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각 공소기각을 선고하고, 나머지 업무상횡령의 점에 대하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각 선고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하고 검사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아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제1심판결 중 위 유죄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업무상 횡령의 점)
피고인은 K을 운영하면서 2006. 4. 28. 피고인 운영의 D(주)에 80,000,000원을 대여하였고,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공소사실 기재 금원은 모두 D(주)의 위 가수금의 반환에 사용되거나 K에게 대여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불법영득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주시 C에 있는 D 주식회사에서 2005. 11. 30.경부터 2008. 11. 30.경까지 이사로, 2011. 5. 9.경부터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위 회사의 자금관리를 비롯한 업무를 총괄하였다.
피고인은 2006. 7. 18.경 경주시 E에 있는 F 조성사업관련 대출금 명목으로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80억 원을, 부산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50억 원을 D 명의의 솔로몬저축은행 계좌(계좌번호: G)로 입금 받았고, 그 중 352,284,942원을 2006. 7. 20.경 위 D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H)로 입금 받아 업무상 보관하였다.
피고인은 위 금원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2006. 7. 20.경 피고인의 동생인 I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J)로 107,726,000원을 송금하고, 같은 날 위 송금한 107,726,000원 중 42,425,520원을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K의 체납세금 지급용도로 사용하고, 65,300,000원을 같은 날 L에게 위 K의 창고 건축비 명목으로 지급하는 등 K 운영자금으로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 D의 대표이사로서 위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경주시 E에 있는 F 조성사업관련 대출금 명목으로 교부받은 352,284,942원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107,726,000원을 피고인 운영의 K 운영자금으로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관련 법리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만, 피고인이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던 돈이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일단 피고인이 이를 임의소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고(대법원 2001. 9. 4. 선고 2000도1743 판결 참조), 피고인이 자신이 인출하여 보관하고 있다가 사용한 돈의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또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용처에 사용된 자금이 그 돈과는 다른 자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용처에 그 돈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고, 오히려 피고인이 그 돈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점에 대한 신빙성 있는 자료가 많은 경우에는 피고인이 그 돈을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도5459 판결 참조).
판단
피고인은 K을 운영하면서 2006. 4. 28. 피고인이 이사로 있는 D에 대하여 80,000,000원을 대여하였고, 이후 2006. 7. 20. D로 하여금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107,726,000원을 K에 대하여 송금하면서 위 대여금 80,000,000원을 변제하고, 나머지 27,726,000원은 K에게 대여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2006. 4. 28. I이 D 명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 AH)로 80,000,000원을 송금한 사실, 2006. 7. 20. D 명의 신한은행 계좌에서 I 명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 AI)로 42,426,000원이 송금되어 같은 날 세무서/체납료로 사용된 사실, 2006. 7. 20. 위 D 계좌에서 위 I 명의 계좌로 65.300,000원이 송금되어 같은 날 L에게 다시 이체된 사실이 각 인정되고(증거기록 제482쪽, 489쪽),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 당심 증인 M에 있는의 증언이 있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M에 있는의 당심 법정에서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운영하는 K에서 피해자 회사인 D에 대하여 80,000,000원을 대여하였다는 피고인의 위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이 F 조성사업의 공사비 등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위 80,000,000원을 K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차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법인과 법인사이의 거래에서는 위와 같은 금전 차용에 있어서 그 대여금액, 변제기, 이율 등에 관하여 정하는 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함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인데, 피고인은 위 시기 및 금원에 부합하는 차용증과 같은 금전차용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피고인은 위 107,726,000원을 송금하면서 80,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27,726,000원)은 K에게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금원을 대여하게 된 경위, 위와 같은 금액이 대여금액으로 결정된 근거 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증인 M에 있는은 위 107,726,000원을 송금하면서 80,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인 27,726,000원에 대하여, 그 이후에 피고인을 통하여 변제받았다고 증언하면서도, 그에 관한 영수증이나 변제증서와 같은 위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판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D 주식회사 명의로 대출을 받을 즈음에 작성한 대출협약서 제2조에 대출자금의 용도로 '갑(D 주식회사, 이하 '갑'이라 한다)과 을(시공사 화산종합건설)은 본건 대출금을 경상북도 경주시 E에 있는 F 조성사업과 관련하여 본협약서 말미에 기재하는 (별첨1)의 담보부동산에 대한 설정금액 상환, 공사비. 시행사 운영비 및 감정료를 포함한 제비용으로 사용된다'라고 그 용도를 위 사업과 관련한 항목으로 특정하고 있고(증거기록 제27쪽), 제7조에는 위 대출금의 관리에 관하여 '정(상호저축은행, 이하 '정'이라 한다)이 실행한 대출자금은 병(솔로몬상호저축은행, 이하 '병'이라 한다)에 개설한 갑 명의 보통예금계좌에 이체하여, 병의 관리 감독 하에 정의 동의를 득한 후 제2조에서 정한 용도로 집행하기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증거기록 제29쪽).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금원의 집행에 있어, 피고인은 위 대출협약서 제7조에서 규정한 상호저축은행의 동의를 얻은 바 없고, 제2조에서 정한 용도에 집행하지도 않았다.
