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7. 2. 1.부터 2010. 8. 17. 해고 통보를 받을 때까지 울산 북구 D에 있는 E단체에서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위 E단체의 자금관리를 비롯한 전체 총괄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피고인은 2009년 E단체 정기 이사회에서 부족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1억 1,000만 원을 대출받기로 승인함을 기화로, 2009. 9. 28. 대구은행으로부터 7,000만 원을 담보대출받고, 2009. 11. 12.경 경남은행으로부터 8,000만 원을 신용대출받아 총 1억 5,000만 원을 위 E단체 명의의 경남은행계좌에 입금시켜 이를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09. 11. 12.경 초과 대출받은 4,000만 원을 피고인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로 입금하여 사적인 용도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1억 5,000만 원이 대출됨으로써 4,000만 원이 초과대출된 것은 맞지만, 위와 같이 대구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7,000만 원을 피고인이 채권자가 되어 E단체에 대여하여 준 것이기 때문에 그 채무변제를 위하여 4,000만 원을 반환받은 것에 불과할 뿐,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에 대하여 횡령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판단
그에 따라,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E단체에 금원을 대여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증인 F의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일부 경찰 진술조서, F이 제출한 차용증서 등 고소인 제출자료, G 소유 아파트에 대한 부동산등기부등본, 대구은행 대출금 기일안내서 등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9. 9. 28. 대구은행으로부터 피고인 명의로 G 소유의 아파트를 담보로 1억 2,000만 원을 차용하여 그 중 7,000만 원을 E단체의 통장으로 입금하여 대여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받은 4,000만 원에 대하여 경남은행에 연 7. 5%의 은행이자를 납부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는 피고인이 대구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원에 대한 이자보다 높은 이율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② E단체명의로 경남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원 보다 피고인이 개인 명의로 대구은행에서 빌린 금원에 대한 대출이율이 낮아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개인 명의로 빌려 E단체에 대여한 것이 E단체에 유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또한 피고인은 위 4,000만 원에 관하여 2010. 1. 19. E단체로부터 반환요구를 받자 그 다음날인 같은 달 20. 이를 반환하였고, 결국 E단체로서는 피고인이 위와 같이 금원을 입금받은 것과 관련하여 아무런 손해가 발생한 바가 없는 점, ④ 피고인은 E단체 이사회에서 차용하기로 승인한 1억 1,000만 원의 액수를 초과하는 부분만 입금받은 것인데, 그 자체로도 이사회 승인 내용에 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⑤ E단체의 금전 지출은 사무총장의 지출 승인에 의하여 담당간사가 지출전표를 작성 날인하고 사무총장의 결재를 받은 후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바, 위 4,000만 원의 인출 및 입금에 관하여는 E단체의 사무총장인 피고인이 최종적인 결재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그에 관하여 E단체의 H 사업협력처장 등의 중간결재를 거쳐 지출결의서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인은 그 주장과 같이 E단체에 대한 금전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에 관한 변제를 위하여 위와 같이 4,000만 원을 입금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사무총장의 권한 내에서 한 위 E단체채무의 이행행위로서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도2296 판결 등 참조).
소결
그렇다면, 피고인이 위와 같이 E단체로부터 4,000만 원을 입금받은 행위에는 횡령의 범의가 있다거나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재물손괴 및 건조물침입,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
재물손괴 및 건조물침입의 점
피고인은 2010. 8. 17. 횡령 등의 문제로 E단체 사무총장직에서 해임되자 부당해고를 주장하면서 계속하여 위 E단체 사무총장실에 출근을 하였고, E단체에서는 피고인의 사무총장실 출입을 막기 위해 사무총장실 시정장치를 변경하였다.
피고인은 2010. 12. 22.경 위 E단체 사무총장실의 시정장치가 변경되어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곳에 들어갈 수 없게 되자 베란다를 통해 들어가기 위해 그곳 3층 베란다의 시가 불상의 유리창을 깨뜨려 이를 손괴하고, 무단으로 위 사무총장실에 들어가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은 2010. 12. 22.경 위와 같이 E단체 사무총장실에 침입하여 시정장치 비밀번호를 변경한 후 2011. 1. 6.경까지 주간에는 위 사무총장실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야간에는 위와 같이 시정장치 비밀번호 변경을 통하여 다른 사람이 이용하지 못하게 하여 위력으로써 E단체의 사무총장실 관리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에 대한 E단체의 2010. 8. 17.자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만 한다)는 당연무효인 것으로서, 피고인이 E단체의 사무총장으로서 베란다 유리창을 손괴하고 사무총장실에 들어간 행위 및 사무총장실의 시정장치 비밀번호를 변경한 행위는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범죄성립을 조각한다고 주장하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한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5003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사정, 즉 ① E단체 현장 제7장, 인사관리규정 제3조, 제3장 등에 의하면 사무총장에 관하여 유급 정직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② 인사관리규정에 채용방법(제9조), 근무, 휴일 및 휴가 등이 정해져 있고 정년(제37조)이 정해져 있는 점, ③ 보수규정에 기본급이 정해져 있고 호봉 승급의 적용을 받는 점, ④ 4대 보험에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점, ⑤ 간사급 이상의 직원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채용하는 등 인사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점, ⑥ E단체 헌장 제26조, 인사관리규정 제8조에 총회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회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등 사용자측으로부터 업무가 부여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E단체의 사무총장인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근로자가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고 그 해고가 당연무효인 경우에는 사용자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는 처음부터 절대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이어서 근로자는 당연히 그 지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6. 8. 선고 92다42354 판결 등 참조).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의 유·무효는 피고인이 E단체의 사무총장으로서 사무총장실에 출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선결문제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하에서는 먼저 위 해고의 유·무효 여부를 검토한 다음 이 부분 공소사실의 인정 여하를 살피도록 한다.
