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11. 28.경 현대자동차(주)(이하 '현대차'라 함)와 촉탁계약직 근로자(일명 기간제 근로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을 시작하였고, 위 현대차와 9회에 걸쳐 촉탁계약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를 해 오다가 2015. 9. 24.경 총 근로기간이 2년이 넘지 않도록 근로기간을 '2015. 9. 25. ~ 2015. 10. 31.'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현대차 C 여직원인 Dol 피고인과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함에 있어, 계약서 작성 방법 및 근로계약 만료시 계약 종료 사실 안내와 함께 피고인에게 근로자 성명, 근로계약 기간, 작성일자, 근로자 인적사항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계약서 두 장을 건네면서 회사 보관용 근로계약서 한 장에만 근로계약기간을 '2015. 9. 25. ~ 2015. 10. 31.', 작성일자를 '2015. 9. 24.'로 직접 기재한 후 피고인에게 건넸고, 피고인은 회사 보관용 계약서에만 근로자 성명, 근로자 인적사항란의 주소, 주민등록번호 및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한 후 위 D에게 제출하고, 나머지 계약서 1장은 그대로 공란으로 둔 채 근로자 보관용으로 소지하게 되었다.
촉탁계약직 근로자의 총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속칭 기간제법에 의해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시켜야 되고, 현대차에서 이러한 전례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피고인은 자신의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인 2015. 10. 31이 경과하면 추가 근로계약을 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여, 위와 같이 공란으로 되어 있던 근로자 보관용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 1장을 소지한 것을 기화로, 근로계약기간란에 '2015.9. 26. ~ 2016. 10. 31.'로 기재하고, 2015. 10. 31.이 경과하면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문서변조
피고인은 2015. 10. 일자불상경 내지 같은 해 11. 1.경까지 사이에 울산 남구 E에 있는 102동 1006호 피고인의 집 내지 울산 일대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위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 용지에 검은색 볼펜을 사용하여 근로계약기간란에 '2015. 9. 16.~2016. 10. 31.'로 기재한 뒤 나머지 근로자성명란에 피고인의 이름, 작성일자 '2015. 9. 24', 근로자 인적사항란의 주소, 주민등록번호 및 성명을 기재한 후 서명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F 및 피고인 명의의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 1장을 변조하였다.
변조사문서 행사
피고인은 2015. 11. 2.경 부산 금정구 공단서로 12에 있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 민원실에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서 위 가.항과 같이 변조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를 그 사실을 모르는 성명을 알 수 없는 접수 담당 직원에게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였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이 전제하는 2015. 9. 24.<1> 당시 사실관계 요약
D이 2장의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 중 현대차가 보관할 계약서에만 직접 계약서상단의 근로계약기간란에 '2015년 9월 26일 ~ 2015년 10월 31일', 하단의 작성일자란에 '2015. 9. 24.'을 각 기재하고 나머지 부분은 공란으로 한 채 피고인에게 건네고, 피고인이 보관할 계약서에는 아무런 기재도 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건넸다.
피고인은 D이 근로계약기간과 작성일자를 기재한 회사보관용 근로계약서의 나머지 공란 -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 을 채워 바로 현장에서 D에게 제출하고, 나머지 1장의 근로계약서는 D에게 제출하지 아니한 채 소지하고 있다가 결국 이 사건 범행에 사용하였다.
검사가 위 사실관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였는지 여부
이와 관련하여 2015. 9. 24. 피고인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한 장본인인 D의 증언 취지는 아래와 같다.
이 업무를 2015. 4.부터 1년 정도 하였고, 아래와 같이 동일한 방식에 의하여 일을 진행하였으므로, 2015. 9. 24.에도 아래 방식과 동일하게 일 처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a) 근로계약서 2장 중 한 부에만 '근로계약기간과 작성일자'란을 기재하고, 나머지 1장에는 아무 것도 기재하지 아니한 채 촉탁계약직 근로자에게 교부한다.
