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2. 6. 선고 2021가합1642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와 A 주식회사(이하 'A'이라 한다)는 모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별지1 목록 기재 원고들(이하 '원고들'이라 한다)은 A의 근로자로 재직한 사람들이다. 다만 원고 E는 2021. 8. 12., 원고 F은 2021. 8. 13. A에서 퇴사하였다.

나.

A의 피고에 대한 운송사업 노선 양도

1)

A은 2021. 8.경 피고에게 A이 운행하던 운송사업 노선 및 시내버스 차량 66대를 양도하기로 하는 아래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이라 한다).

2)

A과 피고는 2021. 8. 11.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른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양도·양수 신고를 하였고, 울산광역시장은 2021. 8. 27.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위 신고를 수리하였다.

3)

피고는 2021. 9. 1.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매수한 시내버스 차량 66대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이전등록을 하고, 인수한 노선의 운송을 개시하였다.

다.

A의 파산선고

1)

A은 이 사건 소 제기 후인 2021. 11. 29. 울산지방법원 2021하합516호로 파산신청을 하여 2022. 5. 16. 파산선고를 받았고, B이 A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A의 파산관재인 B은 이 사건 소 중 사해행위취소 청구 부분을 수계하고 그 청구취지를 부인의 소로 변경하였다.

2)

한편 A의 관리인 BB은 위 파산선고 전 BC감정평가사사무소에 A이 과거 보유하였던 시내버스 차량 72대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뢰하여 2022. 2.경 위 감정평가업체로부터 2021. 8. 31.을 기준시점으로 하여 위 각 차량의 가액을 산정한 감정평가 결과를 받았다. 이후 A의 관리인 BB은 2022. 3. 7. 피고에게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소유권이 이전된 시내버스 차량 66대 중 근저당권이 설정된 61대를 제외한 나머지 5대차량의 가액에 해당하는 2억 3,200만 원의 지급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2022. 4. 20.경 A의 파산신청을 대리한 법무법인 BD 명의 예금계좌로, 2021. 8. 21.경 계약금 명목으로 기지급한 5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2억 2,700만 원을 송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가 제1, 3, 7, 10, 13,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별지1 목록 순번 1 내지 23 기재 원고들의 주위적 주장

이 사건 양도계약은 영업양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과 A 사이의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2021. 8. 27. 위 원고들에 대하여 기존의 고용조건에 따른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고 신규채용 방식으로 입사할 것을 요구하였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원고들을 부당하게 해고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피고의 위 원고들에 대한 해고 처분이 무효인 이상, 위 원고들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노무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위 원고들에게 해고일인 2021. 8. 27.부터 위 원고들이 복직할 때까지 매달 별지2 '주위적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이 산정된 월 평균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별지1 목록 순번 1 내지 23 기재 원고들의 예비적 주장 및 순번 24, 25 기재 원고들의 주장

A은 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피고에게 운송사업 노선은 무상으로, 시내버스 차량 66대는 불과 매매대금 2억 3,200만 원에 양도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391조 제1호에서 정한 고의부인 또는 제4호에서 정한 무상부인의 대상이 되므로, A의 파산관재인 B은 이 사건 양도계약의 체결을 부인한다. 따라서 피고는 부인권 행사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원고들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A의 파산관재인 B에게 위 운송사업 노선과 시내버스 차량의 가액 범위 내에서 A의 파산관재인 B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등의 합계액에 해당하는 1,363,282,787원(= 별지1 목록 순번 1 내지 23 기재 원고들 1,094,606,039원 + 순번 24, 25 기재 원고들 268,676,74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별지1 목록 순번 1 내지 23 기재 원고들의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영업양도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므로 영업재산의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것이지만, 반면에 영업재산의 전부를 양도했어도 그 조직을 해체하여 양도했다면 영업의 양도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다23826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 갑가 제10, 13호증의 각 기재, 울산광역시의 2024. 9. 24. 자 사실조회회신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A의 주된 영업권인 운송사업 노선과 주요 물적 자산인 시내버스 차량 대부분과 함께 사실상 인적 조직까지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 양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과 A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피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①

A은 2021. 8. 31.경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사실상 영업재산 전부에 해당하는 운송사업 노선과 노선면허가 부여된 시내버스 차량 66대 전부(인수되지 않은 차량 6대는 노선면허가 부여되지 않은 차량이다)를 피고에게 양도하였고,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21. 11. 29. 파산신청을 하였으며, 2022. 1. 18.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면허가 취소되었다.

