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2019. 8. 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500만 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LCD, 반도체장비 및 정밀장비 등의 반입, 반출, 포장, 설치, 조립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로서, 파주시 D에 파주지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를 두고 있고, 원고들은 2016. 11.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해온 피고의 근로자들이다.
피고는 2019. 7. 2. 원고들에게 2019. 8. 1.자로 이 사건 사업장을 폐쇄하고 원고들을 퇴사처리 하겠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를 하였고, 원고들은 2019. 7. 27. 및 2019. 7. 29.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2019. 7. 18. 피고 소유의 기자재들을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에 1,433,801,000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기자재 양도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양도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E은 2019. 7. 10.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를 설립하였고,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H이 F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며, 2020. 4. 23.부터는 피고의 업무팀 총괄부장으로 근무하던 I가 F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 5, 8호증, 을 제4호증, 제5호증의 1, 2,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는 높은 임금을 받아오던 원고들을 해고하기 위하여 이 사건 사업장을 폐쇄하고 F를 설립하여 동일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위장폐업을 통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양도계약은 포괄적 영업양도 계약이므로 양도인인 피고와 근로자간의 근로관계도 양수인인 E 내지 F에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영업양도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해고는 위와 같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이 정상적으로 근무를 하였던 2019. 4.~2019. 6. 사이의 평균임금은 원고 A은 3,429,146원, 원고 B은 3,054,133원이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2019. 8.부터 2020. 4.까지의 임금 합계 30,862,314원(3,429,146원 × 9개월), 원고 B에게 27,487,197원(3,054,133원 × 9개월) 및 2019. 5. 1.부터 원고들이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들은 일부청구로서 각 500만 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사업장의 매출은 전적으로 G로부터의 수주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수주량이 감소하면서 경영이 악화됨에 따라 사업장을 폐쇄하게 된 것일 뿐 피고가 위장폐업을 한 것이 아니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을 폐쇄하면서 자산 매각의 일환으로 기자재를 E에 매도한 것으로서, 이 사건 양도계약은 포괄적 영업양도가 아닌 기자재 양도 계약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자의로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을 해고한 것이 아니다.
판단
위장폐업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사업장을 위장폐업하고 신설회사를 설립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포괄적 영업양도 여부에 관한 판단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인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양도계약은 포괄적 영업양도 계약에 해당한다.
이 사건 양도계약 제7조 제5항은 이 사건 양도계약의 계약서 상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기자재들도 포함하여 모든 기자재를 E에 양도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위 기자재들은 피고의 주 영업인 LCD, 반도체장비 및 정밀장비 등의 반입, 반출, 포장, 설치, 조립 업무에 필수적인 것들로서,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피고는 더 이상의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사건 양도계약 제5조는 E이 피고의 사무실, 기자재창고의 임대보증금을 피고에게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는 E이 기자재뿐만 아니라 사무실과 창고 등 피고가 사용하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도 모두 양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양도계약은 F가 G의 반입업체로 등록되는 것을 전제로 체결되었는데, 피고는 G가 발주하는 용역을 수주하는 것을 주된 수입원으로 삼고 있었으므로, 결국F가 피고의 G 반입업체라는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양도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양도계약 제6조는 양도인인 피고에게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제7조 제2항은 '법인양도계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피고의 대표이사였던 H이 F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현재 F의 대표이사는 피고의 업무팀 총괄부장이었던 I이며, 피고 직원 상당수가 F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으므로, F는 피고의 물적 설비뿐만 아니라 인적 설비나 조직도 대부분 양수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의 자발적 사직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 B은 2019. 7. 27.에, 원고 A은 2019. 7. 29.에 피고에게 각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F를 설립하여 영업을 계속한다는 사실을 원고들에게 숨기고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므로, 원고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착오에 기한 것으로서 이를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F에 포괄적으로 영업양도를 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가 F에 승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점은 이른바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고, 이를 이유로 민법 제109조에 의하여 계약을 취소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동기를 계약의 내용으로 삼아 그것이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해당하고 그 동기가 의사표시의 상대방에게 표시된 경우이거나(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12259 판결 참조), 적어도 그 동기의 착오가 상대방에 의해 유발된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4. 6. 10. 선고 93다24810 판결 참조).
피고는 2019. 7. 18.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이를 원고들에게 알리지않은 채 사업장 폐쇄를 이유로 원고들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은 점, 원고들이 이 사건 양도계약의 존재를 알았다면 F에 대한 고용승계를 포기하고 피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의 동기의 착오는 피고에 의하여 유발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보통 일반인이 원고들의 입장에 섰더라면 F의 고용승계 여부를 검토하지 않은 채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여겨지므로 위 착오는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에게는 민법 제109조 제1항에 의하여 취소권이 인정되고, 취소의 의사표시가 담긴 원고들의 2021. 10. 14.자 준비서면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1. 10. 15. 위 사직의 의사표시는 취소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의 2019. 8. 1.자 퇴사처리 통보에 의하여 해고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부당해고 여부에 관한 판단
영업이 포괄적으로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간의 근로관계도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다.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나 다름이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며,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33173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들에게 발송한 통보문(을 제3호증의 1, 2)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해고 사유로 '사업장 폐지' 외에 별다른 이유를 들고 있지 않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이 사건 사업장 폐지는 포괄적 영업양도로 인한 것이므로, 결국 피고는 영업양도 그 자체만을 사유로 삼아 원고들을 해고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중 원고들이 구하는 각 5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기흥(재판장) 정현욱 고철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