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0. 11. 26. 선고 2019구합712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9. 6. 3. 원고에게 한 파면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7. 4. 1. 경상남도 울산시 E과 F사무관으로 임용되어 2014. 1. 3. 지방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면서 2016년~2017년 무렵 G본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울산 울주군 H를 거쳐 2019. 1. 4.부터 2019. 5. 12.까지 G본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19. 5. 10.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울산광역시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다.

피고가 울산광역시 인사위원회에 송부한 징계의결 요구서에 첨부된 징계사유서에 기재된 원고의 구체적인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고 한다)는 다음과 같다.

라.

울산광역시 인사위원회는 2019. 5. 31.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지방공무원법 제55조를 위반한 것으로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제3호, 구 지방공무원 징계 및 소청규정(2020. 7. 28. 대통령령 제30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구 지방공무원 징계규칙(2020. 7. 28. 행정안전부령 제1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의 징계기준에 따라 원고를 파면에 처할 것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2019. 6. 3. 그에 따라 원고를 파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19. 6. 17. 울산광역시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하였으나 울산광역시 소청심사위원회는 2019. 8. 9. 소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일부 사실관계가 다르고 그 자체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거나 상급자로서의 부당한 요구나 지시라고 보기 어렵다(개별적인 징계사유에 관한 주장은 아래에서 살핀다).

2)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설령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비위의 정도 및 과실 여부, 그간의 원고의 성실한 공직생활이나 가계 사정 및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은 사정들을 징계에 감안한 점이나 다른 성희롱에 대한 징계에서 감경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징계양정이 부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 사실

가)

여성가족부는 익명의 사람이 공공부문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에 원고에 대하여 한 신고를 접수하고 2019. 1. 22. 이에 대한 조치를 피고에게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2. 8.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조사계획을 수립하고, 2019. 2. 20. 여성 인권진흥원의 컨설팅(컨설팅단 4명)을 받았으며, 2019. 2. 21.부터 2019. 2. 22.까지 원고와 함께 근무하였던 여성 직원 총 28명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나)

피고는 외부전문가를 통하여 2019. 2. 27. 직원 9명에 대한 1차 면담 조사를 하고, 2019. 3. 5. 직원 6명에 대한 2차 면담조사를 실시하였으며, 2019. 3. 19.부터 2019. 3. 20.까지 피해자 3명에 대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고, 2019. 3. 29.에도 추가 조사를 실시하였다.

다)

위 피해자 3명이 2019. 3. 29. 작성하여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진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라)

피고는 2019. 4. 10.에는 원고에 대한 조사를 거쳐, 2019. 4. 26.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의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계의 수위를 중징계로 요구할 것과 원고와 피해자들을 분리하고 소송 및 심리 지원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의결하였다.

마)

피고는 2019. 5. 10.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울산광역시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울산광역시 인사위원회는 원고를 파면에 처할 것을 의결하였으며, 피고는 2019. 6. 3.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 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한편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 내용 및 정도 등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과 을 제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가 인정되고, 제7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각 행위는 피해자들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여 성희롱에 해당한다(제7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함으로서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에는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우선 원고는 피해자 A, B가 포함된 모임을 만들어 여직원들이 모임에 참석하도록 한 것과 여직원의 남편과 통화를 하였음은 인정하고 있다. 피해자 A, B는 일치하여 피해자 B가 육아 때문에 참석이 어렵다며 여러 차례 단체 채팅방에서 나갔음에도 3번이나 다시 초대를 하였고, 여직원들이 모임을 회피함에도 여직원들이 되는 날에 여직원들이 원하는 모임장소를 정하게 하였으며 여직원의 남편에게 전화하여 모임에 나오도록 할 것을 독촉하였음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어 그 진술내용에 믿음이 간다. 원고는 함께 근무하였던 직원들과 계속 만나기 위하여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직원들을 초대하였을 뿐 이를 두고 업무상 강요나 부당한 지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와 같은 행위는 자신의 상급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여 친분관계를 빙자한 모임을 만들어 그 모임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던 하급자인 여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사적인 모임에의 참석을 강요하고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함으로써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도록 한 것에 해당한다.

