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9. 3. 29. 선고 2018가단77476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D'이라는 상호로 인력 공급, 고용 알선업 등을 영위하는 자이다.

나.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이라 한다),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 한다) 및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는 2014. 1. 24.경 F공사가 발주하는 고양시 덕양구 G 일원 H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이하 '이 사건 공동수급체'라 한다), 이 사건 공사의 토건 부분에 관하여는 E 41%, 피고 B 39%, 피고 C 20%의 각 비율로 공동 이행하고, 소방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 C가 100%, 조경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 B이 100% 전담하여 이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수급약정(이하 '이 사건 공동수급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공동수급약정의 내용으로 편입된 공동계약운용요령(2014. 1. 10. 시행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제163호) [별첨1] 공동수급표준협정서(공동이행방식)(이하 '이 사건 표준협정서'라 한다) 제7조는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일부 구성원이 단독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다른 구성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라.

이 사건 공동수급체는 2014. 2. 3. F공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공사대금 8,920,042,500원, 착공일자 2014. 2. 7., 준공일자 2015. 1. 22.로 정하여 공동 수급하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마.

E 소속 직원 I이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을 맡았고, 이 사건 공사로 신축된 건물은 2015. 1. 22. 준공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5 내지 8호증, 갑 제1 내지6, 8호증(일부 호증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

가.

주위적 청구

1)

I이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구성원들인 E 및 피고들 전원으로부터 묵시적 권한 위임을 받아 E 및 피고들을 직접 대리 또는 대표하여 원고와 사이에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근로자들을 공급하고 원고 먼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선지급한 후 E 및 피고들로부터 노무공급대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가 2014. 11. 1.부터 2015. 4. 30.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공급한 근로자들이 청소 및 정리, 폐기물 처리 등의 잡일을 수행하였고, 원고는 그에 상응한 일당을 매일 위 근로자들에게 선지급하였음에도 E 및 피고들은 원고에게 노무공급대금 합계 115,232,00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들은 위와 같은 노무공급계약의 당사자로서 원고에게 위 미지급 노무공급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피고들이 I에게 위와 같은 노무공급계약 체결에 관한 권한을 부여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 I에게 위와 같은 권한이 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으므로, 피고들은 민법 제125, 126조에 기하여 표현대리 책임을 져야한다.

3)

설령 I이 피고들까지 대리하여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동수급체는 민법상 조합에 해당하고 E이 조합원 전원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조합채무인 노무공급대금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조합원인 피고들도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나.

예비적 청구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공급한 근로자들이 청소 및 정리, 폐기물 처리 등의 잡일을 수행함으로써 피고들을 위하여 노무를 제공한 것이므로, 결국 피고들은 적어도 노무공급대금 상당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1)

노무공급계약의 체결 및 임금 대위지급 여부

살피건대,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에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노무공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고가 운영하는 인력중개업체를 통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들의 임금 115,232,000원을 원고가 대위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소장 I의 의뢰를 받아, 원고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근로자들을 공급하고 원고가 먼저 임금을 선지급한 후 E 등으로부터 직접 노무공급대금을 지급받는 형태의 노무공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I 사이의 구체적인 약정 또는 협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

원고는 인력중개업체를 운영하는 자로서 근로자들이 E과 직접 고용계약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단순히 알선 내지 중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실제로 원고는 근로자들의 임금액에 비례하여 일정액의 수수료를 수취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

원고가 운영하는 인력중개업체를 통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투입되었으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J 외 42명의 근로자들은 2015. 10. 22. 고용노동청에 '자신들이 사업주 E의 근로자들로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을 하였고, 이에 E의 대표자 K은 위 J 외 42명에 대한 합계 115,745,000원의 임금 미지급의 근로기준법위반 범죄사실로 2017. 6. 15.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등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으며(이 법원 2016고단2080호), 이에 검사가 항소하였으나 2017. 9. 25.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2017. 10. 11.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2017노1762호). 위 진정 내용 및 확정된 형사판결에 비추어 보면, 위 J 외 42명의 근로자들은 E과 사이에 직접적인 고용 내지 근로계약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

나아가 원고는 '위 J 외 42명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할 당시에 원고가 매일 현금으로 일당을 지급하여 이 사건 청구금액 115,232,000원 상당을 모두 원고가 선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위 J 외 42명의 근로자들 명의의 각 현금지급확약서(영수증)(갑 제8호증)를 증거로 제출하였으나, ① 이는 앞서 본 근로자들의 진정 내용 및 확정된 형사판결에 반하고(위 형사판결은 '2017. 6. 15. 판결 선고시까지 피 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시하고 있기도 하다), ② 위 각 현금지급확약서(영수증) 기재와 같은 금전 지급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금융거래내역이 부족하며, ③ 사후에 일괄적으로 근로자들의 각 체불임금등 · 사업주확인서상 금액을 형식적으로 기재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위 각 현금지급확약서(영수증)의 형식이 동일하고,필체가 유사한 문서가 상당수 발견되며, 그 합계액이 원고가 주장하는 115,232,000원이 아니라 위 형사판결에서 체불임금액으로 인정된 115,745,000원이다]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2)

