운영위원회의 결의로써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사위원회에서만 원고의 제명결의를 한 것은 위법하다.

(라)

피고는 원고에게 징계사항에 대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하기 위한 상당한 기간을 두지 않은 채 인사위원회에 참석할 것을 통보하였고, 원고가 피고로부터 제명처분을 통보받고 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을 의결하는 운영위원회의 개최 일시와 개최장소를 통보받지 못해 재심절차에도 참석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에 대한 제명처분은 무효이다.

(2)

피고 조합의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

을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조합의 규약및제규정집 중 징계규정에 의하면, 조합의 임원은 대의원대회에서만 징계할 수 있고(제2조),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인사위원회 및 운영위원회의 결의로써 결정하며(제3조), 징계심의를 할 때에는 본인을 불러 해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징계심의 전에 징계대상자를 불러 진술조서를 작성하며(제5조), 제명처분은 인사위원회 및 운영위원회의 결의로써 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제10조), 한편 규약규정에 의하면, 운영위원회는 조합원 징계 재심사항을(제23조 제7호), 인사위원회는 조합원의 징계심의 결의에 관한 사항(제25조 제2호)을 각 관장하며, 조합원 중 규약 강령 및 세칙을 위반하거나 조합의 명예를 손상 또는 각급 지시사항에 불복할 때에는 인사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결의로써 징계하되, 조합 임원의 징계는 대의원대회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규약 제44조) 사실이 인정된다.

(3)

판단

(가)

먼저 원고의 위 (1)(가)항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징계규정 제2조, 제3조 및 제10조의 규정에 비추어 보면, 조합원에 대하여 제명처분을 할 경우 반드시 조합원 총회를 거쳐야 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음으로 원고의 위 (1)(나)항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을제2호증, 을제3호증의 1 내지 5, 을제4호증의 1 내지 10, 을제5, 6호증의 각 기재와 위 증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조합의 규약 제33조, 제34조 제2호는 조합의 임원으로 위원장 1명, 부위원장 2명, 회계감사위원 3명을 두며, 부위원장은 위원장을 보좌하며 위원장 유고시 위원장이 지명한 부위원장이 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규약 제35조는 임원은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이 직접, 무기명, 비밀투표로써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1998. 2. 28. 피고 조합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근무하던 중, 같은 해 4. 30. 피고 조합의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피고 조합의 부위원장을 선출하면서 아직 선출되지 아니한 부위원장 1명을 원고가 지명한 사람으로 선출하기로 제안하여 참석 대의원 46명 중 43명의 찬성으로 위 제안을 승인받고, 소외 E을 피고 조합의 부위원장으로 지명하여, 위 E은 그 무렵부터 피고 조합의 부위원장 겸 조직부장으로 활동해 온 사실, 그러다가 원고는 그가 배임수재죄로 구속수사를 받게 되자, 같은 해 12. 22. 원고의 변호인인 소외 F 변호사에게 위 E으로 하여금 위원장의 직무대행을 하도록 지명한 사실, 같은 날 피고 조합의 운영위원회가 원고의 위와 같은 범죄사실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불신임결의를 하기 위한 총회를 2000. 1. 5.에 개최하기로 결정하자, 위 E은 위원장 직무대행 자격으로 총회의 소집을 공고한 사실, 그 후 위 일시에 개최된 총회에서 조합원 총 927명 중 918명이 투표에 참가하여 그 중 829명의 찬성으로 위원장인 원고에 대한 불신임결의를 하였으며, 같은 해 1. 17. 개최된 임시대의원대회에서도 참석대의원 43명 중 42명의 찬성으로 불신임결의를 한 사실, 피고는 같은 해 4. 21.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위 각 불신임 결의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의원 총 48명 중 46명의 찬성으로 원고를 피고 조합에서 제명하는 결의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E이 대의원들의 직접, 비밀, 무기명투표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점은 인정되나, 위 E이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과정, 그 동안 부위원장으로 활동해 온 경위, 총회나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한 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가 위 E의 부위원장 선출과정상의 경미한 하자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원고의 위 (1)(다)항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징계규정 제10조에 의하면 조합원에 대한 제명처분은 인사위원회 및 운영위원회의 결의로써 하도록 되어 있으나, 한편 규약 제23조 제7호와 제25조 제2호의 규정취지를 참작하면 1차 징계결정은 인사위원회에서, 재심 징계결정은 운영위원회에서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피고가 인사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이러한 징계절차를 모두 거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마지막으로 원고의 위 (1)(라)항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징계규정 제10조에 의하면 조합원에 대한 징계심의를 할 때에는 본인을 불러 해명의 기회를 주어야 하는 등의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와 같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사유에 대한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하기 위한 상당한 시간을 주어야 하는 것인바, 앞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인사위원회가 개최된 당일에야 비로소 소외 G로부터 원고의 제명 여부를 위한 인사위원회가 개최되는 것을 통지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원고가 인사위원회의 제명결의 이후 피고로부터 징계사유와 근거가 포함된 징계결과를 통보받고 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게는 재심을 위한 운영위원회가 개최될 때까지 유리한 변명과 이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위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제명사유에의 해당 여부 및 그 적정 여부

(1)

을제6,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조합의 규약및제규정집 중 징계규정에 의하면, 징계는 경고, 정직, 정권, 무기정권, 제명으로 구분하고(제5조), 강령, 규약을 위반하거나 반조직 행위로서 조직질서를 문란케 한 자 및 의무금 및 공금을 횡령한 자, 현체제를 전복할 목적으로 허위사실 유포 및 중상모략, 불법 유인물을 살포하여 대내외에 조합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조합의 정상업무를 고의적으로 방해하였을 때, 3회 이상 징계를 받았을 때에는 제명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10조), 조합의 규약및제규정집 중 강령 제3조에 의하면, 우리들은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모든 폐습과 부정, 불의를 타파하여 노동조합의 사회적 사명을 완수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그리고 피고 조합의 경우 조합원이 되어야만 비로소 취업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조합원공급사업을 하기 위해 울산지방노동사무소로부터 근로자공급사업허가를 받았는데, 그 허가조건의 하나로 근로자공급사업을 이유로 명목의 여하를 불문하고 근로자로부터 금품 기타 이익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 들어가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2)

위 1의 나항에 기재된 원고의 범죄사실은 강령 제3조를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조직의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것으로서 징계규정 제10조의 제명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그가 배임수재죄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수수한 금원을 조합 및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하였을 뿐 개인적으로는 유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 조합에서 제명되면 다른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사실상 원고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되므로, 원고에 대한 피고의 제명처분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배임수재 범행으로 수수한 금원을 개인적으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나아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곧 취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원고가 위원장직을 이용하여 조합원으로 가입시켜주는 대가로 금원을 수수한 행위는 반사회적인 범죄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 수수 상대방도 10명이고 수수액도 거액에 속한다는 점에서 피고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조직의 기강을 문란하게 만드는 행위에 속한다 할 것이고, 이 점에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로 제명처분을 선택한 것이 결코 지나친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제명처분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3.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제명처분으로 인하여 2000년도 항만근로자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월 금 3,052,050원 상당의 수입을 상실하는 손해와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제명처분일인 2000. 4. 21.부터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으로 복직할 때까지 월 금 3,052,05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 및 위자료로서 금 50,000,000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제명처분이 적법하다고 함은 앞에서 이미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손해배상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1. 6. 20.

판사 신창수(재판장) 한영환 이형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