신한은행에 대한 2015. 5. 20.자 금융거래정보회신서에 의하면, 2006. 5. 17. D 명의 계좌에서 피고인과 K을 함께 운영하는 피고인의 동생인 I 명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 AJ)로 95,000,000원, 2006. 5. 19. 120,000,000원, 2006. 5. 25. 1,300,000원이 각 송금되었고, 2006. 5. 17. D 명의 계좌에서 위 I 명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 AI)로 7,500,000원, 2006. 5. 18. 500,000원, 2006. 5. 19. 1,000,000원, 2006. 5. 23. 5,970,000원, 2006. 5. 26. 8,000,000원, 2006. 5. 27. 2,700,000원, 2006. 6. 7. 2,000,000원, 2006. 6. 9. 11,368,130원, 2006. 6. 12. 3,650,000원이 각 송금되었다.
위와 같이 피고인과 I이 운영하는 K과 D 사이에 그 명목을 알 수 없는 금원이 수차례 이동하였고, 그 거래내역이 혼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볼 때, 피고인의 주장대로 80,000,000원이 K으로부터 D에 대하여 대여한 금원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금원을 이체받은 계좌 명의인 I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D, P, K 사업을 여러 개 하는 데 K에서 돈이 부족하고 자기가 돈이 없으니까 D에서 이렇게 K으로 자재비를 보내서 쓴 거지요. 돈이 들어간 날도 20일인 걸로 봐서는, 보통 K 자재비와 월급이 매월 20일에서 25일 사이에 다 나가니까 맞을 겁니다'라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제414쪽), 위 진술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D의 F 조성사업 관련 대출금을 피고인 운영의 K 운영비, 체납세금으로 임의 소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당시 대표이사 M에 있는은 수사기관에서는 K에 대하여 알지 못하고, I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계좌번호 : J)도 처음 들어보는 계좌이라고 진술하였다가(증거기록 제529~530쪽), 당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동생 I 명의로 K을 운영하였고, D이 2006. 4. 28. K으로부터 8,000만 원을 차용하였으며, 2006. 7. 20. 위 8,000만 원을 변제하고, 추가적으로 27,726,000원을 K에 대여하였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변소 내용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였는데, 증인 M에 있는의 수사기관에서의 위 진술에 비추어볼 때 당심 법정에서의 위 증언은 일관성이 없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렇다면, 피해자 회사의 이사인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판시 자금을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체납세금 변제 및 운영자금과 같은 사적인 용도 등으로 개인적으로 활용한 행위는 업무상횡령죄에 해당하고 불법영득의사도 있는 것이며,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피고인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대여금 채권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위 채권의 변제 및 그 초과 부분의 대여로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설령 피고인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타인으로부터 용도나 목적이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하는바, 판시 기재 금원은 피해자 회사가 F 조성사업관련 대출금 명목으로 대출받은 것으로 앞서 본 대출협약서 제2조에서 대출자금의 용도를 위 사업과 관련한 항목으로 특정하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그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이 사건 판시 기재 금원을 소비한 이상 업무상횡령죄가 넉넉히 인정된다 할 것이다.
나아가 가사 사후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민·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기로 승인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화(재판장) 김경록 김성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