②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원고는 피해자 A가 날씨가 좋다고 하여 출장갈 일이 있으면 점심때 맞춰가자고 하고 성적 관심을 표명하지는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 A는 원고와 나눈 대화 내용을 상세하고 진술하고 있고, 그 대화 직후 피해자 B와 함께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며 원고의 행위에 관한 하소연을 하였으며, 울산광역시 인사위원회의 조사위원이 위와 같은 메신저 대화 내용을 피해자 B로부터 제출받아 이를 직접 확인하였으므로, 제2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가 사실로 판단된다. 그리고 원고의 이와 같은 행위는 ㉠ 원고와 피해자 A가 따로 외출할 정도로 평소 친분관계가 있지 않았던 점, ㉡ 피해자 A가 사적인 용무로 외출함을 들어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였음에도 계속해서 사적인 동행을 종용한 점, ㉢ 원고는 피해자 A의 동행 거부에 다른 남자를 만나냐는 질문을 하기도 한 점, ㉣ 그 외 원고가 평소 행한 여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이나 이에 대한 피해자 A가 보인 부정적인 반응 등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부적절한 의도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제3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다른 직원들이 있었으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 피해자 B의 담당 업무는 휀스와 무관하였던 점, ㉡ 원고와 피해자 B가 평소 해당 업무에 관하여 의견을 주고받았다거나 조언을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 그럼에도 여직원인 피해자 B를 특정하여 개별적으로 불러내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휀스 종류를 선택하도록 한 점, ㉣ 원고의 이러한 언동은 동료 직원들로 하여금 원고와 피해자 B와의 관계를 오해할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할 수 있는 부적절한 것인 점, ㉤ 원고는 평소에도 특별한 용건 없이 피해자 B에게 전화를 하고 전 화를 받지 않으면 화를 내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는 피해자 B로부터 단순히 조언을 받은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 B를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하여야 한다.

④

제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 B로 인하여 사무실이 청결해졌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 피해자 B를 '예쁜 아줌마'로 지칭하여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한 언어적 행위를 한 점, ㉡ 이와 같은 표현은 남직원들만 있는 해당 부서에서 피해자 B에 대한 성차별적 발언에 해당하는 점, ㉢ 이로 인하여 피해자 B가 상당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⑤

제5, 6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발화의 경위 등에 비추어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 피해자 B가 원고의 넥타이를 고쳐주거나 사적인 대화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기보다는 오히려 원고의 계속된 부적절한 언행으로 말미암아 원고를 멀리하려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해자 B가 원고의 넥타이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원고와 밀접한 거리에서 원고를 마주봐야 하므로 매우 당황스러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 남편의 귀가 여부를 확인한 것은 가족의 안부를 묻기보다는 은연중에 남편의 외박 여부를 추궁하는 것으로 피해자 B의 내밀한 가정생활에 관한 발언을 한 것으로 불쾌감을 야기하기에 충분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행위 또한 성희롱에 해당한다.

⑥

제7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단순히 술을 마시지 않은 직원을 파악하여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들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에 비추어 원고가 술을 마시지 않는 직원들에게 발언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회식에 참석한 모든 직원들이 발언 기회를 가지는 가운데 술을 마시지 않는 직원의 발언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불이익을 가하여 음주를 강요한 것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위와 같은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원고가 피해자 B에게 음주를 강요한 외에 특별히 성적인 불쾌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성차별을 하는 언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지는 아니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원고가 직원들에게 음주를 강요한 행위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인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

⑦

제8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점심식사 후 사무실 밖에서 커피를 마시자고 한 것이고 마시던 커피를 달라고 한 것이 커피를 조금만 마시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 원고가 피해자 B에게 일과 시간 이후에 외부에서 만나자고 제의한 것은 업무와 무관하게 부적절한 사적인 만남을 제안한 것인 점, ㉡ 입을 댄 커피를 달라고 하는 것은 피해자 B와의 간접적인 신체적 접촉을 의미하는 것으로 피해자 B의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행에 해당하는 점, ㉢ 이에 피해자 B 역시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낸 점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피해자 B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

⑧

제9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주무계 직원들이 비서에게 일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아니하여 주무계 직원 2명 중 한 명이 책임지고 일정을 챙겨달라고 한 것이어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 원고에게는 별도로 비서가 있어 피해자 A, B에게 원고의 일정을 챙기는 업무를 직접적으로 담당하지 아니하는 점, ㉡ 그럼에도 여직원인 피해자 A, B를 불러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는데, 업무를 지시하는 방식 또한 가위바위보로 담당자를 정하라는 것으로 매우 비상식적인 점, ㉢ 피해자 B가 이에 대하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너 한번만 더 그러면 업무적으로 대하겠다."라고 한 것은 원고가 여직원을 업무의 수행자로 보기보다는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원고의 평소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와 같은 행위는 성희롱으로 넉넉히 인정된다.

