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같은 표 중 ‘원금’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1. 12.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들은 설비업, 철골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F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기존회사’라고 한다)에 고용되었던 근로자들로서 아래 표 기재와 같은 기간 동안 이 사건 기존회사에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기존회사(공동대표이사 G, H)는 2019. 6.경 부도가 난 이후 사실상 폐업상태이다.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2019. 11. 14. 자동화 설비 제작, 기타 산업용 기계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이 사건 기존회사에서 사내이사로 근무하였던 I이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다.
원고 B, D을 포함한 근로자 14명은 2019. 7. 25. 이 사건 기존회사를 상대로 울산지방법원 2019가합14666호로 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20. 2. 5. 전부 승소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20. 3. 18. 확정되었다(원고 B 청구금액 101,176,247원, 원고 D 청구금액 48,581,795원). 또한, 원고 A은 2020. 1. 17. 이 사건 기존회사를 상대로 미지급임금 103,390,823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지급명령(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0차37호)을 신청하여 그 지급명령이 2020. 3. 24. 확정되었고, 원고 C은 2019. 10. 30. 이 사건 기존회사를 상대로 미지급임금 61,424,475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지급명령(울산지방법원 2019차3301호)를 신청하여 그 지급명령이 2019. 11. 23. 확정되었다.
그 후 원고들은 소액체당금과 이 사건 기존회사 소유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절차(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J)에서 최우선변제대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2020. 6. 17.경 변제받았는바, 그 무렵 이 사건 기존회사에 대하여 남아있는 미지급임금의 원금은 아래와 같다.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이 사건 기존회사의 대표이사였던 G, H는 2020. 1. 30.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기소되어 2020. 12. 10. 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20. 12. 18. 확정되었다(울산지방법원 2020고단370).
한편, 위 울산지방법원 2019가합14666호로 소송을 제기했던 근로자 14명 중 K, L, M, N, O, P, Q 등 7명은 2020. 8. 18. 피고 회사를 상대로 울산지방법원 2020가단117625호로 미지급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이하 위 2020가단117625호 사건을 편의상 ‘선행사건’이라고 한다), 그 청구원인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기존회사의 상호속용 양수인으로서 상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위 기존회사가 부담하는 미지급임금채무를 변제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선택적으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므로 법인격부인론의 법리에 따라 미지급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었다.
선행사건 소송이 진행되던 중 이 사건 원고들을 포함한 위 기존회사의 근로자들은 2021. 12. 20.경 미지급임금 중 일부를 변제받았고, 선행사건의 원고들은 일부 변제받은 금액을 감안하여 2022. 6. 3.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선행사건에서 위 법원은 2023. 2. 14. 원고들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 회사는 2023. 2. 20. 항소하였는데, 2023. 2. 22.경 이 사건 기존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피고 회사의 해외영업을 맡고 있던 G이 선행사건의 원고들에게 1심 판결에 따른 원리금을 변제하였다. 이에 선행사건의 원고들은 2023. 4. 3. 소취하서를 제출하였고, 피고 회사는 선행사건 원고들의 소취하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선행사건은 2023. 4. 20. 소취하로 종국되었다.