피고들로부터의 수권 여부 및 표현대리 책임의 성부

가)

원고는, 민법상 조합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업무집행조합원인 E이 나머지 조합원들인 피고들을 대리하였다는 취지가 아니라, 업무집행조합원의 대리권을 매개로 하지 않고 I이 피고들로부터 직접 묵시적 수권을 받았으므로 피고들을 대리 또는 대표하여 원고와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I이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이라는 사정만으로는 피고들을 대리 또는 대표하여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묵시적으로 수여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I은 E의 직원이고, 원고 스스로도 상당기간 E을 상대로 노무비 지급을 독촉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나아가 원고는 피고들의 표현대리 책임을 주장하나, 피고들이 I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하였다거나, 원고가 I에게 노무공급계약 체결에 관하여 피고들을 대리할 권한이 있었다고 믿을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들의 동의 여부

한편, 원고가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업무집행조합원인 E과 사이에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으로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가정하여 예비적으로 살펴본다.

민법 제709조에 의하면 조합계약으로 업무집행자를 정하였거나 또는 선임한 때에는 그 업무집행조합원은 조합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조합을 위하여 모든 행위를 할 대리권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 규정은 임의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조합의 업무집행에 관하여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요하도록 하는 등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고, 그와 같은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조합의 업무집행은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있는 때에만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조합의 구성원이 위와 같은 약정의 존재를 주장·입증하면 조합의 업무집행자가 조합원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는 추정은 깨어지고 업무집행자와 사이에 법률행위를 한 상대방이 나머지 조합원에게 그 법률행위의 효력을 주장하기 위하여는 그와 같은 약정에 따른 조합원 전원의 동의가 있었다는 점을 주장·입증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99다62838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노무공급계약은 원고가 E에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청소 및 정리, 폐기물 처리 등의 잡일을 수행할 수 있는 근로자들을 공급하고 위 근로자들이 E의 구체적 지시에 따라 위와 같은 용역을 수행한 후 E이 직접 원고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서, 그 실질이 '노무도급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표준협정서 제7조는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업무집행조합원이 하도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그 대리권을 제한하는 취지이고(실제로 E 및 피고들은 이 사건 표준협정서 제7조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공사 중 기계설비공사, 수장공사 및 철근콘크리트공사에 관하여 피고들 명의 동의서를 첨부하거나 공동 명의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해 왔다),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노무공급계약은 하도급계약으로서 위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E이 위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구성원들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는 추정은 깨어진다.

나아가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내지 4,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동수급체의 업무집행조합원인 E이 피고들을 대리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노무공급계약을 적법하게 체결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여러모로 이유 없다.

○

피고들이 원고에게 2014. 10. 31. 4,000만 원, 2015. 1. 29. 1,000만원, 2015. 2. 17. 3,000만 원을 직접 지급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E이 2014. 10. 22. 피고 B으로부터 4억 원을 차용하기로 약정하면서 그 차용금을 원고 등 E의 하도급업체들에게 곧바로 지급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와 같은 피고들의 직접 지급 사실만으로 피고들이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노무공급계약 체결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고, 그밖에 피고들의 동의사실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

오히려 E은 2016. 7.경 '미지급 노무비에 관하여 모든 민형사상 책임은 E과 그 대표자에게 있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였다.

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의 E에 대한 인력 공급 또는 노무 제공으로 인하여 피고들이 어떠한 실질적 이득을 얻었다거나 이에 관하여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나아가 계약당사자 사이에서 그 계약의 이행으로 급부된 것은 그 급부의 원인관계가 적법하게 실효되지 아니하는 한 부당이득이 될 수 없는 것이고, 한편 계약에 따른 어떤 급부가 그 계약의 상대방 아닌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에도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는 계약상대방에 대하여 계약상의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그 제3자에 대하여 직접 부당이득을 주장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2002. 8. 23. 선고 99다66564, 66571 판결 참조),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적어도 E과 사이에는 고용 알선 또는 노무도급 등 어떠한 계약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E과의 계약관계를 근거로 한 원고의 인력 공급 또는 노무 제공이 설령 피고들에게 어떠한 이익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부당이득을 주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여러모로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최문수

각주1)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E이 단독 명의로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I이 직접 피고들을 대리하여 공동으로 노무공급계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이 사건 표준협정서 제7조가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