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0. 12. 18. 선고 2019가합7315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8. 9. 12.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18. 9. 1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 또는 이 판결 확정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1,8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과 같은 판결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18. 9. 12.부터 이 판결 확정일까지 월 1,8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5,4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나이지리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이고, 피고는 지류용품(종이컵, 종이접시, 지류 등) 제조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8. 7. 3.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의 사업장에서 종이를 기계에서 빼거나 넣는 등의 작업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8. 7. 26. 17:00경 피고의 사업장에서 작동 중인 기계의 이물질을 제거하다가 오른쪽 검지손가락이 위 기계에 끼는 사고를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우측 제2수지 압궤손상, 우측 제2중수지 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C병원에서 2018. 7. 26.부터 2018. 7. 27.까지, D정형외과에서 2018. 8. 4.부터 2018. 8. 24.까지 각 입원치료를 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 2, 6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 복직할 의사가 없음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그것이 근로계약을 근거로 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등 참조).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를 신청하면서 ’귀하는 치료종결 후에 재해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할 생각이 있습니까?‘라는 질의에 대하여 ’아니오‘라고 답변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만으로 원고에게 피고에 복직할 의사가 없음이 명백하다거나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의 소가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지위회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따른 병원비 700만 원 중 300만 원은 원고가 부담하여야 하니, 앞으로 6개월간 50만 원씩 월급에서 공제하겠다‘고 통지하고, 2018. 9. 11. 원고에게 50만 원을 공제한 월급을 지급하였다. 이에 원고가 2018. 9. 12. 오전경 피고의 대표이사(E)를 찾아가 이의를 제기하자, 피고의 대표이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기준법상 해고가 제한되는 기간 중임에도 서면에 의하지 아니하고 원고를 해고하였는바, 위 해고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안전배려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이에 대한 위자료 540만 원 상당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원고는 2018. 9. 12. 오전경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월급에서 병원비가 공제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자진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

나)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고에 따른 보상은 충분히 이루어졌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나.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1)

해고의 의사표시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이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갑 제11, 12, 1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이 인정된다.

①

원고는 해고일로 주장하는 2018. 9. 12. 당일 G센터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았는데, 당시 상담사인 F가 작성한 상담지(갑 제11호증)에는 ’피고는 원고에게 (병원)비용이 700만 원이 나왔는데 원고가 300만 원을 부담해야 하고 앞으로 6개월 간 50만 원씩 월급에서 공제한다고 전달하였다. 원고는 No라고 답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9. 11. 9월 급여에서 50만 원을 공제하여 입금하였다. 원고가 위 입금을 확인하고 불만을 제기하자 피고 대표이사가 그만두라고 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증인 F는 ’원고는 피고 사업장의 산업재해 비용 처리 문제로 센터에 방문하였다‘, ’원고가 병원비가 월급에서 공제한 것에 대하여 불만을 제기하자, 피고 대표이사가 “나가라”라고 했고, 원고가 그날 바로 센터에 왔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증인 F는 상담지상 상담 유형은 ’산재‘로 기재되어 있고, 이후 H단체에 원고의 상담 건을 연계하여 주면서 ’산재, 임금체불‘로 전달하긴 하였으나, 이는 피고 대표이사가 “나가라”고 한 것은 해고에 해당하지만 사람이 다쳤으니 산업재해를 우선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과 같은 부당해고가 너무 많아 현실적으로 이를 다 처리하기는 어려운바 먼저 생계유지에 필요한 임금이나 산업재해를 지원하여 왔기 때문이라고 증언하였다.

②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원고와 같은 숙소를 사용하였던 I가 작성한 진술서(갑 제12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2018. 9. 12. 오전 10시경 숙소에 돌아와, I에게 ’피고 대표이사에게 월급이 적다고 문제를 제기하니, 피고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일을 그만하라고 하였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직후 2018. 7. 26.부터 2018. 7. 27.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그 다음날인 2018. 7. 28. 피고 사업장에 복귀하여 일을 하였다. 또한 원고는 다시 2018. 8. 4.부터 2018. 8. 24.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 당일인 2018. 8. 24. 오후에 곧바로 피고 사업장에 복귀하여 일을 하기도 하였다. 즉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쉬지 않고 일을 계속하여야 할 신분상․경제상유인이 있었다고 할 것인데, 급여에서 치료비가 부당하게 공제되었다는 것만으로 자진하여 피고 사업장에서 더 이상 근무하지 않겠다고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달리 원고가 자진하여 퇴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2)

앞서 인정한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2018. 9. 12. 원고에게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하여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에서 자진퇴사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제23조 제2항)고 규정하여 해고 제한 기간으로 두고 있는 한편,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제27조 제1항),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제 27조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나)

판단

원고는 피고 사업장에서 근무를 하다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사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2018. 7. 26.부터 2018. 7. 27.까지, 2018. 8. 4.부터 2018. 8. 24.까지 휴업한 사실, 그로부터 30일이 지나기 전인 2018. 9. 12.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1)항에서 인정한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에게 서면으로 위 해고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기간 중에 서면에 의하지 아니하고 이루어진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원고가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복직의 사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현재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할 수 없어 현실적으로 원고의 복직이 불가능하므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에 복직할 의사가 없음에도 이 사건 해고 이후 9개월이 지나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거나 피고가 현실적으로 외국인고용자를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등의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밖에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청구가 선의성실의 원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엿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참조).

2)

판단

원고가 해고되기 전까지 피고로부터 월 18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여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18. 9. 13.부터 피고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다음날인 2018. 9. 13.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18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기한 불법행위책임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그런데 피고가 안전배려의무를 다 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있는 증거 즉, 원고의 업무 범위 및 태양,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이 사건 사고 대상 기계의 작동 방법, 이 사건 기계의 관리․감독 현황, 피고 사업장의 안전시설 및 안전예방교육 현황 등을 알 수 있는 증거가 없는바,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기한 불법행위는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부당해고에 기한 불법행위책임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 없고,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그 해고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에 따르면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에 위반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이 사건 사고에 따라 지출한 병원비를 원고에게 부담시켜서는 아니함에도 그 중 일부를 원고에게 부담시키고자 한 것이 이 사건 해고의 발단이 되었다고 할 것이나, 이것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징계권의 남용으로서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있어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하여 이 사건 해고에 이르게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8. 9. 13.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 또는 원고가 구하는 이 판결 확정일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18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승정(재판장) 조영민 양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