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2. 5. 31. 선고 2021나1373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건설기계 임대, 설치, 해체,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원고에 입사하여 2016. 7. 1.부터 2020. 4. 25.까지 타워크레인 기사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2016. 6. 30.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7. 1. 24. 피고와 사이에 위 근로계약의 내용을, 월 급여 중 기본급을 178만 원으로 감액하면서 ‘퇴직금 22만 원’ 항목을 추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라.

원고는 위 변경된 근로계약서에 따라 2017. 1. 1.부터 피고가 퇴사한 2020. 4. 25.경까지 피고에게 월 급여 중 일부를 퇴직금 항목으로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 8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피고는 2016. 6. 30.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의 요청에 따라 퇴직금을 미리 나누어 받는 것으로 하여 월 급여 중 기본급에 퇴직금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는데, 피고가 근로계약서에 퇴직금 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고 이의제기를 하여 별도로 퇴직금 항목을 넣기로 합의하고 2017. 1. 24. 근로계약서를 새롭게 작성하였다. 나. 이에 따라 원고는 2017. 1. 1.부터 2020. 4. 25.까지 피고에게 월 급여에 포함하여 합계 8,492,000원을 퇴직금으로 선지급 하였다.

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를 고용노동부에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고발하였고, 결국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으로 총 10,244,840원을 지급하였다.

라.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요청에 따라 월 급여에 포함시켜 피고에게 선지급 한 8,492,000원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부당이득 한 돈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돈을 반환하여야 한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선지급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와 피고는 2016. 6. 30.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임금을 기본급 200만 원, 교통비 20만 원, 숙식비 20만 원, 연차수당 12만 원 등으로 약정한 사실, 원고와피고는 2017. 1. 24.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면서 월 급여 중 기본급을 178만 원으로 감액하면서 ‘퇴직금 22만 원’ 항목을 추가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데, 이를 비교하여 보면 실질적으로 임금 액수의 변화가 없었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

원고는 2016. 6. 30. 근로계약 시 월 급여 200만 원에 퇴직금을 포함하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이에 관한 합의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피고의 요청에 따라 2017. 1. 24. 다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2016. 6. 30.자 근로계약서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된 2016년 급여명세서에는 기본급 200만 원, 각종 수당 32만 원, 식대 20만 원 등 구체적인 급여 내역이 기재되어 있으나 퇴직금 항목은 없는 점, ② 원고 주장처럼 피고의 요청에 따라 퇴직금을 미리 나누어 받는 것으로 해서 월 급여 중 기본급에 퇴직금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한 것이라면 2016. 6. 30.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부터 위와 같이 퇴직금 항목을 넣지 않은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려운점, ③ 원고는 2016. 6. 30. 근로계약 시부터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 사건에서 부당이득으로 구하고 있는 금액은 2017. 1. 1. 이후 선지급 하였다는 퇴직금 상당액 부분에만 한정되어 있는 점, ④ 그 외에 달리 2016. 6. 30. 근로계약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이 퇴직금을 포함하여 월 급여를 200만 원으로 정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2017. 1. 24. 작성된 근로계약서(갑 제1호증) 상 근로계약기간은 2017. 1. 1.부터 2017. 12. 31.까지로 되어 있고, 원고는 그 이후에도 피고가 퇴직할 때까지 계속해서 급여를 지급하면서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계약기간 이후에도 이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4)

증인 D은 이 법원에서 원고의 주장과 같은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① 증인 D은, 원고의 대표이사 E가 ‘퇴직금 분할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무효가 된다는 점’에 대하여 무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증언하나, 위 판결이 나온 시기가 2010년경이고, 원고 대표이사 E는 2014. 3.경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자임에도 위 판결이 나온 지 약 6 ~ 7년 이상 지난 이후에도 원고 대표이사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② 증인 D은, ‘피고와 같은 조선소 타워크레인 기사의 경우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기사보다 급여가 훨씬 적어 보통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가 많아 기사들이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1년치 퇴직금을 매월 월급에게 분할하여 선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제조업 조선소 현장의 관례이고, 이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4년 가까이 장기간 근무한 이유에 대해서는 ‘중공업 직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피고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 나이 제한이 없는 원고 회사에 오랜 시간 근무한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는 바, 위 증언 내용대로라면 피고가 굳이 퇴직금 분할 지급을 먼저 요청한다거나, 만약 원고가 피고의 위와 같은 사정을 알면서 타워크레인 기사로 채용한 것이라면 피고와 사이에 1년 미만 근로자에게나 적용할 만한 퇴직금 분할 지급이 포함된 근로계약을 체결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인 D의 증언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이주황 정의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