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원고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0,479,7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6. 10.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제1심판결 중 주식회사 B에 대한 청구 부분은 원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여 분리·확정되었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2017. 4. 18. 법률 제147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작업 전 산소농도측정 등의 안전점검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안전장비를 지급하거나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가스중독 증세를 보일 때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원고가 단장증후군의 후유장해를 입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106,934,000원(= 일실수입 123,234,321원 + 향후치료비 49,202,360원 - 지급받은 장해 및 휴업급여의 공제 88,502,110원 + 위자료 23,000,000원, 1,000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선박 E 내 NO.3 C.O.Tank(P)였고, NO.3C.O.Tank(P)에서는 피고(도급인)의 근로자가 작업에 관여하거나, 이전 또는 이후 공정에 추가적인 작업을 한 사실도 없으므로,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근로자와 수급인의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발생장소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 중 하나인 '밀폐공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에게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에 의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가 없다.
수급인인 주식회사 B은 이 사건 작업에 대해 위험작업 신청을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피고는 근로자들의 밀폐공간 작업 관련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따라서 피고에게는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고, 달리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법령에서 정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하였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
설령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또는 수술일) 또는 적어도 원고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단장증후군의 증상을 호소한 2014년 말경에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 또는 수술로 인하여 단장증후군의 후유장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소는 이로부터 3년이 지난 뒤 제기되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하는데,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6호증,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2014. 4. 26. 주식회사 B에 이 사건 공사 중 도장공사를 하도급하였고, 주식회사 B은 그 구체적인 업무를 G에게 사실상 재하도급하여 G에 의하여 고용된 원고 등 인부들에 의하여 이 사건 작업이 진행되었던 점, ②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피고의 안전보건부에서 근무하던 M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제가 알기로는 현장에서 하도급 업체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하도급 업체에 가스(산소)농도측정기, 환풍기, 마스크, 안전모 등을 회사차원에서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가스용접기 등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도 회사에서 지급을 하고 있다. 하도급 업체에서는 인력만 투입하는 것이고, 장비는 모두 회사에서 지급해준다고 보면 된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위와 같은 사실들에 비추어, 이 사건 도장공사는 실질적으로 피고가 피고의 현장소장 등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작업을 지시하고 이를 감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를 No.3 C.O.Tank(P)로 한정하여 해석하나, 위탱크가 있던 선박 E에는 원고 외에도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수급인의 근로자들이 도장, 화기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작업 당시 피고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2017. 1. 2. 고용노동부령 제1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30조 제4항 제10호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로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4. 9. 30. 고용노동부령 제1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618조 제1호(밀폐공간이란 산소결핍, 유해가스로 인한 화재·폭발 등의 위험이 있는 장소로서 별표 18에서 정한 장소를 말한다)에 따른 밀폐공간으로 되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그 장소'를 규정하고, 같은 조 제5항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따라 도급인인 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이 규칙에서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안전보건규칙의 내용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No.3 C.O.Tank(P)는 사업주에게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가 부과되는 밀폐공간인 안전보건규칙 별표 18 중 7호의 '천장 · 바닥 또는 벽이 건성유를 함유하는 페인트로 도장되어 그 페인트가 건조되기 전의 밀폐된 지하실 · 창고 또는 탱크 등 통풍이 불충분한 시설의 내부'에 해당한다.
피고는 도급인으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한다.
피고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 위반 여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규정하는 사업주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려면,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는 의무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을나 제3, 4호증, 을 제14, 18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안전보건규칙에 따른 밀폐공간 보건작업 프로그램 수립 및 시행 의무, 밀폐공간 작업장 환기 의무, 인원 점검 의무 등을 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달리 도급인인 피고에게 원고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가 있기 전인 2013년 'C 밀폐공간 작업규정'을 수립하여 C.O.Tank를 밀폐공간에 준하는 협소공간으로 정의하고, 수급사업자가 이와 같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는 경우 작업일 이전, 위험작업 신청을 하여 사전에 도급인의 안전보건부서에 이를 통지하도록 하였다.
