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4. 16. 선고 2024노74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1>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폐업 신고 전에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하였을 당시 위 공단 직원은 피고인에

게 폐업 신고를 하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료를 납부한다면 폐업 이후 사고에 대하여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였다. 실제로 근로복지공단에서 피고인의 휴업급여 청구 등을 승인하고 지급하여 피고인이 이를 수령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이 허위 청구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는 허위 청구의 고의가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6. 14.경부터 2022. 2. 7.경까지 경주시 B에서 C을 운영한 자이다. 누구든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아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5. 2.경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에 '2022. 4. 18.경 C에서 작업을 하던 중 호스에 걸려 넘어지면서 좌측 제7번 늑골골절의 산재를 입었다'며 휴업급여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22. 2. 7.경 C을 폐업하여 2022. 4. 18.경에는 운영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위 일시경 산재를 입은 사실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휴업급여를 신청하여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로부터 2022. 5. 4.경 피고인 명의의 우체국 은행 계좌로 휴업급여 명목으로 2,280,060원을 송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2. 7. 20.경까지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2회에 걸쳐 휴업급여 합계 5,700,160원, 총 1회에 걸쳐 요양급여 11,860원 등 합계 5,712,020원을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은 범행을 한 사실과 피고인에게 보험급여의 부정수급에 관한 고의도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은 'C'이라는 상호로 개인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2019. 9. 19. 사업주인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중·소기업 사업주 등에 대한 특례<2>」 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였다.

②

피고인은 2022. 2. 7. 위 사업장을 폐업하고 그 폐업신고를 하였으며 실제로도 위 폐업일로부터 사업장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았다[피고인의 일관된 진술(문답서 중 피고인의 진술 - 증거기록 30면,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 증거기록125면)].

③

피고인은 근로복지공단에 위와 같은 폐업 사실을 신고<3>하지 아니한 채 2022. 4. 18. '2022. 4. 18. 11:30경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호수에 걸려서 넘어져

재해를 입었다'는 내용으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증거기록 39면), 2022. 5. 2. 휴업급여를 신청하였다(증거기록 101면).

④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2회에 걸쳐 휴업급여 합계 5,700,160원이 지급된 상태에서,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의 담당 직원이었던 D은 2022. 6. 7. 피고인이 이미 위 사업장을 폐업한 사실을 알게 되어 2022. 6. 9. 피고인과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피고인은 당시 D에게 폐업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동안 보험료를 넣은 것을 타먹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사고 경위에 대해서도 자신의 차가 고장이 나서 이를 고치러 가다가 전선에 걸려 넘어져서 다친 것이라고 말하였다(피고인은 당시 D의 추궁에 화가 나서 사실과는 다른 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D과의 전화통화의 경위와 상황 등에 비추어 설득력이 떨어지고 오히려 D이 사업장을 이미 폐업하였는데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와 실제 영업을 한 것인지 및 재해 경위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물으면서 근거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자, 작업 중 다친 것이 아님을 시인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관점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도949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2022. 2. 7. 폐업한 이후 2022. 4. 18. 넘어진 사고에 대하여 휴업급여 등을 청구하는 것은 허위 청구에 해당하고, 피고인으로서는 그러한 행위가 허위 청구에 해당할지도 모른다고 인식하면서도 휴업급여 등을 청구하여 적어도 부정수급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폐업 신고 전에 사업주인 피고인에게 유선으로 피고인이 2022. 1. 27.자 사고(이하 '1차 사고'라 한다)로 말미암아 이 사건 사업장을 폐업하기에 이르렀다면 휴업급여 등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하였을 가능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이 경우에 관하여는 아래 ④항에서 후술한다), 피고인은 폐업 신고 전에 근로복지공단 직원과 통화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1차 사고로 일을 할 수 없어 폐업 신고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고 설명하여<4> 2022. 2. 7. 폐업 신고 당시 당분간 자동차정비업을 운영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피고인이 폐업 신고를 하고도 '사실상' 영업을 하다 다칠 경우를 대비하여 매달 97,710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납부할 유인(誘因)이 없고,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상정하며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안내하는 상황이나 피고인이 이를 물어 보는 상황은 상정하기 어렵다(근로복지공단 직원인 증인 D은 피고인 폐업 사실을 인

