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울산 남구 B건물, 6층에 있는 'C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의 실질적인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고용하여 교육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근로자 D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22. 12. 23.부터 2023. 9. 22.까지 위 사업장에서 강사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2023년 8월 임금 400,000원, 2023년 9월 임금 925,000원 등 임금 합계 1,325,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 E 관련 범행
피고인은 2020. 7. 28.부터 2023. 10. 12.까지 위 사업장에서 강사로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2023년 7월 임금 1,200,000원, 2023년 8월 임금 700,000원, 2023년 9월 임금 1,125,000원, 2023년 10월 임금 350,000원 등 임금 합계 3,375,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과 D, E 사이의 강사 계약은 도급계약으로서, D, E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으며(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 E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학원에서 D은 부동산 공시법 강사로, E은 공인중개사법 및 중개 실무강사로 각 일하였는데, 피고인과 D, E 사이에 근로조건 등이 명시된 근로계약서, 프리랜서 강사 위임약정서 등의 서면은 작성되지 않았고, 강사들을 대상으로 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이 제정된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D은 월 2회(격주 금요일), 회당 7시간 30분(오전 4시간, 오후 3시간 30분) 강의를 진행하였고, E은 월 4회(매주 목요일<1>), 회당 6시간(오전, 오후 각 3시간) 강의를 진행하였는데, 위 수업일 및 수업시간대는 D, E이 강사로 일하는 다른 학원의 일정과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피고인과의 협의 하에 정해졌고, 정해진 스케줄이 피고인의 필요에 따라 일방적으로 변동되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D, E은 강의가 있는 날에만 강의 일정에 맞추어 출·퇴근하였고, 그 외에는 별도로 출근하지 않았다. 또한 D, E이 결강하거나 강의에 지각할 경우에 대비한 특별한 제재 등도 없었다.
급여로 D은 월 50만 원(세전), E은 월 70만 원(세전)을 각 지급받았는데, 결강을 할 경우에는 그 수업시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받거나 보강을 통해 수업시간을 채우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결강 등으로 합의된 수업시간을 채우지 못한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 내지 위험은 전적으로 강사인 D, E이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또한 D, E은 이른바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만 납부하였는데, 피고인과 D, E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이를 임의로 정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위와 같은 정기적인 수업 외에 특강이 진행되는 경우 특강일정은 강사들의 일정에 따라 협의 하에 결정되었고, D과 E은 자신이 진행한 특강과 관련하여 수강생이 납부한 수강료의 1/2을 지급받았다(나머지 1/2은 피고인이 지급받았다). 한편, E은 피고인의 특강 제안을 받고 자신의 결정에 따라 일정 수강인원(10명 정도)이 충족될 것을 조건으로 특강을 진행하였다.
D, E은 이 사건 학원의 수업이 없는 요일 등에는 여러 곳의 다른 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한 사실이 있고, 다른 학원에서의 강의 등 이 사건 학원 외에서의 다른 영리활동에 대하여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았다.
D, E은 이 사건 학원에서 정해진 강의를 진행하는 외에 별도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고, 위 강의에 대하여도 피고인에게 수업계획서를 작성, 제출하거나 수업진행상황 등을 보고한 사실이 없으며, 커리쿨럼에 따라 2개월 내에 강의를 마치는 외에 수업내용 및 진도 등에 관하여 피고인의 지시를 받은 사실도 없다. 피고인과 E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내역에 의하더라도, 피고인과 E이 강의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수업교재를 피고인이 정하였다거나, 강의에 필요한 장비 및 비품 등을 피고인이 모두 제공하였다거나, 본인 대신 제3자를 통해 강의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D, E이 피고인으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근로관계에 있었다거나, 그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조국인
각주1) 2020. 5.경에는 화요일이었는데, 2021년 이후부터 피고인과E의 협의 하에 목요일로 변경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