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4노616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에 관하여, ①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부동산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의 체결 및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차용증(이하 '이 사건 차용증'이라고 한다)의 작성 당시, 피해자는 N, G과의 협의 아래 스스로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약 2개월 후 피고인으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는 위험을 부담하기로 하였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위험성을 잘 인 지하고 위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피해자가 위와 같이 위험을 부담한 배경에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통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부 채무를 이전하고 제3자 명의의 가등기를 말소할 수 있다는 경제적 이익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 및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 당시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받으면 계약금 5,0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고지하였고, 실제로 공사대금채권을 보유하였음에도 도급인의 이후 사정에 의하여 공사대금채권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이는 사정변경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 및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 당시 계약금 5,000만 원에 대한 변제의사 및 능력이 충분하였고, 위 계약금의 미지급은 단순히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 및 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결문 제4면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위험을 용인하고 2017. 6. 30.까지 약정금을 지급할 것처럼 차용증서를 작성하여 줌으로써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참조). 한편,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데, 범죄 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 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878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및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 당시, 피해자와 사이에 약정한 기일인 2017. 6. 30.까지 피해자에게 계약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마치 위 지급기일까지 약정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사건 차용증을 작성하여 줌으로써 피해자를 기망하였고, 이를 믿은 피해자로 하여금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D에게 이전하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이 주장하는 공사대금채권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위 공사는 부도 내지 자금의 유용으로 2017년경 공사 자체가 중단되어 재개및 완공되는 데에 그로부터 수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이고, ② 피고인은 위 공사에 참여한 당사자로서 위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였을 것으로 보이며, ③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및 이 사건 차용증 작성 당시,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 외에는 이 사건 대금을 지급할 방안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서도 이 사건 차용증에 기재한 2017. 6. 30.까지 피고인이 주장하는 공사대금채권의 수령가능 여부와 피해자에 대한 지급가능 여부를 모두 확정지을 수 없었던 상태였다고 판단함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에게 변제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이를 두고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2)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및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 당시 D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된 사건의 항소심 계속 중이었고, G의 제안으로 D과의 합의를 위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을 주선하게 되었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매매계약 계약금의 지급불능 가능성을 용인한 상태에서 위 사건의 선고 이전 D과의 합의를 위하여 무리하게 이 사건 매매계약의 체결을 주선하고 이 사건 차용증의 작성에 나아갔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한편 피고인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피해자에게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었고, 이에 피해자가 5,000만 원 상당의 매매대금을 지급받는 것에 대한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계약금 상당액 5,000만 원을 포함한 1억 8,500만 원을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으로 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피해자가 위 5,0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므로,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모두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판결 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발견할 수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내용, 방법, 범행 후의 태도와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사유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검사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우(재판장) 강경숙 이대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