②

피고는 위와 같이 운송사업 노선과 시내버스 차량을 인수하는 외에도 A과의 협의로 A 출신 근로자들을 우선 및 신규채용 형태로 전원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실제A 소속 운전근로자 154명 중 위 원고들을 비롯하여 신규채용 방식으로 고용되기를 희망하지 않은 48명을 제외한 나머지 106명을 재고용하였다.

③

한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4조 제9항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양도·양수신고를 하거나 인가를 받은 경우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양수한 자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양도한 자의 운송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승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35조 제3항은 "노선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일부 양도·양수에는 해당 노선, 해당 노선에 사용되는 사업용 자동차 및 운송 부대시설이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울산광역시장은 A과 피고의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양도·양수 신고를 수리하면서 양도·양수 조건으로 "승무원 고용은 승계하여야 합니다."라는 내용을 부가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은 관계법령의 규정 및 울산광역시장이 양도·양수 신고를 수리하면서 부가한 부관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피고는 A의 인적·물적 조직을 일체로 양수한 것으로 이해된다.

④

A은 시내버스 여객 활동에 따른 운송수입과 재정보조금 수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위와 같이 운송사업 노선과 시내버스 차량 대부분을 양도한 후에도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양도계약에서 운송사업 노선과 관련해서는 "본 계약은, 차량의 매도 또는 인적조직의 양도, 기타 부수물의 양도 등을 일체 포함하지 않은 순수한 '노선면허권'의 양도만을 대상으로 한다."라고 기재하고, 시내버스 차량과 관련해서는 "본 계약 및 각 버스별 매매계약은 각 버스 그 자체만을 대상으로 할 뿐이며, 부속물 또는 기타 물적 대상물, 인적 조직 등을 매매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라고 기재하여, A으로부터 영업 일체를 양수하는 것이 아니고 기타 물적 시설이나 인적 조직 등은 이 사건 양도계약의 목적물에서 제외하는 외관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그 실질이 영업 일체를 양수한 것인 이상위와 같은 일부 계약 문언만으로 영업양도를 부정할 수는 없다.

나.

위 원고들의 근로관계 단절의 의사표시 여부

1)

관련 법리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지만 근로자가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기업과 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다. 또한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가 자의에 의하여 계속근로관계를 단절할 의사로 양도기업에서 퇴직하고 양수기업에 새로이 입사할 수도 있다. 이때 근로관계 승계에 반대하는 의사는 근로자가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사실을 안 날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양도기업 또는 양수기업에 표시하여야 하고, 상당한 기간 내에 표시하였는지는 양도기업 또는 양수기업이 근로자에게 영업양도 사실, 양도 이유, 양도가 근로자에게 미치는 법적·경제적·사회적 영향, 근로자와 관련하여 예상되는 조치 등을 고지하였는지 여부, 그와 같은 고지가 없었다면 근로자가 그러한 정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시점, 통상적인 근로자라면 그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근로관계 승계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시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다45217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 갑가 제3 내지 6, 17, 19, 21,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근로관계 승계를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피고와의 계속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와 위 원고들 사이의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은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해고 처분을 하는 것은 관념상 불가능하므로, 해고가 있었음을 전제로 그 무효 확인 및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위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결국 이유 없다.

①

A은 아래 4항에서 보는 것과 같이 자금난이 가중되어 회사의 존속 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있던 상황에서 파산신청을 검토하는 한편, 시내버스 노선의 운행을 유지하려는 울산광역시의 중재 등에 따라 시내버스 운행 중단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최소화하고 소속 근로자들에게도 재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기는 하나 존속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운송사업 노선 면허 및 그와 일체의 관계에 있는 시내버스 차량을 매각하고자 시도하게 되었다.

A은 2021. 5.경 BE 주식회사(이하 'BE'이라 한다)를 상대로 운송사업 노선의 매각을 추진하였으나 BE은 기존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퇴사 후 재입사, 즉 '신규채용'이 이루어져야 해당 노선을 인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이러한 조건에 노조가 반대하는 등의 사정으로 그 매각은 부결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A의 버스운송 노선을 인수하려는 사업자는 피고와 BE 정도만 확인될 정도로 제한적이었고, 그마저도 위 사업자들 모두 기존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는 퇴직 등 방식으로 기존 근로관계를 단절시킨 다음 양수업체가 그 근로자들을 신규채용하는 방식으로 종전 근로관계에 따라 형성된 근로자들의 권리, 의무를 배제하는 조건이 아니면 인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였다(BE이 2021. 8.경 최종적으로 A 측에 제시한 조건도 기존 근로자들을 '신규채용'하되, 이전에 적립된 퇴직금 중 A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하는 부분만 추가 부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②

