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5. 8. 29. 원고에게 한 추가환수금 반환처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가 2025. 8. 29. 원고에게 한 보조·지원결정 취소 처분 및 보조금반환처분을 각 취소한다.<1>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기계제작, 기계조립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설립된 B회사(사업자등록번호1 생략)의 운영자이다.
원고는 2024. 5. 주식회사 C(이하 'C'라 하고, 법인의 주식회사의 명칭은 생략한다)로부터 원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의 기계제작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름, 톱밥 등 잔여물을 청소할 수 있는 스마트청소로봇(R3 SCRUB, 이하 '이 사건 청소로봇'이라 한다)을 구매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는 C의 하청업체인 D의 도움을 받아 피고에게 이 사건 청소로봇에 관하여 신청금액을 37,500,000원으로 하여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자율신청품목 신청서를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한다). 이 사건 신청에는 첨부서류로 스마트 안정장비 자율신청품목 도입계획서, 이 사건 청소로봇의 견적서, 카탈로그 및 이 사건 청소로봇의 수입사인 E가 발행한 전자세금계산서 등이 첨부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신청에 따라 2024. 10. 15. C에게 9,000,000원을, 원고에게 21,000,000원을 산업재해예방시설자금 보조금(이하 '이 사건 보조금'이라 한다)으로 지급하기로 결정(이하 '이 사건 지원 결정'이라 한다)하고, 이를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4. 10. 15. C에게 위 보조금 21,000,000원에 11,250,000원을 더한 합계 32,250,000원을 이 사건 청소로봇의 구매대금으로 지급하였다.
피고는 2025. 8. 29. 원고에게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 관련 보조금 산정의 근거서류인 타사납품 실적 세금계산서 5건이 변조되었으므로 이 사건 보조금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 제2항 제1호(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지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지원 결정을 취소하고, 2025. 9. 28.까지 180,745,562원(= 지급보조금 30,000,000원 + 추가환수금 150,000,000원 + 이자 745,562원)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처분(이하 지급보조금 환수처분을 '이 사건 보조금 환수처분'이라 하고, 보조금 추가환수처분을 '이 사건 추가환수처분'이라 하며, 위 두 처분을 합하여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취지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C로부터 이 사건 청소로봇을 구매하면서 피고에게 제출한 자료 등은 모두D에서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신청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 따라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을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2023년경부터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사업장에 산업용 로봇청소기 등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 사건 사업을 운영해오고 있었다. 피고는 2024. 4. 15. 이 사건 사업을 공고하였는데, 공고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사업에서는 신청품목과 동일 모델의 실거래 전자세금계산서를 5건 이상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제출된 전자세금계산서 중 최저 가격을 기준으로 판매가의 80%(최대 3,000만 원)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피고는 2025. 4.경 이 사건 사업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 사건 청소로봇 포함2종(R3 SCURB 3,750만 원, S1 PRO 2,000만 원)과 관련하여 원고를 포함한 약 70여건의 세금계산서 변조 정황을 포착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국세청에 신고된 전자세금계산서와 원고가 제출한 위 전자세금계산서 대조를 통해 이 사건 신청서에 첨부된 이 사건 청소로봇에 관한 전자세금계산서 5건은 품목명 등이 임의로 변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보조금을 지급받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중 일부 업체에서는 부정수급 사실을 자진신고하였다. 해당 업체들의 주요 자진신고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5. 7. 22. 울산중부경찰서에 C, E, D 등과 원고를 비롯한 78개사에 대하여 변조된 세금계산서를 통한 보조금 부정수급으로 수사의뢰를 하였다.
피고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청소로봇의 도매가격은 23,000,000원, 추정시장가격은 29,250,000원~34,250,000원이고, 유사한 사양의 청소로봇(DEEBOT PROM1)의 시장가격은 29,890,000원이다.
