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농업회사법인 B 주식회사로부터 ‘D’ 공장 엔드밀 장비 해체 및 이전 설치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수급하여 수행한 주체가 아니고, 사업자등록을 가진 피해자가 사업주로서 새로 이 사건 공사를 맡아 수행하였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의무 및 같은 내용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수급받은 주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일시적으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였을 뿐 사업자등록을 갖추거나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어 관련 공사업을 계속하여 경영한 것이 아니므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사업’을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해자 스스로 사업자등록을 가진 사업자였고, 공사 수행에 필요한 장비를 피해자가 소유하고 지참하였으며, 피고인이 피해자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지 않았기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조각되어야 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사회봉사 200시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쟁점에 관한 판단’ 항목에서 상세히 이유를 설시하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수급하여 수행한 주체이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전에 이 사건 공사의 수급 주체가 피고인(명의상 M)에서 피해자로 변경되지도 않았으며,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사업’이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어 특정한 일을 계속하여 경영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볼 이유가 없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사업주에 해당하며, 근로자인 피해자를 위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법령상 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원심은,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를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와 같이 산업재해 발생의 위험이 있는 사업을 하려는 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각종 안전보건조치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인적·물적 역량을 갖추어야 할 의무를 부여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사를 수급하여 피해자를 작업에 투입하였다는 사정은 규범적으로 피고인을 면책시킬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 역시 배척하였다.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각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추락사고 방지조치의 미흡으로 인해 피해자가 작업 도중 추락하여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나, 이 사건 공사가 실시된 경위,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고용관계의 종속성이 매우 약한 점, 후진적인 공사 업계의 현실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피고인에게 부담시키기도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한편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현진(재판장) 최희동 오수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