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0. 7. 17. 선고 2020고정44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B')는 경남 창녕군 C에 있는 금속조립구조재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사업주로서, 2015. 2. 9.경부터 울산 울주군 D에 있는 주식회사 E(이하 'E') F 공장 자재창고 신축공사의 철골 및 판넬공사를 진행하였고, 피고인 A은 위 B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 및 수급자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고, 피해자 G(48세)은 'H'라는 상호로 조립식 건축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주로서, 위 B으로부터 위 공사 중 판넬공사를 도급받은 I로부터 2015. 7. 25.경부터 판넬의 시공 작업을 도급받아 진행하였다.

가.

피고인 A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 등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해야 하고, 작업발판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안전방망을 설치하여야 한다.

피해자 G은 2015. 7. 29. 09:50경 위 자재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피해자가 고용한 근로자와 함께 위 창고 건물의 지붕 부분에 판넬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소속 근로자 및 수급인인 피해자가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작업자가 추락하지 않도록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하거나 작업발판을 설치하여 작업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는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로 안전한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소속 근로자와 함께 지붕 위로 올라가 작업하던 피해자로 하여금 약 10m 아래의 바닥으로 떨어지게 함으로써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함과 동시에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나.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은 가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가항과 같이 도급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B이나 A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판넬공사에 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2015. 1. 1. 시행 법률 제11862호, 이하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나.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위 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하고,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도5782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호의 '사업의 전부' 내지 '사업의 일부'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이에 관한 정의 내지 구별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런데 위 규정에서 '사업'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호의 '전문분야의 공사'와 다른 취급을 하고 있는 점, 산업재해 예방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실질적 관리·감독이 전제되어야 하는 점 등의 측면에서 보면, '사업의 전부'는 사업주가 담당하는 사업 전체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사업의 개별적·독립적 공정까지 의미하고, '사업의 일부'는 그러한 개별적·독립적 공정 내의 준비작업, 일부작업, 마무리작업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업의 전부를 도급주었다고 볼 수 있기 위하여는 사업 전체를 도급주고 그 관리·감독 업무에 관여하지 아니한 것은 물론, 사업의 개별적·독립적 공정을 도급주고 그 관리·감독 업무에 관여하지 아니하는 것도 포함된다.

다.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ㅇ E는 공소사실 기재 공장 자재창고를 신축하기로 하고 콘크리트로 바닥의 기초를 만드는 공사는 J에, 철골 및 판넬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 B에, 소방공사는 주식회사 K에, 전기공사는 다른 업체에게 각 도급주었다.

ㅇ 공소사실 기재 공장 자재창고는 지반공사 → 철골공사 → 판넬설치공사 → 전기, 소방공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ㅇ 피고인 B은 이 사건 공사 중 철골공사를 위한 철골을 제작한 후 그 시공은 L(M)에게 도급주었고, 이 사건 공사 중 판넬공사는 I(N)에게 도급주었다. I는 위 판넬공사 중 판넬 시공을 피해자 G(H)에게 도급주었다.

ㅇ 이 사건 공사 중 철골공사가 완료된 후 판넬공사가 시작되었는데, 피고인 B과 L(M)은 철골공사를 완료하고 현장을 떠났으며 잔류한 인력도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 B은 판넬공사나 그 공정 중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여 시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판넬공사 당시 공사현장을 관리, 감독하지도 않았다.

ㅇ E 이사였던 O 등이 판넬공사 시 현장에 있으면서 판넬공사에 관여하였고, 판넬공사 시 안전대, 안전모 등 보호장구는 판넬공사를 맡은 피해자 G(H)이 직접 준비하였다.

라.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하면 판넬공사는 이 사건 공사의 개별적·독립적 공정이라고 판단되고, 나아가 피고인 B이나 A이 판넬공사에 관하여 수급업체를 관리·감독하는 등 해당 공정의 전반적인 관리 업무를 수행한 경우가 아니므로, 판넬공사에 관하여는 피고인 B이나 A을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의 사업주'라고 보기 어렵다.

마.

이와 달리 판넬공사를 이 사건 공사의 일부라고 본다는 가정적 전제에서 살펴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E는 공소사실 기재 자재창고를 신축하기로 하고 콘크리트로 바닥의 기초를 만드는 공사는 J에,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 B에, 소방공사는 주식회사 K에, 전기공사는 다른 업체에게 각 도급주었다. 판넬공사를 이 사건 공사의 '사업의 일부'라고 본다면, 이 사건 공사 역시 공소사실 기재 자재창고 신축공사의 '사업의 일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공사의 비중이나 역할만으로 이 사건 공사가 자재창고 신축공사의 '사업의 전부'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본다면 이 경우 역시 피고인 B이나 A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도급사업주 책임을 진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도9033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이 사건 공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전문분야의 공사'로 볼 여지도 있는바,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결론에 이른다.

바.

그러므로 피고인 B이나 A을 이 사건 공소사실의 판넬공사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는 사업의 사업주'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3.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공사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57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도1448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도5545 판결 등 참조).

나.

위 2의 다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 G은 이 사건 공사 중 판넬공사를 I로부터 도급받은 수급인으로서 판넬공사를 시공하게 된 것이므로, 그 시공은 피해자 G이 자신의 업무로서 그 책임으로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나아가 위 법리에서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따라서 피고인 A이 수급인인 I의 수급인인 피해자 G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라.

그러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정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