피고 등이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에 있어 위와 같은 조건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은 기존 고용조건에 따른 근로관계를 그대로 승계할 경우 미지급 임금이나 적립된 퇴직금 채무 및 기존의 호봉에 따른 임금 지급 채무 등 최소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 되어 A의 운송사업 노선을 인수하는 것이 회사에 이익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고도의 경영상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고, 이러한 양수인 측의 입장은 A의 1노조인 BF지역버스노조 BG지부(110명 상당), 2노조인 BH지부 BI지회(13명 상당), 3노조인 BJ노조(12명 상당)에도 가감 없이 전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은 피고, 울산광역시 측과 운송사업 노선 양도를 협의하면서 기존 근로자들의 재고용을 최대한 보장하고, 신규채용 과정에서 기존의 호봉도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③

한편 이러한 양수인 측의 입장을 전달받은 A의 각 노조는 내부적으로 운송사업 노선 양도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사를 취합하였는데, 1노조는 다수 조합원들의 찬성으로 이 사건 양도계약에 동의하는 입장을 표명하였으나, 2노조는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한 인수안을 모색하면서 이 사건 양도계약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2노조는 과거운송사업 노선 등의 매각이 부결되었던 BE에게 다시 인수를 제안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존의 고용조건에 따른 근로관계를 그대로 승계하는 조건으로 A의 운송사업 노선 등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하는 업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④

이와 같이 당시 A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퇴사 후 재입사라는 조건을 수용하고서라도 다른 업체가 운송사업 노선을 양수하도록 하고 그 회사에 재취업하는 선택을 하는 외에는 실직 위기를 모면할 다른 방안이 없던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1노조가 그와 같은 고용(퇴사 후 재입사) 조건에 사실상 동의하여 2021. 8.말경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른 영업양도가 최종적으로 결정되었고, 실제로도 A의 근로자들 중 다수가 퇴사 후 재입사 방식으로 피고에 채용되는 선택을 하였다. 그러나 위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신규채용 형태로 재입사하는 것을 거부하고, A에서 2021. 8. 31. 퇴사하는 외관을 형성하였는데, 이러한 위 원고들의 입장 표명은 일응 피고의 사업양수 자체에 반대하면서 그 고용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A에 계속 잔류하려는 의사표시로 이해된다.

⑤

다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위 원고들이 당초 피고에 재입사하지 않고 A에서 퇴사하는 외관을 형성하게 된 것은, A과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퇴사 후 재입사'라는 방침을 수용하도록 요구하여 위 원고들이 그와 같은 방침에 불복하고 피고에게 기존의 고용조건에 따라 그대로 근로관계를 승계할 것을 요구하는 취지에서 피고의 신규채용에 응하지 않은 결과로 이해할 여지도 없지는 않다.

⑥

그러나 그 후 위 원고들이 취한 아래와 같은 일련의 추가적인 대응 양상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결국 위 원고들은 대외적, 객관적으로 양수업체인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겠다는 근로관계 단절의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한 것이지, 기존과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유지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 위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신규채용 형식으로 입사하는 것을 거부하는 한편, '자신들이 2021. 8. 31. A에서 퇴직하였으나 A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A의 대표자인 BB을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등으로 형사 고소하였다(이에 따라 BB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위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또한 위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 등은 A이 2022. 5. 16. 파산선고를 받은 후 채권 신고 등의 절차를 거쳐 파산채권 또는 재단채권으로 채권조사가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A의 파산관재인 B이 이 사건 소 중 사해행위취소 청구 부분을 수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원고들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은 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10호에 따라 수시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재단채권이기도 하다).

· 이와 같이 위 원고들은 A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채권을 보유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였는데, 이는 A과 위 원고들 사이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승계되지 않고 단절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그 과정에서 체불임금과 퇴직금 채권을둘러싼 다수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도 일정 부분 정리된 면이 있다).

· 위 원고들은 당초 이 사건에서도 피고가 아닌 A에 대하여 체불임금과 퇴직금등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A이 피고에게 양도한 운송사업 노선면허권에 대하여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한편, A을 채무자, 피고를 수익자로 하여 채무자인 A이 피고와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운송사업 노선 및 시내버스 차량66대를 이전한 것은 A의 일반채권자인 원고들의 공동담보재산을 감소시키는 사해행위라는 취지로 사해행위취소 및 그에 따른 원상회복을 구하였다가, 이 사건 양도계약 체결일로부터 거의 1년 가까이 지난 2022. 7. 13.에야 비로소 피고가 A과 위 원고들 사이의 근로관계를 승계한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하고 피고가 위 원고들을 기존의 고용조건으로 채용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추가하였다.

