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5구합5125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C'라는 상호로 건물 누수·방수공사업을 영위하는 D은 2023년 10월경 E으로부터김해시 F건물 외벽 방수공사를 도급받았다.

나.

망 G(H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3. 10. 24. 11:20경 위 F건물 외벽 방수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작업장'이라 한다)에서 건물 지붕 환기구 등의 기둥에 로프를둘러 고정한 뒤 나무판자로 된 작업용 의자인 달비계에 로프를 매달아 달비계에 앉아서 하강하는 방법으로 건물 외벽 방수작업을 하던 중 로프가 끊어지면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023. 10. 25.03:45경 '척수신경손상'을 직접 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자녀인 원고들은 2024. 7. 29.경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10. 30. 원고들에게 '망인은 D과 도급계약을 맺은 사업주의 지위에 있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망인은 D과 묵시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의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받아 이 사건 작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에 해당하거나 사실상 노무수급인으로서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2)

갑 제5 내지 11, 13, 14, 15, 17, 19, 20, 2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D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거나 사실상 노무수급인으로서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고용보험 일용근로·노무제공내역서에 따르면, 망인은 2004년경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건설현장의 일용 근로자로 근무한 것으로 보이나 2022년 3월경 이후로는 일용근로 제공 내역이 확인되지 않고, 2022. 6. 28.경부터는 D이 요청한 페인트 도장및 방수작업 등을 수행한 대가로 그에게서 비정기적으로 공사비를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

②

D은 이 사건 작업장 내 크레인 진입이 가능한 구역에서 작업하였고, 망인은 크레인 진입이 어려운 구역에서 방수 분사기, 달비계 등의 장비를 직접 조달하여 조공(助工)인 I과 함께 작업하였다.

③

D이 망인에게 이 사건 작업장의 위치와 작업 일시를 통지하고 달비계 작업을 요청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일반적인 도급계약에서 도급인이 구체적인 업무 범위를 수급인과 서로 조율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데다가 D이 이 사건 작업장에서 망인에게 구체적인 작업 방법이나 장비, 조공(助工)의 필요 여부 및 인원 등을 포함하여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함으로써 시공 자체를 관리하였다고 평가할 만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정황도 찾아볼 수 없다.

④

I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의 재해조사 과정에서 '망인이 2023. 10.22.경 자신에게 같은 달 24.에 방수 일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하였고, 망인과 근로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는 않은 채 일당으로 통상 30만 원 정도를 지급받았으며, 평소 작업 현장에서의 식사, 음료, 새참 등도 망인으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⑤ 망인이 이 사건 작업장에서 달비계 작업을 하고 D로부터 받기로 한 120만 원은 망인 자신의 근로에 대한 대가뿐만 아니라 조공(助工)인 I의 인건비, 장비 사용료, 자재비, 식대 및 이윤 등도 포함하여 책정된 금액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달리 위 돈을 망인의 근로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⑥

망인은 독자적으로 관리하는 창고에 작업 자재, 장비 등을 보관하면서 페인트 도장 또는 방수작업 등을 수행하여 왔고, 망인과 같은 건설 기능공이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기술과 장비를 바탕으로 건별 도급을 받아 공사를 수행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에 비추어 그리 드문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직(재판장) 최희동 김아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