원고들이 2021. 12. 20. 기준 이 사건 기존회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이하 ‘이 사건 임금 등’이라 한다)은 별지 청구금액표 기재와 같다(청구금액은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7, 2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선택적으로,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기존회사의 영업을 그대로 양수하고 직원들의 고용도 모두 승계하였으며 기존회사의 상호를 이어받아 피고 회사의 상호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상법 제42조 제1항에 의하여 상호를 속용하는 영업양수인의 변제책임에 근거하여 위 임금 등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또는, 피고 회사의 실질적 설립자 및 운영자는 G이고, G은 이 사건 기존회사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사업을 계속하기 위하여 사실상 동일한 영업을 하는 피고 회사를 설립하였으며 위 기존회사와 피고 회사는 그 사업내용이 동일하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법인격은 부인되어야 하고, 이 사건 기존회사와 피고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피고 회사의 주장
이 사건 기존회사와 피고 회사는 그 주소지나 사업 분야가 다른 별개의 회사이고, 이 사건 임금 등은 피고 회사의 설립일인 2019. 11. 14. 이전에 위 기존회사를 운영하던 G과 사이에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 회사의 채무가 아니고,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기존회사의 영업을 양수한 바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상호속용 영업양도 주장에 관한 관련 법리
상법 제42조(상호를 속용하는 양수인의 책임) 제1항은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법 제42조 제1항의 ‘영업’이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말하고, 여기서 말하는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이란 영업을 구성하는 유형·무형의 재산과 경제적 가치를 갖는 사실관계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 기능한다는 것과 이와 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이 마치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객체가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영업양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는 양수인이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이전받아 양도인이 종전에 영위하던 것과 동일한 영업적 활동을 계속 영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1998. 4. 14. 선고 96다8826 판결 등 참조). 또한, 상법상의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고, 영업양도가 이루어졌는가의 여부는 단지 어떠한 영업재산이 어느 정도로 이전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종래의 영업조직이 유지되어 그 조직이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므로, 영업재산의 일부를 유보한 채 영업시설을 양도했어도 그 양도한 부분만으로도 종래의 조직이 유지되어 있다고 사회관념상 인정되면 그것을 영업의 양도라 볼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영업양도는 반드시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묵시적 계약에 의하여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7다1712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 또한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바(대법원 2005. 6. 9. 선고 2002다70822 판결 등 참조), 영업양도인의 종전 근로자들에 대한 체불임금 및 퇴직금 지급채무 역시 영업양수인에게 그대로 승계된다.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및 갑 9 내지 18, 22, 23, 26, 27, 29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G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기존회사의 영업시설을 양수받은 상호속용인으로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등 등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따라서 원고들의 법인격 부인 주장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기존회사나 피고 회사의 최초 상호는 모두 ‘F 주식회사’로 동일하고,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기존회사의 울산 사무소, 사명(F 주식회사), 공용이메일, 회사 로고, 홈페이지(인터넷주소 1 생략) 등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이 사건 기존회사의 서류철들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I을 거쳐 피고 회사의 사무실로 그대로 옮겨졌고, 피고 회사는 해외에서 수주한 5건의 물품과 관련하여 이 사건 기존회사의 설계도면을 그대로 활용하여 물품을 제작·납품하였다. 피고 회사의 홈페이지에 피고 회사의 실적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이 사건 기존회사의 업무실적, 업적에 해당한다.
피고 회사가 설립된 이후에도 상당기간 동안 이 사건 기존회사의 대표이사인 G이 인도의 거래업체에 발송한 이메일(견적서 등)에 피고 회사의 대표자로 서명하였다.
이 사건 기존회사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 소재지는 ‘경주시 R’로 되어 있다. 그러나 위 주소지에 소재한 공장은 위 기존회사가 거래처인 S에 임대하여 주었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기존회사의 울산 사무소가 기존회사의 실제 사무실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 회사의 주소지는 ‘울산 북구 T건물, U호’이고, 이 사건 기존회사의 주소지는 ‘울산 북구 T건물, V호’인데, 이는 V호라는 하나의 사무실을 V호, U호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을 뿐 별도의 분리된 공간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원고 B 등은 상당기간 동안 이 사건 기존회사에서 근무했던 직원들로 모두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기존회사의 사내이사였던 I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원고 B와 기존 회사의 직원이었던 W이 피고 회사의 각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어 그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기존회사의 경영의 핵심조직과 영업비결 등의 승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이 사건 기존회사는 자동차 소재공장의 자동화 설비를 설계, 제작, 설치 업무를 주로 하였고, 그 중 영업 및 설계부서가 사업의 핵심으로서 회사 매출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였으며, 제작은 외주업체에 맡긴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회사에서 약 20년간 설계팀에서 이사, 팀장 등으로 근무하였던 위 I, 기술영업을 담당했던 원고 B가 모두 피고 회사에서 동일하게 근무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기존회사에서 근무하였던 X, Y이 피고 회사에서도 동일한 업무를 계속하고 있고, 기존회사의 설계담당자였던 W, 영업담당자였던 Z가 피고 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기존회사의 대표이사인 G이 피고 회사의 해외영업을 전담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기존회사의 주요거래처인 S, AA, AB, AC, AD, AE, 인도 및 중국의 거래업체 등과 기존 회사의 거래업무를 이어받아서 하고 있고, 특히 앞서 본 바와 같이 해외업무는 기존회사의 대표이사인 G이 담당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기존회사의 영업에 중요한 자료들과 그 구성원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수익의 원천으로서 기능하고 있던 물적·인적 재산이 피고 회사로 이전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소결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위 임금 및 퇴직금으로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 란 기재 각 돈 및 같은 표 중 ‘원금’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자인하는 마지막 변제일인 2021. 12. 2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한다.
판사 이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