이 사건 보조금 환수처분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하여 보조금 지급을 받기 위해 제출한 자료 중에는 품목이 변조된 세금계산서가 포함되어 있었던 점, ② 피고는 이를 기초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사업의 보조금 지급결정을 하고 이를 지급하였는바, 위 세금계산서는 보조금 지급 및 그 액수의 판단에 기초가 되는 자료로서 변조된 세금계산서를 제출하는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 · 지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 제2항 제1호에서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 · 지원을 받은 경우' 그 전부를 환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형식 및 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한 엄정한 단속을 통한 국가의 재정건전성 확보와 산업재해 사고의 예방이라는 위 규정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 · 지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면 지원받은 보조금 전액을 환수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④ 행위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 · 지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조금 지급의 상대방이 고의 내지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보조금을 환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고, 만약 보조금 지급의 상대방이 부정수급의 고의 내지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본 사안과 같이 보조금 지원 대상 물품의 제작업체, 판매업체, 구매업체, 서류대행업체 등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을 저질러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수령한 경우에는 구매업체는 부정수급에 대한 구체적 인식 내지 관여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미미할 수밖에 없는 부정수급의 구조적 한계로 인하여, 부정수급을 통해 보조금을 수령한 경우에도 이를 환수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사업에 관한 보조금 수령행위를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 · 지원을 받은 경우'로 보고 원고에게 이 사건 보조금 환수처분을 한 것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추가환수처분에 관한 판단<2>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의 이 사건 추가환수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 제3항에서는 부정수급한 보조금 그 자체에 관하여는 해당 금액 또는 지원에 상응하는 금액을 의무적으로 환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추가 환수금에 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급받은 금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로 환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의 형식과 내용및 추가 환수금의 경우 제재적 수단으로서 성격도 아울러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급받은 금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 환수할 것인지 또는 이를 환수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는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청소로봇의 시중가격과 실제 구매가격의 차이, 원고가 D에게 서류의 작성 및 제출을 모두 일임하였다는 점, 원고가 C 등 이 사건 청소로봇의 판매 업체로부터 페이백 형태로 구매비용을 다시 되돌려 받아 자부담금 없이 이 사건 청소로봇을 구매하였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보조금 부정수급의 구조를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물론 피고가 든 위 사정들도 부정수급에 관한 원고의 인식 내지 가담의 정도 등을 판단하는 간접적인 정황이라 할 수 있지만, 본 사안에서는 '변조된 세금계산서를 제출하여 보조금을 수령한 행위'가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 · 지원을 받은 경우'에 해당된다는 것이므로, 세금계산서의 변조 및 제출에 있어 원고가 구체적으로 인식한 내용 및 가담방법 등을 중심으로 이 사건 추가환수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판단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109조의2 제1항 제1호에서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58조 제2항 제1호(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지원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 추가환수할 수 있는 금액을 지급받은 금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일률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고용노동부장관이 보조금 지급 상대방의 부정수급의 경위 및 구체적 가담정도 등을 고려하여 추가환수 금액의 차등을 둘 수도 없다. 특히 이 사건 사업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에 근거하여 이루어지는 보조금의 경우 그 지급대상이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보통이므로 보조금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 징수하는 경우에는 해당기업의 사업의 존속 자체가 위태로워질 우려도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추가환수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원고의 부정수급에 관한 인식여부 및 가담정도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C를 통해 D 측에 이 사건 사업 참여 신청과 관련된 서류작성 및 제출을 일임하여 원고의 공인인증서로 위 서류들이 제출되었고, 이 사건 공고에는 대리신청에 따른 책임은 사업주에게 있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변조된 세금계산서는 이 사건 청소로봇의 수입사인 E가 발행한 것으로, E 측과 아무런 교류가 없었던 원고가 위 전자세금계산서가 변조된 것이라는 점을 쉽사리 알기는 어려웠을 것 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제출된 서류 등은 D가 작성 내지 제출한 것 으로 원고에게 제출되는 각각의 서류에 대한 구체적 인식은 낮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보조금 부정수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이 사건 청소로봇을 무료로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반하여, 이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불이익은 보조금 환수와 추가환수처분 및 형사처벌 등으로 원고가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세금계산서 변조및 제출에 가담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에게 자진신고서를 제출한 업체들 역시 C를 통한 자부담금 페이백 사실은 인정하는 것을 넘어 세금계산서 변조에 가담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지는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제출되는 전자세금계산서가 변조되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추가환수금은 이 사건 보조금의 5배인 150,000,000이고, 지급된 보조금 및 이자 등을 합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을 구하는 금액은 180,745,562원이다. 원고의 매출규모 등에 비추어 위 금액을 원고로부터 환수할 경우 원고의 사업이 존속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나아가 원고의 이 사건 보조금 부정수급에 관한 인식 및 관여정도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보조금 환수를 넘어 추가환수금으로 보조금의 5배를 부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재윤(재판장) 이충원 전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