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1. 3.경부터 2012. 6.경까지 전극 및 은가공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인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를 운영하면서 폐수배출시설 설치신고 없이 그 배출시설을 이용하여 조업한 사람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로 등재된 E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2011. 3.경부터 2012. 6.경까지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처인 G는 E을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한 사건에서 "피고인이 운영하던 주식회사 K(이하 'K'이라고 한다)이 2011. 3.경 부도가 나 경매로 넘어가게 되자, K을 다시 사들여 피고인이나 자신의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은 부도를 낸 적이 있어서 사업자등록이 안 되고, 자신은 이미 다른 사업을 하고 있어서 자신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내기도 곤란하였으므로, 일단 E의 명의로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자등록을 마쳐두었다. 다만 그 당시 E과 사이에 이 사건 회사의 실제 대표는 피고인과 자신이라는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지는 않았는데, 그 후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E과 사이에 '이 사건 회사의 토지, 건물에 대한 의무와 권리는 G에게 있다'는 취지의 증여합의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원심 법정에서도 "K이 부도가 나 경매로 넘어가게 되자, 회사를 살리려는 마음에 E이 경매를 받도록 해서 E 명의로 이 사건 회사가 설립된 것이고, 경락대금은 E이 아니라 자신이 부담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인이 2004.경부터 운영하였던 K의 부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G는 부도가 난 K을 자신들이 계속하여 운영할 목적으로 E으로부터 명의만을 빌려 K의 설비를 다시 매입하고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G 명의로 운영되었던 L에서 6~7년간 근무한 직원인 H은 L가 폐업하자 이 사건 회사에서 2013. 3.경까지 그대로 일하였고, F는 L 소속 직원이면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도 병행하였던 점, H은 "L와 이 사건 회사는 똑같이 은나노 실버를 가공하고 분말가루와 화공약품을 혼합하는 일을 하였다"는 취지로, F 역시 "L와 이 사건 회사의 업무는 일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는 취지로 각 진술한 점, H은 "피고인과 G는 부부지간으로서 각자의 이름으로 K과 L의 사업자등록을 마쳤는데, 위 두 회사가 하는 일은 동일하였고, 피고인은 G와 함께 L를 운영하면서 폐수 저장탱크를 설치하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F는 "피고인은 L에서 현장 작업을 하지는 않았고 연구개발을 전담하였다"는 취지로 각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K, L와 이 사건 회사가 형식적으로 별개의 회사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그 경영자가 서로 부부관계에 있고, 그 업무가 동일하며, 인적 자원을 공유하기도 하는 등 실질적으로 위 회사들이 서로 명확히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 K을 운영하는 한편으로 그의 처인 G와 사실상 공동으로 L를 운영하다가, K이 부도가 난 뒤로는 L와 함께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G는 E을 업무상횡령죄로 고소한 사건에서 "자신은 이 사건 회사의 실제 대표이지만 거의 출근하지는 않았고, 피고인이 한 달에 2~3회 가서 제품 생산 상태를 확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H은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거래처로부터 일을 받아 오고 납품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운영에 관련된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였다고 보인다.
F는 원심 법정에서 "E이 사람들을 데려와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일방적으로 자신에게 나가라고 하여 2011. 5.경 또는 6.경 해고되었다"는 취지로,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M은 E이 피고인과 G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진정한 사건에서 "E이 2011.경 '피고인과 G의 사업장을 인수하여 사장이 되었으니 이제부터 사장이라고 호칭하라'고 말하여 자신은 E에게 고용된 것으로 알았다"는 취지로 각각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한편, F는 원심 법정에서 "E은 관련 업무 전체가 아니라 현장의 한 부분에 대한 업무를 G가 운영하는 L로부터 하청받아 자기 책임하에 일을 하였다고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G도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행정을 맡아서 하였고, E에게는 폐수와 관련된 현장 작업에 한하여 하청을 주었다"는 취지로, E에 대한 업무상횡령죄 고소 사건에서 "E은 자신에게 고용된 직원으로서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하여 경리 업무를 맡아보았다"는 취지로 각 진술한 점, H은 "E은 자신과 함께 이 사건 회사에서 화공약품을 혼합하여 그 약품으로 부속품을 세척하는 일을 하였고, 작업을 마친 물건을 거래처에 직접 납품해주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에서 본 F와 M의 각 진술만으로는 E이 2011.경부터 이 사건 회사의 현장 작업 외에 그 경영까지 담당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G는 자신이 E으로부터 수질및수생태계보전에관한법률위반죄로 고발당한 사건에서 "2011. 2.경부터 2012. 6.경까지는 자신이 E에게 매달 월급 200만 원을 지급하면서 이 사건 회사를 실제 운영한 것이 맞지만, 2012. 7.경부터는 E이 이 사건 회사의 법인 통장을 가져가고, 직원을 임의로 해고하는 등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H은 "E은 G가 운영하였던 L가 폐업된 후인 2013. 1.경부터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점, E은 검찰에서는 "자신은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한 적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다가 원심 법정에서 "처음에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자등록을 할 당시에는 그 공장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었으므로 공장을 임대하는 부동산임대업을 하였는데, 2012. 9.경부터는 원래 피고인이 G의 명의로 L에서 하던 전자부품 제조업을 자신이 넘겨받아서 운영하기 시작하였다"라고 하여 앞의 주장을 번복하는 듯한 진술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E도 일정 시점부터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위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E이 이 사건 회사에서 전자부품 제조업을 영위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2. 7.경 이후부터로 보이므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기간인 2011. 3.경부터 2012. 6.경 사이에는 E이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G는 원심 법정에서 "E이 이 사건 회사의 사업자등록을 마치자마자 단독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하였고, 피고인은 E에게 기술을 전수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를 경영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역시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앞에서 본 자신의 다른 진술들과 상충되어 믿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폐수가 배출되어 실질적으로 환경오염이 야기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 동종 전과 및 실형의 처벌전력은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약 1년 3개월에 이르는 상당한 기간 동안 폐수배출시설 설치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그 배출시설을 이용하여 전자제품제조업체를 운영하였는바, 이는 자칫 폐수의 무분별한 방류로 이어져 국민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범죄로서 그 죄질이 가볍지 아니한 점, 그럼에도 현재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민수(재판장) 정우철 목명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