⑨

제10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결재 시 모든 직원들을 옆자리에 앉게 하고 결재를 한다고 주장하나, ㉠ 피해자 B가 거부감을 드러냈음에도 옆자리에 앉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옆자리에 앉을 것을 강요한 점, ㉡ 옆자리에 앉을 경우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점, ㉢ 여직원들에 대한 평소의 원고의 부적 절한 언동에 비추어 피해자 B가 상당한 두려움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이와 같은 행위는 부적절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⑩

제1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해자 B를 특정하여 회식에 참석하도록 지시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 피해자 B는 회식 다음 날 자신에게 전화를 건 직원에게 원고가 지시하여 자신이 전화를 걸었음을 확인한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어 그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는 점, ㉡ 원고가 평소 여직원들에게 음주를 강요하거나 늦은 밤 여직원들을 자주 회식자리로 불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피해자 B를 회식에 참석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⑪

원고는 피해자 A가 부적절한 선물을 받는 것을 목격한 원고로부터 주의를 받은 다음 피해자 A가 자신을 무고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11호증의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피해자들은 익명의 제보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입었던 피해를 진술하게 된 것으로 특별히 원고를 무고할 만한 동기를 찾아볼 수도 없다.

3)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징계처분을 하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재량권의 행사가 징계권을 부여한 목적에 반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징계처분에서 재량권의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는 징계사유로 인정된 비행의 내용과 정도, 경위 내지 동기, 비행이 당해 행정조직 및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 행위자의 직위 및 수행직무의 내용, 평소의 소행과 직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4두4573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하여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①

원고는 3급 부이사관의 고위 공무원으로서 성희롱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 성희롱을 적극적으로 방지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여직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성희롱을 하였는바, 원고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결코 적지 아니한 것은 사실이다.

②

그러나 원고의 언동의 경위나 그 내용, 사용한 단어, 전후의 상황을 고려하면 원고가 행한 성희롱의 정도가 매우 강한 정도로 성적인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 원고의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신체적인 접촉은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언동 역시 직접적으로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표현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아니하였다.

③

피고는 원고가 과거에도 성희롱이 의심되는 비위를 저질러 그에 대한 조사를 2번이나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이로 인하여 징계를 받지도 아니하였고 원고가 조사를 받았다는 아무런 객관적인 증거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그 이외에 원고는 1997년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래 약 20여 년 동안 성실히 근무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④

구 지방공무원 징계규칙 제2조 제1항 [별표 1]에 따르면,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 중 성희롱에 대한 징계처분은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를 '파면'으로, '비위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를 '파면~해임'으로 정하고 있고, 기타 징계사유에 대한 징계처분은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를 '파면~해임'으로 정하고 있다. 징계 양정 기준에 관하여 구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에서 규정한 '고의'나 '과실' 등은 반드시 형사법적인 개념으로 이해할 것은 아니고 징계사유의 내용에 따라 적정한 징계 양정을 하기 위하여 일응 귀책사유를 유형화한 것일 뿐이므로, 형사법적으로 고의에 의한 행위이기만 하면 그 경위나 품위 손상의 정도 등과 상관없이 무조건 위 양정기준의 '고의'에 해당하여 최소한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하여야만 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⑤

파면처분은 구 지방공무원법이 규정한 징계처분 중 가장 무거운 처분으로 신분 박탈뿐만 아니라 공무원 임용자격의 제한, 퇴직급여, 퇴직수당의 지급이 제한된다. 그런데 앞서 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비행이 원고에게 징계를 가하여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할 기회를 부여하고 피해자들과 다시 접촉하지 않도록 하여 2차 가해를 가하지 않도록 팔 필요성을 넘어 신분과 지위를 박탈하고 퇴직급여, 퇴직수당의 지급까지 제한하여야 할 정도에 이른다고는 볼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우(재판장) 김정성 노민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