(b) 이 때 근로자에게 "① 근로계약기간과 작성일자가 기재되어 있는 계약서(이하 'A 계약서'라 한다)의 경우 나머지 공란을 채우고, ② 아무 것도 기재되지 아니 한 계약서(이하 'B 계약서'라 한다)의 경우에는 전부 공란을 채우되, ③ B 계약서에 기재할 근로계약기간과 작성일자는 A 계약서에 작성해 준 대로 동일하게 기재하라"고 설명한다.
(c) 근로자가 현장에서 그 설명에 따라 계약서 2장을 모두 작성하여 제출을 하면, 2장 모두 동일한 내용으로 빠짐없이 작성 완료되었는지 확인을 한 후 그 중 B 계약서는 회사가 보관하고, A 계약서는 근로자가 보관하도록 근로자에게 교부한다.
한편, 2015. 9. 24.과 같이 현장에 사람도 많고 어수선한 경우 근로자가 확인을 받는 과정을 거치지 아니한 채 계약서 1장만 놓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도 있고, B 계약서 대신 A 계약서를 회사가 보관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는 하나, 그러한 경우는 예외적이다.
피고인을 개인적으로 모르고, 당일 피고인 외에도 90명 정도의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을 상대하였기 때문에 피고인과 관련하여 그 날 있었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억할 수는 없다.
위 D의 증언에서 알 수 있는 통상적인 처리방식과 이 사건 공소사실이 상정한 사실관계의 중요한 차이점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상정한 사실관계는 당시 이에 관한 사실상 유일한 증거라 할 수 있는 D의 앞서 정리한 진술 내용과 상당히 달라 그 진술만으로는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더 나아가 보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이 상정하는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D이 위 (나)항과 같이 진술하기는 하였고, 당시 D의 상사였던 G도 '피고인이 원래는 A, B 계약서를 모두 D에게 제출하여야 하는데, 당시 혼란스러운 틈을 타 A계약서만 제출하였음에도 D이 미처 이를 확인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고, D이 실수로 3장을 교부하였을 수도 있으며, 피고인이 1장을 복사하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등의 진술을 하고 있으나, 모두 추측 내지 가능성에 기반한 것들이어서 이러한 두 사람의 진술만으로 공소사실이 상정한 사실관계가 증명되었다고 보는 것은, '통상적인 상황이 아닌 예외적이고 가정적인 상황'을 전제로 사실관계를 구성하는 것이 되어 '의심스러울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에 반한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이 상정하는 2015. 9. 24. 당시의 사실관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전제되는 사실관계 자체에 관한 증명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로서, '작성권한' 여부를 포함하여 이 사건 사문서변조죄의 구성요건 해당 성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그 요지를 공시한다<2>.
판사 신우정
각주1) 공소장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 작성 및 제출과 관련하여 현대차에 직접 가서 C 여직원인 굵게[밑줄[D을 만난 날]이다.
각주2) 더욱이 검사가 굵게[밑줄[사문서변조 범행의 일시]라고 공소장에 적시한 '2015. 10. 일자불상경 내지 같은해 11. 1.경까지 사이'나 밑줄[굵게[그 장소]라고 기재한 '피고인의 집 내지 울산 일대' 또한 밑줄[굵게[순전히 추측에 기인]한 것일 뿐 이에 관한 아무런 증명도 없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법원이 실시한 이 사건 회사보관용 계약서 원본과 피고인 소지 계약서 원본에 관한 밑줄[굵게[필기구 감정 결과], 각 계약서에 사용된 필기구가 밑줄[동일 필기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가 나왔는바, 이는 'A 계약서는 2015. 9. 24. 현장에서, B 계약서는 그로부터 1달 정도 지난 2015. 10. 일자불상경 내지 같은해 11. 1.경까지 사이에 피고인의 집 내지 울산 일대에서 밑줄[굵게[따로 작성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위와 같은 공소사실 내용과 일응 배치되는 또 하나의 간접 정황으로 볼 여지가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