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2. 9. 29. 선고 2021구합979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8. 3. 1. B초등학교 교사로 신규 임용되어 2019. 3. 1.부터 2020. 2. 28.까지 C초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 5, 6학년 체육 전담교사로 근무하였다.

나.

울산광역시교육청은 2020. 2. 11. 이 사건 학교 학부모로부터 원고가 학생을 성추행하였다는 민원을 받아 2020. 2. 12. 이 사건 학교 5, 6학년 총 136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다.

다.

위 전수조사결과에 따라 피고는 2020. 12. 24.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1. 8. 4.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마.

한편, 울산지방검찰청은 2020. 11. 4. 원고의 다음과 같은 범죄사실이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및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하였으나, 울산가정법원은 2021. 6. 24. 해당 범죄사실과 관련하여 원고에 대하여 불처분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

이 사건 비위행위는 상당부분 과장되거나 오해로 발생한 일로, 민원을 제기하였던 학부모들이 원고의 해명을 듣고 곧바로 민원을 철회하였으며 이 사건 비위행위 중 한 개의 행위에 대하여만 아동보호사건으로 송치되었으나 울산가정법원으로부터 불처분결정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그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를 오인한 위법이 있으며, 원고는 공무원의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도 없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설령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행위를 고의에 의한 성희롱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그 비위정도가 약한 점, 원고는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성실하게 근무하여 공모교장으로 임용된 점, 이 사건 처분이 확정되는 경우 원고는 담임배제, 교장공모자격 박탈, 명예퇴직 제한, 경제적인 손실 및 성비위자로의 낙인 등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입게 되는바, 이 사건 처분은 그 징계사유에 따른 비위의 정도에 비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어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교육공무원의 신분인 교원에게도 적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성실의무는 공무원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무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또한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원은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며 학문의 연찬과 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탐구, 연마하여 학생의 교육에 전심전력하여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가 요구된다. 여기서 '품위'란 국민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 이와 같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규정 내용과 함께 교원에게 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의 준수가 요구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교원이 부담하는 품위유지의무란 교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도록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수범자인 평균적인 교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참조).

나)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 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비위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피해 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교육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 내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여러 학생들이 원고로부터 만져준다거나 사귀자는 말 등을 들었다고 진술한바, 학생들이 기재한 내용이 대단히 구체적인 점, 다수의 학생들이 지적한 원고의 부적절한 행위 및 발언들이 유사하거나 일치되는 점, 학생들이 달리 허위 진술할 동기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설문조사의 내용은 그 신빙성이 높다.

나)

원고 스스로도 문답서를 통하여, '체육시간에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한 학생들에게 위로의 의미로 "만져줄까?", 남자친구가 없다는 학생에게 "선생님이랑 사귀면 되겠다. 그렇지?", 틴트를 바르고 있는 여학생에게 "발라보면 안되냐"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다)

사회통념상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여학생들에게 50대 중반의 남성 교사가 만져준다는 등의 신체적 접촉을 의도하는 표현을 하거나, 사귀자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성적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피해 학생들도 당시 성적 혐오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여러 학생들에게 계속적, 반복적으로 행하여진 것으로 보인다.

라)

울산광역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조사결과 통보서에서, 원고의 행위는 학대의 목적,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나, 아동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이고,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나며, 아동들의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로 교사-학생 간의 친밀한 관계 유지를 위한 행동 범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아동학대 혐의있음(성학대)'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마)

이 사건 비위행위가 형사상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죄 등으로 보호처분이 이루어질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와 별개로 이 사건 비위행위는 학생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에 해당한다.

라.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하고, 한편 징계권자가 미리 정한 징계양정의 기준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때에는 그 기준 자체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두17875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두29540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두4725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교육을 통하여 국민 전체에 봉사하는 교육공무원의 직무와 책임의 특수성에 비추어 교육공무원은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특히 원고는 2020. 3. 1. F초등학교 공모교장으로 임용되기도 하는 등 경력이나 지위에 따른 영향력에 비추어 적극적으로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건전한 학교문화를 조성해야할 위치에 있다.

나)

이 사건 징계사유는 원고가 평소 성폭력예방 교육 등을 받아왔음에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피해 학생들을 성희롱하여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으로, 원고가 행한 비위의 내용 및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행위로 인해 피해 학생들이 느꼈을 정신적 충격 또한 상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2. 1. 3. 교육부령 제255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는 교원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대한 징계양정을 규정하고 있다. 교원에게는 고도의 직업윤리의식 내지 도덕성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가중된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 교원이 성 관련 비위행위를 저지를 경우 이는 품위유지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으로서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크므로 해당 교원이 비위행위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고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그대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위 징계양정 기준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라)

위 징계양정 기준에 의하면, 미성년자에 대한 성희롱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하여 가장 경미한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의 징계를 '강등-정직'으로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 제80조 제3항에 의하면 정직은 1개월 이상 3개월 이하의 기간으로 정하여지는바, 이 사건 처분인 '정직 1월'은 최하한의 처분에 해당한다. 또한 위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 제4호에 따르면, 성희롱 행위가 포함된 이 사건에서 징계수위를 감경할 수도 없다.

마)

이 사건 징계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학생에 대한 성희롱 행위의 근절 및 교원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 등의 공익이 그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신분상 불이익 등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영(재판장) 이태희 장성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