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2008. 10. 22.경 B에게 피고인 소유의 울산 울주군 C에 있는 공장용지 975m² 등을 7억 5,000만 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매대금 중 일부는 B의 피고인에 대한 채권과 상계, 일부는 피고인의 D조합에 대한 채무를 B이 인수하기로 하면서 B에게 위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등기를 이전해주었고, 같은 달 23.경 매매대금 중 남은 잔금 8,850만 원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해 위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8,850만 원, 근저당권자를 피고인의 처 E(개명 후 F)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다.
피고인은 2008. 10. 28.경 B로 하여금 피고인의 D조합에 대한 대출금이자 1,120만 원을 납부하게 하고, 같은 달 29.경 피고인의 모 G의 H조합에 대한 대출금 5,000만 원을 대신 변제하게 하였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들이자 합계 약 4,400만 원 상당의 임금채권자들인 I 등 7명은 위 매매계약이 피고인과 B 사이에 체결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08. 11. 27.경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송 계속 중인 2009. 4. 21. 피고인과 E 사이에 협의이혼 신고가 있었으며, 2009. 6. 12.경 울산지방법원에서 피고인, E과 B 및 위 I 등 7명 사이에 조정이 성립되어 B이 I 등 7명에게 3,500만 원을 지급하고 I 등 7명이 E의 근저당권에 대한 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면 E이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기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이 성립, 같은 해 7. 8.경 확정되었고 이에 따라 B은 같은 해 7. 31.경부터 10. 31.경까지 I에게 3,500만 원을 지급하였으나 E의 근저당권설정등기는 말소되지 않았다.
한편 피고인은 2007. 1.경 J으로부터 6,700만 원을 빌리면서 E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웠고, J은 2009. 3. 19.경 E에 대한 6,700만 원의 대여금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E의 B에 대한 근저당부채권을 가압류하였으며, 위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자인 D조합이 2010. 8.경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J은 E에 대한 채권자 및 가압류권자라는 주장을 하였고, 2011. 9. 26.경 배당절차에서 E은 근저당권자로서 채권최고액 8,850만원에 대해 배당을 받았으며, J은 E의 배당금 출급청구권에 대한 추심명령을 신청하여 2011. 9. 30. 인용결정을 받았다.
이에 B은 J에 대해 위 8,85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울산지방법원 2013가단24992 판결로 패소하자 항소를 제기하여 울산지방법원 2014나3443호 손해배상(기) 사건(이하 '관련 사건'이라고 한다)의 재판이 진행되었다.
피고인은 2015. 6. 10. 17:00경 울산 남구 법대로 55에 있는 위 법원 503호 법정에서 관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한 후 증언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피고 J 대리인의 "증인은 E에게 이혼에 따른 위자료 명목으로 금 8,8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 맞는가요."라는 질문에 "예. 맞습니다."라고 증언하고,
피고 대리인의 "증인은 2008. 10. 22. 원고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8,850만 원을 E에게 양도하기로 하면서 원고가 E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금 8,850만 원, 채무자 원고, 근저당권자 E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해 주었던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예. 맞습니다."라고 증언하고,
피고 대리인의 "원고가 갑 제6호증과 같은 결정을 받은 이후 원고가 증인에게, 증인의 근로자들에 대해 위 결정에 따른 3,500만 원을 지급했다고 하던가요."라는 물음에 "원고가 전혀 지급하지 않아서 제가 밀양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500만 원 벌금을 냈습니다."라고 증언하고,
피고 대리인의 "벌금 500만 원을 낸 이후에 원고가 3,500만 원을 변제했다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는가요."라는 물음에 "없습니다."라고 증언하고,
피고 대리인의 "근저당권으로 담보된 8,850만 원은 원고가 증인에게 변제할 수 있고, E에게도 변제할 수 있는 돈인가요."라는 물음에 "그것은 위자료 때문에 했기에 E한테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증언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B에 대한 8,850만 원 상당의 매매대금 채권을 E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양도한 사실이 없었고, B은 화해권고결정 이후 I 등 7명에게 3,500만 원을 지급한 뒤 피고인에게 그 사실을 말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B(이하 '고소인'이라고 한다)과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사업 부도와 막대한 부채 등으로 부부 간의 불화가 지속되면서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가장으로서 부양 의무를 다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처 E(개명 후 F)에게 매매 잔금을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할 생각으로 근저당설정시 잔금은 처의 몫이라 생각하여 고소인에게 처를 근저당권자로 설정하도록 요청한 것일 뿐 실제 E에게 잔금지급채권을 양도한 것은 아니었다. 피고인은 증언 당시 신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채권양도의 요건과 효과 등에 대한 법적 무지로 인하여 단순히 매매 잔금을 처인 E에게 지급하더라도 피고인의 의사에 부합하다는 기억으로 증언한 것이다.
