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10. 23. 선고 2024구합6718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C(D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23. 7. 3.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전자재료사업부 소속 장비 및 성능평가팀에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2023. 9. 5. 18:30경부터 이 사건 회사 동료 직원들과 함께 회식을 하였는데, 양꼬치 음식점에서 있었던 1차 회식 자리(이하 '1차 회식'이라 한다) 및 호프집에서 있었던 2차 회식 자리(이하 '2차 회식'이라 한다)까지는 망인을 포함하여 같은 작업조의 F 반장 등 4명과 다른 작업조의 G 사원 등 3명을 포함한 7명이 참석하였고, 화성시 H건물 8층에 있는 'I'에서 있었던 3차 회식 자리(이하 '3차 회식'이라 하고, 1, 2차 회식과 합쳐 '이 사건 회식'이라 한다)에는 다른 작업조의 직원 1명이 먼저 귀가하여 6명이 참석하였다.

다.

망인은 3차 회식을 하던 중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하여 2023. 9. 5. 22:51경 위 H건물 8층 야외 비상계단으로 나갔다가 위 비상계단에서 추락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같은 날 23:09경 노상에 있던 행인에 의하여 발견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를 통해 J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023. 9. 6. 00:04경 추락에 의한 '외상성 거미막하 출혈 및 골반골절'을 직접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

라.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2024. 4. 3.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4. 22. 원고들에게 '이 사건 회식은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로 보기 어려워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7호증, 제10호증의 1, 2,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회식은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기에 업무관련성이 인정되고, 망인이 위 회식에서 과음함으로써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발생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은 "근로자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 라목에서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의 하나로 들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의 위임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조는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등 각종 행사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행사에 참가한 근로자에 대하여 행사에 참가한 시간을 근무한 시간으로 인정하는 경우(제1호), 사업주가 그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한 경우(제2호),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한 경우(제3호),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그 근로자의 행사 참가를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근로자가 그 행사에 참가(행사 참가를 위한 준비·연습을 포함한다)하여 발생한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라목에 따른 업무상사고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누111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업주가 지배나 관리를 하는 회식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사업주가 음주를 권유하거나 사실상 강요하였는지 아니면 음주가 근로자 본인의 판단과 의사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재해를 당한 근로자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그 재해가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발생한 재해는 아닌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3두25276 판결 등 참조).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갑 제1, 2, 3호증, 제8호증의 1, 2, 제10호증의 1, 2, 제11,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주식회사 E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회식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들은 이 사건 회식의 주관자가 망인과 같은 조 작업반장인 F이고 이 사건 회식에의 참석이 사실상 강제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작성한 중대재해 조사복명서에는 'F 반장이 이전에 여러 차례 사비로 망인에게 밥과 술을 사준 데 대하여 망인이 보답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회식을 제안하였다'고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이 사건 회식에는 망인과 다른 작업조 소속 직원 3명도 함께 참석하였다.

②

1차 및 3차 회식 비용은 F 반장이, 2차 회식 비용은 G 사원이 각 부담하였으나, 이 사건 회식의 개최목적, 참석자 및 비용 부담자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전에 이 사건 회사 대표이사 등 상급자의 지시를 받거나 상급자에게 보고되지는 않았고, 이 사건 회사의 반장 직급자에게 후배 직원에 대한 업무 교육 등을 위한 별도의 수당이 지급되거나 회식 관련 비용이 보전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망인은 이 사건 회식 당시 F 반장을 비롯하여 다른 동료 직원들과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본인의 판단과 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음주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에 사실상 강요가 있었다거나 피할 수 없는 업무적 요인이 있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정황이나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④

망인이 이 사건 사고를 당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전화 통화를 한 K도 '전화통화 당시 망인이 술을 많이 마셨는지 말도 꼬이고 계속 횡설수설을 하여 망인에게 일찍 귀가하라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으며, 전화 통화 도중 이상한 점을 느끼지는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⑤

그 밖에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의 사업주가 망인에게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하도록 지시하였다거나 망인이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하였다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이 사건 회식을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직(재판장) 최희동 김아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