이 사건 해고의 효력 여부
이 사건 해고 사유 및 절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E단체는 2010. 8. 1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인이 이사회의 승인 없이 E단체명의로 1억 5,000만 원을 부당차용한 점, 이사회의 승인 없이 피고인이 자신의 급여를 인상하고 이를 수령한 점, 이사회의 승인 없이 위 차용금 중 4,000만 원을 유용한 점을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해고를 결정하고 다음날인 같은 달 17. 피고인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해고의 효력 검토
E단체 재정관리규정, 증인 H의 법정진술 등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E단체가 장기차입금으로 금원을 차용하고자 하는 경우 이사회의 결의 등을 거쳐야 하고, 이에 따라 E단체 이사회는 2009. 10. 12. 1억 1,000만 원의 차용만 승인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명의로 2009. 9. 28. 대구은행으로부터 7,000만 원을 담보대출받아 E단체에 대여한 이외에, 추가로 E단체 명의로 2009. 11. 12.경 경남은행으로부터 8,000만 원을 신용대출받아 총 1억 5,000만 원을 차용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이 위 이사회 승인에 반해 금원을 차용한 것으로 볼 여지는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이사회 승인 없이 급여를 인상하였다거나, 위 차용금 중 4,000만 원을 이사회 승인 없이 유용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보인다(이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E단체측으로부터 고소를 제기당하기도 하였으나 급여 인상과 관련하여서는 검찰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위 4,000만 원의 유용과 관련하여서는 앞서 본대로 피고인이 E단체에 대한 채권의 변제로 4,000만 원을 입금받은 것이어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한 것과 같다).
나아가, E단체 사무총장의 임면은 I단체과의 협의를 거쳐 이사회가 처리할 사항으로 E단체 헌장에 규정되어 있음에도 E단체에서는 사무총장인 피고인에 대한 해고를 위하여 위 연맹과의 협의를 거쳤다거나 이사회를 개최하여 처리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어(다만, 2010. 8. 16. E단체 인사위원 일부가 모여 피고인에 대한 해고의결을 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나 이를 이사회 승인 또는 결의와 같이 볼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사건 해고에는 실체상,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다.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인은 위 해고에도 불구하고 E단체 사무총장으로서 지위를 유지한다고 볼 것이다.
재물손괴 및 건조물침입, 업무방해죄의 성립여부
재물손괴죄의 성립여부
증인 F, H의 법정진술 등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베란다 유리창을 깨뜨린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는 것이고 그에 따라 피고인은 E단체 사무총장의 지위를 상실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인데, E단체에서는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해고 이후 피고인의 사무실인 사무총장실의 시정장치를 변경하여 정당한 주거권자인 피고인의 출입을 저지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0. 12. 13.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 판정까지 있은 이후인 2010. 12. 22. 사무총장실에 출입하려 하였으나 위와 같이 사무총장실이 시정이 되어 있어서 그 출입을 위해 위 베란다 유리창을 깨뜨린 사실 및 그 이후 피고인이 위 유리창을 보수한 사실이 인정된다.
사실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이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목적·수단 및 의사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건조물침입죄, 업무방해죄의 성립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그에 따라 피고인은 E 단체 사무총장의 지위를 상실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인바,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이 사무총장실에 출입한 행위 및 사무총장실을 점거하고 시정장치의 비밀번호를 변경한 행위는 위 사무총장실의 주거권자인 피고인의 권한 행사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러한 행위가 건조물침입죄 및 업무방해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로 되지 아니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아울러,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낙형
각주1) E단체 재정관리규정
각주2) 제14조(지출사무) 금전 지출은 사무총장의 지출 승인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처리한다.
각주3) 1. 담당간사는 지출전표를 작성 날인하고 사무총장의 결재를 받은 후 회계로부터 지급받는다.
각주4) 제19조(차입금) 본 회의 운영상 불가피한 경우가 있을 경우에는 확실한 상환재원이 있을 때에 한하여 일시차입 또는 장기차입할 수 있다.
각주5) 1. 일시차입금 -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재정위원회가 심의하여 허락할 수 있고 연내에 상환하여야 한다.
각주6) 2. 장기차입금 -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재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사회의 결의로서 감독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각주7) E단체헌장 제20조
각주8) 이사회는 매년 4회 이상 정기로 모이고, 필요할 때는 수시로 개회한다. 이사회가 처리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각주9) (4) 사무총장 및 간사의 임면
각주10) 다만, 사무총장의 임면은 I단체과의 협의를 요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