⑦

A의 운송사업 노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가 어떻게 정리되는지에 따라 향후 회사의 재정 및 나아가 존립 자체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받게 되는 피고의 입장에서는, 만약 위 원고들이 처음부터 피고를 상대로 그 근로자로서 노무를 제공하면서도 고용조건에 대해서만 대립구도를 형성하였다면, 이 사건 양도계약이 체결된 직후부터 A의 운송사업 노선 양수의 전제가 된 '신규채용'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운송사업 노선을 인수하는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채용 및 노무관리계획을 새로 입안하는 등 대책을 수립할 기회를 가질수 있었을 것이다(추가적인 재정 부담 등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사업양수 자체가 무산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위 원고들이 기존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승계되었다는 내용과는 양립불가능한 주장을 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고용관계를 단절하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피고로서는 당초 형성된 고용상태를 고정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장기간 동안 사업구조 개편 및 인사 노무관리 등 경영상 대처를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위 원고들의 근로관계 승계 주장에 대해 적시에 대응할 기회를 상실하고, 피해가 훨씬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도 피고가 운송사업 노선을 인수하고 운행을 개시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야 위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근로관계의 승계를 명시적으로 주장한 것은 고용관계의 안정성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신의에 좇아 권리를 행사할 것을 요구하는 신의칙에도 반하는 면이 크다고 할 것이다.

4.

별지1 목록 순번 1 내지 23 기재 원고들의 예비적 주장 및 순번 24, 25 기재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채무자회생법상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파산채권자에게 유해하다고 하더라도 행위 당시의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따라서는 당해 행위가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상당하였다거나 불가피하였다고 인정되어 일반 파산채권자가 파산재단의 감소나 불공평을 감수하여야 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그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채권자평등, 채무자의 보호와 파산이해관계의 조정이라는 파산법의 지도이념이나 정의관념에 비추어 채무자회생법 제391조에서 정한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여기에서 그 행위의 상당성 여부는 행위 당시의 파산자의 재산 및 영업 상태, 행위의 목적·의도와 동기 등 파산자의 주관적 상태를 고려함은 물론, 변제행위에 있어서는 변제자금의 원천, 파산자와 채권자와의 관계, 채권자가 파산자와 통모하거나 동인에게 변제를 강요하는 등의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하여 신의칙과 공평의 이념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부당성의 요건을 흠결하였다는 사정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상대방인 수익자에게 있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5다43999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앞서 본 사실, 갑가 제17호증, 갑나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감정인 BK의 감정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A은 비수익노선의 운영에 따른 장기간의 손실 누적으로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재무구조가 부실화되었으며, 신규 유치한 노선의 초기 영업손실 및 신규버스 할부금 상환 압박 등으로 인해 회사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A은 시내버스 연료대금이 연체되어 연료공급이 중단되었고 이에 따른 임의결행으로 울산광역시가 운행정지의 행정처분을 하는 등 회사의 경영난이 가중되어 결국 자력으로는 변제기가 도래한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

A은 2019. 8. 28. 울산지방법원 2019회합525호로 회생신청을 하여 2019. 11. 5.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으나, 2020. 11. 5. "A의 계속기업가치는 3,691,881,000원 상당, 청산가치는 3,216,046,000원 상당으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산정되었으나, A이 우선 상환하여야 할 공익채권을 변제할 자금이 별도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회생절차 초기에 순영업현금흐름이 부의 값을 나타내게 되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가능성에 중대한 의문이 있고 정년퇴직 이전의 퇴직자들이 일시에 증가하여 자금유출이 급격히 발생하게 되는 경우 계속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라는 등의 이유로 회생절차가 폐지되었다. 당시 A이 우선 상환하여야 하는 공익채권의 규모는 1,436,427,000원 상당으로 산정되었다.

3)

A은 2019. 6. 28.부터 2019. 7. 25.까지 5개 노선, 11대, 42회 임의결행을 하였다는 이유로 2020. 11. 3. 울산광역시장으로부터 2020. 11. 9.부터 2021. 5. 27.까지 200일 동안 22대 50일의 사업일부정지(6대 50일 2회, 5대 50일 2회로 각 분할 정지)처분을 받았고, 2021. 7. 27.에는 울산광역시장으로부터 "사업경영의 불확실, 자산상태의 현저한 불량, 그 밖의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여 교통편의를 해침"이라는 이유로 BL번 노선 폐지명령(차량 4대), 기말소차량 3대 감차명령을 받았다. 그 후에도 A은 2021. 1. 1.부터 2021. 6. 30.까지 9개 노선, 26대, 45회 임의결행을 하였다는 이유로 2021. 8. 31. 울산광역시장으로부터 2021. 9. 1.부터 2021. 10. 30.까지 60일 동안 52대 30일의 사업일부정지(26대 30일 2회 분할 정지) 처분을 받았고, 위 처분의 효력은 피고에게 승계되었다.

