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 27. 선고 2020가소88503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고양시 G에 있는 H우체국의 우편물류과 집배실장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고, 피고 B은 I우체국 소속 공무원으로서 J노동조합(이하 'J노조'라 한다) 위원장이며, 피고 C은 H우체국 소속 공무원으로서 J노조 K 지부장이고, 나머지 피고들은 같은 우체국 J노조 임원인 공무원들이다.

나.

피고 B과 J노조는 2019. 6. 5.경 'H우체국 관리자들이 상시계약집배원들의 주말 근무를 실적으로 미인정하고, 평일 초과근무를 축소하거나 미인정함으로써 시간외 수당을 미지급하였고, 집배실장이 초과근무 사후신청에 이의를 제기하여 사후신청을 올릴 생각도 못하였다'는 취지로 원고 등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소하였는데,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검사는 2019. 12. 31. 원고에 대하여 '사용자 입장에서는 출 · 퇴근 지정이 근로시간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시간외수당 지급의무를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원고가 초과근무 사후승인을 반려한 것에 고의 유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불기소 처분'이라 한다). J노조 등은 위 불기소 처분에 불복하여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에게 항고하였으나, 2020. 4. 3.경 항고기각 결정을 받았고, 다시 2020. 5. 1. 검찰총장에게 재항고를 하였다.

다.

한편 피고 B은 2019. 9. 20. J노조가 있는 전국 우체국의 노조 게시판에 별지 1J노조 입장문(갑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입장문'이라 한다)을 게시하였다.

라.

피고들은 이 사건 불기소처분에 대한 재항고를 제기한 후인 2020. 6. 11.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는데, 다음날인 2020. 6. 12. 별지 2, 3 각 언론기사(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기사'라 한다)가 보도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피고들은 이 사건 입장문을 게시하고 이 사건 기사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였는바, 위 입장문 및 기사에는 원고가 특정되어 있고, 내용의 상당부분이 거짓이거나 왜곡 · 과장된 것으로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나아가 집배실장인 원고 개인에 대한 비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상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들은 명예훼손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들

1)

이 사건 입장문 및 기사에 적시된 사실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

2)

피고 C은 개인 휴대폰 메모장에 정리한 글을 기자회견 활동을 정리하고 보고하는 과정에서 교육정책국장에게 전달하였을 뿐 이를 기사화 되도록 특별히 부탁하거나 기사화 될 것이라고 예측할 만한 개연성도 없었다.

3)

피고 D, E, F은 기자회견 장소에 단순히 참가하였을 뿐 이 사건 입장문 및 기사를 게시하거나 배포한 사실이 없다.

3.

판단

가.

피고 B, C에 대한 각 청구에 관한 판단

1)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형법 제310조 규정에 따라서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받지 않기 위하여는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이어야 될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이 진실한 것이어야 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 함은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 부는 적시된 사실 자체의 내용과 성질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사실을 적시한 행위자의 주요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목적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대법원 1993. 6. 22. 선고 93도1035 판결). 형법 제310조의 규정은 인격권으로서의 개인의 명예의 보호와 헌법 제21조에 의한 정당한 표현의 자유의 보장이라는 상충되는 두 법익의 조화를 꾀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두 법익간의 조화와 균형을 고려한다면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대법원 1993. 6. 22. 선고 92도3160 판결). 2) 피고 B이 이 사건 입장문을 전국 우체국의 노조 게시판에 게시한 사실, 피고 C이 작성한 글(별지 2 언론기사 1에 첨부된 글)이 이 사건 기사를 통해 보도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3)

그러나 위 입장문 게시행위는 진실한 사실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집배원들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사건 입장문 및 기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①

공적인 존재의 도덕성, 청렴성의 문제나 직무활동이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었다고 볼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19734 판결). 원고는 집배원들을 관리하고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집배실장의 지위에 있던 공무원으로서 그 직무활동에 관한 감시 · 비판 · 견제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직무활동과 관련된 영역에 있어 명예훼손 심사기준을 일반적인 사인과 같게 볼 수는 없다.

②

이 사건 입장문이 게시될 무렵, 집배원의 과로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우정사업 종사자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 상시적 위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대책 마련과 처우 개선이 사회문제화되어 있었다. 이 사건 입장문도 전체적으로 새로 추진되는 정책(집배혁신 컨설팅 사업)이 현장의 인력 부족을 심화시키는 점을 비판하면서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의 구조적인 개선과 조직문화 쇄신을 통해 우편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이 사건 기사 역시 전체적으로 집배원에 대한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고 초과근무수당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③

설령 이 사건 입장문이나 기사가 비판하는 정책, 사업대상자 선정의 문제점, 집배원에 대한 임금체불 문제 등이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J노조의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에는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도3606 판결 참조).

④

원고는 피고 B, C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은 2020. 10. 7. 위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입장문 및 기사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로 죄가안됨 또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⑤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입장문이나 기사의 표현방법 중 일부 부분이 집배혁신 컨설팅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원고의 자격 여부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원고의 초과근무수당을 불승인행위나 태도 등을 지적하면서 비난하는 방식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입장문 및 기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

①

원고는 피고 C에게 조합원이 초과근무 사전명령 시간을 벗어난 초과근무 사후신청을 회수하라고 지시하였고, 초과근무 사후승인신청을 일부 불승인하였다. 원고도 초과근무 사후신청 결재를 반려했던 사실이 있음은 인정하고 있고, 다만 초과근무 철저히 감독하고 근무현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결재를 거부한 것이라는 취지로 다투고 있을 뿐이다.

②

원고는 초과근무 사후신청 불승인 건에 대하여 2019. 5. 9.경 J노조원인 공무원과 언쟁 및 다툼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어의규 조치되었다.

③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는바(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757 판결), 피고 B, C이 원고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갑질"이라는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였으나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

나.

피고 D, E, F에 대한 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입장문 및 기사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위법성이 인정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 E, F이 이 사건 입장문 및 기사 작성에 관여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원고의 피고 D, E, F에 대한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기홍

각주1) ※ 소액사건의 판결서에는 소액사건심판법 제11조의2 제3항에 따라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