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2. 12. 6. 선고 2022구단661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B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2019. 11. 27. 피고에게 직장 내 괴롭힘과 스트레스로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비기질성 불면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 받았다고 주장하며 피고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였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없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20. 5. 7. 위 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0. 12. 17.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95. 1. 18. 경비원으로 입사하여 2008년부터 연구소 경비실에서 출입자 통제, 순찰 등의 경비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조장으로 부임한 C이 2019. 7. 23.부터 2019. 9. 20.까지 자신의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여 월차 사용을 불허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전환배치를 하겠다고 협박하고 폭언, CCTV 감시, 대화 녹취, 인격 비하 발언 등으로 괴롭혔고, 그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원고는 이 사건 상병에 이르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발병 경위를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이를 불승인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 제1항 제2호 다목,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의하면,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고, 그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2)

갑 제1 내지 13, 17, 19호증, 을 제1 내지 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C의 증언,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증거들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C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없다.

○

원고는 C이 2019. 7. 23.부터 9. 20.까지 원고가 근무하는 경비실을 35회 방문하여 원고를 괴롭혔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C은 원고와 다툼이 있던 날 1회 찾아간 외에는 방문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C이 CCTV를 통하여 원고를 감시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원고가 근무하는 경비 사무실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C이 원고를 만날 때마다 ‘연월차 쓰지 마라, 배치 전환하겠다, 해고하겠다, 출퇴근 시간 보고하라, 장애인 주제에 월급 많이 받아간다’ 등 협박, 폭언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자신의 진술 외에는 이를 증명할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

원고의 사업장 측은, 원고와 C이 2019. 8.경 경비 업무에 관한 원칙적인 이야기를 하던 중 의견 충돌이 있었고, 이러한 충돌이 있던 날 경비반장 E가 중재하여 원만하게 화해한 사실이 있는데, 원고가 C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원고가 종전 반장인 E와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근무장소 변경을 요청하여 회사가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 근무장소로 이동하는 배려를 한 바 있다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 자신의 가정 문제로 회사에 고충을 호소한 바도 있다.

○

원고는 직원 F의 진술서를 제출하였으나, 진술인의 지위, 근무형태, 내용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낮고, 오히려 원고의 동료 직원들은 C이 원고에게 욕설이나 막말하는 것을 본 사실이 없고 오히려 원고가 C을 괴롭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진술하였다. C이 제출한 녹취서에도 원고가 C에게 근무 보고에 대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욕설과 거친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

원고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하였으나,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자료나 목격자 등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 진정인 진술만으로는 인정 여부를 결정할 수 없고, C이 근거자료로 제출한 녹취파일과 문자 내용 등에 따르면 오히려 원고가 사회통념상 인정되기 힘든 범위의 행위(욕설 등)를 한 것으로 보이는바,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판단된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되었다.

○

C은 ‘원고로 인하여 이상한 소문이 나고, 오히려 원고가 자신에게 수시로 욕설과 협박을 하여 너무 괴롭다’고 하면서 2019. 10. 15. 원고를 협박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고, 경찰은 원고가 2019. 9. 9. 및 2019. 9. 18.경 C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협박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반복적으로 도달하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나)

주치의 소견

원고의 주치의는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상병을 진단하면서 원고의 진술을 바탕으로 발병의 원인을 기재하였고, 의무기록에도 원고 진술 외에 업무와의 관련성을 추단할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

(다)

법원 감정의 소견

이 사건 상병 중 ‘비기질성 불면증’은 독립된 질환이 아니라 주요우울장애의 증상 중 일부로 볼 수 있다.

주요우울장애의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 생체아민이나 신경호르몬 등의 신경생화학적 요인, 스트레스 등의 심리사회적 요인이 포함될 수 있으며, 단일 요인으로 발병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충분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의 경우 실제 사건의 정황이나 그 강도도 중요하겠으나 개인의 감수성이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강도와 개인이 느끼는 고통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본 감정의 핵심은 스트레스 요인의 유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서로의 의견은 다른 상태로 감정인이 이 내용에 대해 진실성이나 사실 유무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라)

기타 사유

원고는 1995. 1. 18.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2007. 12. 31.까지는 정문 경비 업무, 2008. 1. 1.부터는 연구소 경비 업무를 해 왔고, 연구소 경비실에서는 ‘출입자 통제, 방문자 보안, 입‧출 시간 및 반출 물건 관리, 화재 사고 대처, 차량‧시설‧환경관리, 순찰’의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주 5일 고정 주간 근무로 업무시간은 07:00부터 16:00까지였다. 위와 같은 근무경력, 근무형태, 근무시간, 업무내용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라.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상 재해의 원인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원고의 신청을 불승인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준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