4)

울산광역시는 A의 경영 악화로 시내버스 노선이 폐지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소속 근로자들도 실직의 위험에 처하는 등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파장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여 A의 운송사업 노선이 다른 회사에 인수될 수 있도록 사실상 중재 협의에 나서기도 하였다. 그러나 당시 A의 운송사업 노선을 인수하려는 의향을 표시한 피고와 BE은 모두 퇴사 후 재입사 형식의 신규채용이 아니면 근로관계의 존속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한편, 운송사업 노선의 인수대금을 지급하는데 대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추단된다. A은 시내버스 노선 운행을 유지하기 위해 조속히 협상을 진행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 울산광역시 및 노조와의 논의를 거쳐 피고에게 운송사업 노선을 최종적으로 양도하기로 하였다.

5)

A이 소유했던 시내버스 차량 중 피고로부터 그 가액에 상당하는 대금을 지급받은 5대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에 관하여는 주식회사 BM, C 주식회사, BN 주식회사, L 주식회사 등 명의로 채권최고액 합계 8,310,900,000원 상당의 공동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

다.

이 사건 양도계약의 상당성 여부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양도계약 체결 당시 A의 상황과 그 계약이 체결된 동기, 경위, 결과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양도계약의 체결은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상당하거나 불가피한 것으로서 채무자회생법 제391조에서 정한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①

A은 이 사건 양도계약 당시 이미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파산신청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재정이 악화된 상태에 있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와 같이 신규채용형식으로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한편, 운송사업 노선의 인수대금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명한 회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A은 경영악화로 더 이상 운송사업 노선을 운행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경과에 비추어 A은 조만간 대체운행 또는 노선폐지 등의 조치를 받고(실제A은 2021. 7. 27. BL번 노선 폐지명령을 받았다) 다른 운송업체에 그 노선 면허가 새로 부여될 가능성이 상당하였으므로, A이 그와 같이 소실될 위기에 있었던 운송사업노선을 그 면허의 발급자인 울산광역시의 중재에 따라 단축급부와 유사한 방식으로 피고에게 양도한 것이 상당한 재산적 가치를 포기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한편 이와 관련하여 감정인은 위 운송사업 노선의 가치를 1,940,093,000원 상당으로 평가하였으나, 다른 한편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A의 영업이익은 2015년 -492,000,000원, 2016년 -71,000,000원, 2017년 -448,000,000원, 2018년 173,000,000원, 2019년 -12,000,000원으로 장기간 손실이 계속되었고, 감정인은 재정보조금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 증액되는 것을 전제로 수익접근법에 따라 위 운송사업 노선의 가치를 산정하였으나 재정보조금이 그와 같은 성격을 가지는 수입인지도 불분명하여, 위 운송사업 노선의 가치가 타당하다고 섣불리 단정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

③

이 사건 양도계약의 대상인 운송사업 노선 면허는 사법상의 권리가 아니라 공법상의 지위이다. 비록 현실에서 시내버스 노선의 가치가 시내버스 차량의 매매대금에 포함되어 산정되거나 버스노선 면허 자체가 양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더라도, 그 노선 운행권이 사법상 독자적인 재산적 가치를 가진다거나 채권자의 채권에 충당하기 위해 이를 환가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라고 볼 여지도 적지 않다.

④

이 사건 양도계약은 시내버스의 운행이 중단됨으로써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는 것을 막고 A 소속 근로자들의 재고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A 근로자들 상당수의 동의하에 이루어졌으므로,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상당한 행위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또한 A은 파산선고 전에 이루어진 이러한 사업양도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므로, 그 결과 파산채권자들의 부담도 다소 경감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⑤

과거 A이 소유했던 시내버스 차량 72대의 가액은 2021. 8. 31. 기준2,836,000,000원인데(을 제1호증, BC감정평가사사무소가 A의 관리인 BB의 의뢰에 따라 감정평가한 가액이다), 위 시내버스 차량 중 그 가액에 상당하는 대금을 지급받은 5대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에는 이미 위 가액을 초과한 채권최고액 합계 8,310,900,000원 상당의 공동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 따라서 위 시내버스 차량이 총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파산자의 일반재산이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목(재판장) 황지현 김은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