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94,112,950원과 이에 대한 2017. 12.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C은 2012. 4. 30.부터 2013. 6. 17.까지 원고가 운영하는 D병원(이하 '원고 병원'이라 한다) 심장혈관센터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는데, 그 치료비 중 본인부담금(이하 '이 사건 진료비'라 한다)은 129,905,52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에서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는 2013. 6. 9.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갑 4호증의 기재).
* 환자 인적사항
성 명 : C (중략)
진 료 과 : 심장혈관센터
입원기간 : 2012. 4. 30. ~ 2013. 6. 17.
* 진료비
본인부담금 : 129,905,520
기수납액 : 7,292,570
미납금액 : 122,612,950
상기 환자(C)의 미납진료비에 대하여 완납하도록 노력하며 만약 진료비 미납 시 본인(서약 인)이 책임을 질 것을 약속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각서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진료비 중 원고가 이미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는 35,792,570원(= C 납부액 7,292,570원 + 피고 납부액 28,5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94,112,95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 다음날인 2017. 12.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주장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게 각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여러 사람이 다치게 된다면서 어떤 해악을 가할 것처럼 하여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게 되었으므로 그에 따른 이 사건 진료비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 의사를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증인 E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 병원 원무팀장으로 근무하던 E이 이 사건 각서 작성 당시 피고에게 '원래 담당자인 F 대리가 이것에 대하여 나중에 불이익을 당하게 되면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 5에서 11호증의 각 기재와 위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피고는 C이 원고 병원에 입원할 무렵부터 그 관리를 맡아 왔고, 입원 환자를 관리하는 원무팀에서 환자 관리와 무관한 총무팀으로 자리를 옮긴 2012. 9. 1.경 이후에도 자신이C에 대한 관리를 맡아서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원고 병원에 요청하여 그 관리를 계속 맡아온 사실, ②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기 이전부터 피고가 C으로부터 이 사건 진료비를 책임지고 받아내겠다고 말해 왔고, 심지어 C으로부터 넘겨받을 아파트를 담보로 해서라도 해결하겠다고 말하기도 한 사실, ③ 이 사건 진료비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3. 6. 13. C이 외출하는 것을 피고가 허가해달라고 원고 병원에 요청하였고, 그 후 C이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자 피고가 원고 병원에 퇴원 처리를 요청한 사실, ④ 이 사건 각서가 작성된 이후인 2013. 10. 1. 피고가 매월 급여에서 500,000원씩을 이 사건 진료비 명목으로 공제하는 것에 동의하여 그에 따라 2013. 10. 25.부터 2015. 2. 25.까지 합계 8,500,000원이 이 사건 진료비 일부로 환급 처리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의 강박에 따라 이 사건 각서가 작성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시효소멸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진료비 채권이 민법 제163조 제2호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하는 것으로 C이 퇴원한 2013. 6. 17.로부터 3년이 경과하여 이 사건 진료비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의 보증채무 역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와 전후 경과, 특히 피고가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기 이전부터 이 사건 진료비 채무를 책임지겠다고 해온 점과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한 이후 C이 외출, 퇴원하는 데 피고가 협조한 점, 그 후 피고가 매월 급여에서 일정액을 공제하여 이 사건 진료비 채권을 변제해온 점에, 이 사건 각서가 원고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보증인으로부터 받는 지불보증서(갑 12호증)와는 그 형식이 다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각서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진료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는 피고가 C이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진료비 채무를 변제할 것을 별도로 약정한 문서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서에 따른 피고의 채무는 진료비 채무가 아니라 이와는 별도의 개별 약정이므로 민법 제163조 제2호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이 사건 각서에 따른 피고의 채무를 C의 진료비 채무에 대한 보증채무로 보더라도, 앞서 본 대로 피고가 이 사건 각서에 따라 이 사건 진료비 채권을 변제하기로 하여 2015. 2. 25. 급여에서 500,000원을 공제함으로써 이 사건 진료비 채권을 마지막으로 변제하였으므로, 이로써 이 사건 진료비 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그 이유가 없다.
급여 공제 무효 주장
피고는, 사용자인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인 피고의 임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급여 공제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가 2013. 10. 1. 매월 급여에서 500,000원씩을 이 사건 진료비 명목으로 공제하는 것에 동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에서 살펴본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기에 이른 경위와 그 후 급여 공제에 피고가 동의하게 된 경위, 매월 공제한 금액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동의는 근로자인 피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김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