지한 2022. 6. 9.경 비로소 '사실상' 영업 여부에 관하여 질문 내지 안내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②

피고인은 2005년도부터 2022. 2. 7.까지 약 17년간 자동차정비업을 영위해오면서 대표 내지는 인력관리 업무를 해왔고(증거기록 1권 51면), 2019. 9. 19.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중·소기업 '사업주' 등에 대한 특례」 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였다. '사업주'의 사전적 의미를 고려하면<5> 피고인은 2022. 2. 7. 폐업 신고를 함으로써 자신이 더 이상 '사업주'의 지위에 있지 않음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란 근로자가 3일 이내에 치유될 수 없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렸을 경우 근로자가 치유될 때까지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하도록 하는 보험급여를 말하고(법 제40조), '휴업급여'란 업무상 사유로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가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지급하는 보험급여를 말한다(법 제52조). 「중·소기업 사업주 등에 대한 특례」 에 따라, 사업주 등은 법을 적용할 때에는 근로자로 본다(법 제124조 제3항).

④

설령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1차 사고에 대하여 폐업 신고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였고, 피고인이 이를 오인한 것이더라도, 2022. 5. 2. 휴업급여를 청구할 당시는 피고인이 영업을 중단한지 세 달 가까이 된 시점이었고, 피고인의 연령이나 사업 기간, 그리고 '사업주'나 '휴업급여'의 의미에 비추어 그 수령 여부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기 충분한데, 근로복지공단에 연락을 취하여 간단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부정수급의 가능성을 외면한 채, 만연히 휴업급여 등을 청

구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은 2022. 7. 14. 근로복지공단의 문답조사에 임할 때는 폐업하더라도 보험료를 납부하면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를 받은 사실에 대해 전혀 언급한 바 없다. 피고인은 위 문답조사에서 오히려 '폐업하면 공단에서 사업주 및 사업장 산재보험 해지 처리를 해주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납부서가 매달 날아와 납부해야 하는 줄 알고 납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1권 30면), 이는 피고인의 주장(항소이유)과 보험료 납부 경위가 서로 모순된다.

⑥

근로복지공단이 피고인에게 산재보험료 납부 통지서를 발송하고 피고인이 이에 따라 보험료를 매달 납부하였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이 정한 폐업사실 신고의무를 불이행한 데에 따른 결과일 뿐, 그것만으로 피고인과 공단 사이의 보험관계가 정당하게 지속된다고 믿은 것에 대해 어떠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발견할 수 없다.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해의 정도, 전과 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영(재판장) 조상민 이동욱

각주1) 피고인의 원심 국선변호인은 '항소장'에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양형부당, 기타'라고만 기재하였고, 피고인은 '항소이유서'의 사실오인 란에 동그라미(○) 표시만 하였을 뿐 구체적인 항소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의 위 항소장 및 항소이유서 기재 내용과 피고인의 원심 주장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이와 같이 선해한다(대법원 2002. 12. 3.자 2002모265 결정의 취지 참조).

각주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4조(중 · 소기업 사업주등에 대한 특례)

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 · 소기업 사업주(근로자를 사용하지 아니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공단의 승인을 받아 자기 또는 유족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하여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중 · 소기업 사업주 및 제2항에 따른 중 · 소기업 사업주의 배우자 또는 4촌 이내의 친족(이하 이 조에서 "중 ·소기업 사업주등"이라 한다)은 제5조제2호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근로자로 본다.⑧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중 · 소기업 사업주등의 보험료의 산정, 보험 가입의 신청 및 승인, 보험료의 신고 및 납부, 보험관계의 소멸,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보험료징수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

각주3) 사업주는 사업의 폐업 ·종료 등으로 인하여 보험관계가 소멸한 경우에는 그 보험관계가 소멸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공단에 보험관계의 소멸 신고를 하여야 한다(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이러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 신고를 한 자에게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같은 법 제50조 제1항 제1호).

각주4) 원심 2024. 3. 12.자 변호인 의견서 4면, 당심 1회 공판기일¦

각주5) '사업의 임자나 자본주'(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