또한 고소인이 I 등 임금채권자들에게 3,5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피고인에게 말하였는지에 대한 증거는 고소인의 진술이 유일한데, 피고인은 울산 북구 자동차학원 부근 도로에서 고소인을 만났을 때 고소인으로부터 3,500만 원의 지급사실을 듣지 못하였고, 고소인은 3,500만 원 지급 이후 근저당권말소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근저당권말소에 관한 어떠한 절차를 취하지 아니하다가 이 사건 부지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자 그제야 근저당권말소 여부를 확인한 다음 이를 피고인의 탓으로 돌리려 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피고인은 자신의 기억에 반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사실이 없다.
판단
법리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전체적 취지가 객관적 사실과 일치되고 그것이 기억에 반하는 공술이 아니라면 사소한 부분에 관하여 기억과 불일치하더라도 그것이 신문취지의 몰이해 또는 착오에 인한 것이라면 위증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89도1748 판결, 대법원 1996. 3. 12. 선고 95도2864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여 위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고소인(매수인)은 피고인(매도인)과의 2008. 10. 22. 매매계약 체결 이후 잔금지급 기일인 2008. 11. 30.까지 잔금 8,85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오히려 피고인은 매매계약 체결 다음날인 2008. 10. 23. 고소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매매대금 7억 5,000만 원에서 정산하기로 한 피고인의 채무 중 D조합(이하 'D조합'이라고 한다)에 대한 대출채무 4억 8,000만 원을 변제하지 아니하였다. 이후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2년이 경과한 2010. 8. 23.경 D조합이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그 결과 근저당권자인 E 앞으로 8,850만 원이 배당되었다.
고소인은 위 경매 등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잃고 잔금 8,850만 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피고인을 사기죄로 형사고소하였으나 피고인은 2018. 8. 23.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불기소결정서에도 고소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자인 D조합에 대한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여 경매개시가 되었고, 근저당권자가 피고인이나 처 E 누구로 설정되었더라도 그 결과에는 차이가 없다는 점이 기재되어 있다.
고소인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요구로 처인 E 명의로 근저당을 설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E에게 잔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적이 없다. … (중략) … 부부 중 누구에게 지급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피고인과 고소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및 법정에서의 증언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고소인은 모두 피고인의 고소인에 대한 잔급지급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인, 고소인, E 사이에 E을 근저당권 명의인으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고, 그 합의대로 E을 근저당권자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고소인은 피고인 또는 E 어느 누구에게라도 잔금지급을 하고 근저당권말소를 구할 수 있는데, 다만 피고인과 고소인 모두 그 법률요건과 효과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제3자를 근저당권 명의인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 그 점에 대하여 채권자(피고인)와 채무자(고소인) 및 제3자(E) 사이에 합의가 있고, 채권양도, 제3자를 위한 계약, 불가분적 채권관계의 형성 등 방법으로 채권이 그 제3자(E)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3자(E)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도 유효하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다69940 판결 등 참조)].
법률지식이 부족한 피고인이 관련 사건에서 근저당권설정 경위를 묻는 소송대리인의 질문 중에 '양도'라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양도'의 법적 의미를 잘 알지 못한 채 잔금을 받으면 E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돈을 줄 예정으로 위 변호사의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했다고 하여 이는 신문취지의 몰이해 또는 착오라고 판단될 뿐 이를 두고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고소인은 이 법정에서, '울산 북구 K자동차학원 부근 도로에서 피고인을 만나 근저당권 말소를 요구하였다. 바로 만나지는 못하였고, 시간이 걸려서 만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확실하게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하였다.
이 법원 2008가단47977 사해행위취소등 사건의 화해권고결정 결정사항상 3,500만 원의 지급사실은 E 명의 근저당권말소의 단초가 되는 중요한 사항인데, 고소인은 이를 피고인에게 알린 시점과 당시의 구체적인 대화내용을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고소인이 I 등에게 3,500만 원을 전액 지급한 시점(2009. 10. 31.)으로부터 2010. 8. 23. D조합이 임의경매를 신청하기까지 약 10개월의 기간이 있었음에도 피고인, E, L(화해권고결정 결정사항 제3의 나.항)에게 근저당권말소를 구했다는 어떠한 자료가 없으며(I 등이 고소인으로부터 3,500만 원을 지급받는 즉시 취하하기로 한 이 법원 2008카단6372 부동산처분금지 및 근저당권처분금지가처분 역시 '2010. 1. 25.'에야 집행해제되었다), 고소인은 관련 사건에서도 3,500만 원을 I 등에게 지급한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 점을 종합하면, 고소인은 E 명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당연히 말소되었을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피고인이나 E에게 말소를 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
결국, 피고인의 관련사건에서의 증언은 전체적 취지가 객관적 사실과 일치되고, 채권양도에 관한 증언은 신문취지의 몰이해 또는 착오에 인한 것으로 보이며, 3,500만 원의 지급사실에 관한 증언은 피고인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피고인이 고소인의 3,500만 원 미지급으로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밀양에서 벌금 500만 원을 냈다고 증언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있기는 하나 이 사건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지치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정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