위 작업규정에 의하면, 피고 담당자는 위험작업 신청이 접수될 경우 수급인의 담당자로 하여금 공사당일 공사 현장에서 가스농도 측정을 하게 하여 만약 산소농도가 18% 미만이거나 23.5%를 초과할 경우 작업 금지 및 출입통제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작업 공간을 환기하고, 작업조건에 맞는 보호구를 지급한 뒤 승인허가서를 발급하도록 하였다. 또한 작업 진행 중에는 작업자들의 출입증을 밀폐공간 입구 옆 현황판 아래에 두고, 승인허가서는 현황판 오른쪽에 부착한 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한편 이 사건 사고 당일 이 사건 공사 중 이 사건 작업을 재하도급한 주식회사 B 현장반장인 K은 이 사건 작업에 대하여 전날 위험작업 신청을 하지 않았고, 위험작업 신청을 접수하지 않은 경위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 '원고를 포함한 피해자들의 경우 다른 탱크에서의 작업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계획대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생겼고, 피해자들을 그냥 쉬게 할 수 없어서 예정과는 달리 3번 탱크 도장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을 주식회사 B의 현장소장인 L과 G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원청인 피고 측에 이를 신고하지도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L, G, 피고 안전보건부 차장 M, 안전과 차장 N, 안전팀 조장 O가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와 P으로 하여금 E 선박 내 No.3 C.O.Tank(P)에서 도장작업을 하게 하면서 환기시설 작동 여부, 송기마스크 지급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아 원고와 P으로 하여금 유해가스를 흡입하여 질식함으로써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내용으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었다. 위 L, G는 위 수사 과정에서 '탱크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도장작업의 경우 작업 전날 피고에 위험작업 신청을 하여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 작업 당일에라도 해당 작업을 신고하여야 함에도, K이 사전 계획과는 달리 임의로 원고를 비롯한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 작업을 지시하였기에 피의자들로서는 3번 탱크 내부에서 도장작업이 진행되었음을 전혀 알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안전장구 구비 여부 등을 챙길 수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M, N, O는 위 수사 과정에서 '현장 안전순찰의 경우 사전에 신고된 작업현장 중 작업 내용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순찰을 실시하는데,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당일 작업신고가 되지 않았고, 밀폐공간 출입현황판에 탱크 출입사실이 기재되어 있거나, 탱크 내부로 그라인더나 스프레이 등 기계가 연결되어 있는 흔적이 있는 등 3번 탱크 내부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추단할 만한 흔적이 전혀 없었기에, 그로 인해 3번 탱크 내부에서 도장작업이 진행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에 대해 울산지방검찰청은 2015. 1. 6. '사전에 예정되어 있는 작업이 아니었음에도 K이 위험작업을 신청하지 않고 임의로 원고와 P에게 본건 작업을 지시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위 피의자들에게 작업현장의 안전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고 발생에 대한 피의자들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는 이유로 위 피의자들에 대하여 모두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하였다(K에 대하여는 같은 날 약식명령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수급인의 담당자가 위험작업 신청을 접수함을 전제로, 밀폐공간 작업 시작 전 공기 상태를 측정 및 평가하는 작업,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을 시작하기 전과 작업 중에 작업장을 적정공기 상태가 유지되도록 환기를 시키는 작업, 근로자 입퇴장시 인원 점검, 작업장과 외부의 감사인 사이 상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설비의 설치 등의 조치들을 미리 마련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이 사건 작업에 대한 위험작업 신청이 접수되지 않아 위와 같은 조치들이 실제 시행될 수 없었다.
나아가 피고는 안전보건부 내 기획과로 하여금 하도급 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및 특별교육을 담당하게 하도록 하고, 안전 정기교육을 월 1회(2시간 이상) 진행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2014. 4.과 2014. 5. 경에도 도급사업의 합동안전보건점검이 실시되었으며, 위 합동안전보건점검 참석자 명단에 주식회사 B의 업체장 Q, 근로자 대표 R(4월), L(5월)의 서명이 기재되었다.
한편 원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 15:30경 가스중독 증상을 보일 때, 원고의 동료인 P이 피고의 현장관리자들에게 연락을 취하였음에도 피고 현장관리자들은 119 등에 연락하는 등의 최소한의 구조조치도 취하지 않고, 오히려 주식회사 B에 연락하라며 책임을 회피하였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현장관리자들에게 연락을 취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소결
피고가 구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다하지 못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가정적 판단으로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하는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때는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의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권리자가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는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3다3622 판결 참조). 한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인바, 여기에서 '손해를 안 날'이라 함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뜻하고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통상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알았다고 볼 수가 있지만, 그 후 후유증 등으로 인하여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 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이와 같이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 부분에 대하여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로부터 시효소멸기간이 진행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9105 판결 참조)
설령 원고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20, 21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S 병원,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각 문서제출명령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적어도 원고가 단장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인 복통, 설사 등을 호소하며 S 병원에 재입원하고 이후 소속 의사로부터 단장증후군이라는 소견이 관찰된 2016. 4. 7. 무렵에는 이 사건 사고 및 그로 인한 수술로 인하여 단장증후군의 후유장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소는 위 진단일인 2016. 4. 7.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1. 5. 31.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는 2018. 6. 5. S 병원에서 '소장 및 대장의 대량 절제로 인한 단장증후군 발생. 단장증후군으로 인한 설사, 복통 및 소화장애 지속되고 있으며 이 현상은 앞으로도 회복 가능성이 낮아 경한 노동 외에는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라는 내용의 진단을 받았고, 위 진단서를 제출하며 2018. 6. 8.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치유된 후 여전히 신체장해가 있음을 이유로 하는 장해급여를 신청하였다.
단장증후군은 소장이 짧아 영양소의 소화 흡수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대사 이상을 의미하고, 복통, 복부 불편감, 설사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선천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할 수도 있으나 장 절제술 등의 후천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원고는 2014. 6. 15. 소장절제수술, 우측 결장절제수술, 치료적 개복술, 2014. 6. 19. 담장절제 및 장루조성수술을 받았다. 원고는 수술 이후 2014. 12. 31.까지 S 병원에 입원하였고, 입원기간 동안 메스꺼움, 구토, 식욕 부진, 영양 결핍 등을 호소하였다. 이에 대해 S 병원 소속 외과의사 T은 2014. 12. 19. 소화기 내과에 진료를 의뢰하며, '단장증후군이나 덤핑증후군 등 수술이후 변화 등의 가능성이 있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2014. 12. 31. 퇴원 이후 원고는 2016. 4. 3.까지 통원치료를 받다가 2016. 4. 4. 2015년 말부터 복통, 설사 등이 시작되었다고 호소하며 S 병원에 재차 입원하였고, 이에 대해 S 병원 소속 정형외과의사 U은 2016. 4. 7. 소화기 내과에 진료를 의뢰하며, '과거 수술로 인해 단장증후군이 있는 환자로 설사는 평소에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설정은 유진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