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울산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고단4113
판결선고
2024. 1. 25.
울산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9. 12. 31.경 양산시 B에 있는 피해자 C 운영의 ㈜D 사무실 내에서, 피해자에게 “해마다 법인 시제금을 맞춰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 급하게 열흘만 돈을 빌려주면 갚아 주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시 자신이 진행하던 경주시 E의 ‘F교회’ 신축공사 현장의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만 5,000만 원 상당이었고, 카드론 대출, 국민건강보험공단 연체금이 약 1,000만 원 상당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이를 약속한 기간 내에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피고인이 운영하던 회사 시제금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인 차용금과 밀린 공사대금, 신용카드 대금으로 사용할 생각 뿐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피고인 명의 새마을금고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55,000,000원을 송금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C의 진술기재
판결문, 약식명령문
공정증서, 각 차용증
입금내역서, 계좌거래내역, 디지털 포렌식 자료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회사 운영자금 명목으로 돈을 대여받았고, 당시에는 변제의 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피고인과 F교회 신축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 사이에 발생한 분쟁으로 인하여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어 피해자에게 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443 판결 참조). 한편,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에 있어서 만일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는 때에는 사기죄의 실행행위인 기망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828 판결 참조).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변제능력이 없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면서 피해자에게 용도를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돈을 빌렸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편취의 고의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빌렸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19. 7.경까지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으로부터 약 7억 1,600만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받았으나 2019. 6.경부터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수차례 벌금형 처벌을 받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당일 5,500만 원 중 4,900만 원 이상을 사용하였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급하게 사용했던 점 등에 비추어 당시 피고인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할 경우 도급인으로부터 공사 잔금 약 1억 6,000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돈을 빌릴 당시 변제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기 전 또는 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였고(도급인은 2019년 여름에 공사를 중단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인은 2020. 1.경 공사를 중단하였다고 주장함), 공사 중단 시기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도급인으로부터 단기간 내에 잔금을 지급받을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법인 시재금 용도로 돈을 빌려달라고 말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세금 납부, 운영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말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당일 G에게 기존 채무 변제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즉,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 중 일부는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 피해액이 5,000만 원을 넘고, 상당한 기간 동안 피해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음
유리한 정상 :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력이나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음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이 사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보인 태도 등 여러 양형요소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함
판사 민한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