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2021. 12. 19. 19시경 파주시 C 소재 도로에서 피고(반소원고)가 넘어져 상해를 입 게 된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제 2항 기재 금액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6,837,375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5.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각자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파주시 C 지상 상가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1층에서 'D(이하 '이 사건 가게'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업자이다.
피고는 2021. 12. 19. 19시경 이 사건 가게 앞 도로를 걷던 중 도로의 결빙된 구간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피고는 2021. 12. 20. 좌측 슬관절 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2021. 12. 27. 좌측 슬관절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 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1. 14. 선고 99다395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돌이켜 보건대, 을 제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가게에 설치된 냉난방기의 설치·보존 및 그 관리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고는 민법 제758조 제1항, 제750조에 따라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는 이 사건 가게에 냉난방기를 설치하였다. 이 사건 사고 발생시인 2021. 12. 19. 19시경에는 동절기로 난방이 필요한 시기였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에도 이 사건 가게의 난방 목적으로 냉난방기를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가게의 운영자인 원고는 위 냉난방기의 설치·보존 및 그 관리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냉난방기의 구매자에게는 일반적으로 '냉난방기에는 실외 온도가 낮고 습도가 높을 때 발생하는 성에를 녹여서 제거하기 위한 제상운전 기능이 있다. 겨울철에는 약 1시간 난방운전 후 약 10분간 제상운전을 하게 되고 제상운전 중 실외기에서 물이 흘러나오거나 수증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사용설명서가 제공된다. 냉난방기 판매 및 수리를 하는 E 역시 위 설명서와 유사한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이와 같이 냉난방기를 설치하여 이용하는 사람은 제상운전 기능으로 인하여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물을 잘 처리하여야 한다.
이 사건 건물 1층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F은 '이 사건 가게의 냉난방기의 실외기 호스가 실내 배수관이 아닌 도로 쪽으로 흘러가 도로에 빙판이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도 이러한 빙판의 발생으로 이 사건 가게의 운영자 등에게 몇 차례 주의를 주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건물 지하 1층에서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H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 사건 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빙판에 미끄러져 다칠 뻔하였다. 이 사건 가게 앞에 설치된 실외기의 호스에서 물이 흘러 빙판이 형성된 것을 보고 이 사건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 안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에게 밖에 물이 흘러 바닥에 빙판이 생겼으니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빨리 조치를 취하라고 말하였다. 그 다음날 피고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크게 다쳤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도 이 사건 가게에 설치된 냉난방기 실외기의 호스에서 나온 물로 빙판이 형성된 내력이 있고,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에 이미 실외기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빙판이 생긴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는 빙판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발생한 빙판을 제거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원고의 손해배상 범위
피고의 손해액
치료비
을 제1, 2, 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2021. 12. 20.부터 2022. 1. 17.까지 I병원에 입원하여 좌측 슬관절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2022. 10. 20.까지 위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은 사실, 위 수술 및 치료과정에서 4,785,130원(=입원 및 수술비용 3,881,520원+기타 병원비 903,610원)의 치료비를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일실수입
근로조건이 산업환경에 따라 해마다 변동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일실수입을 그 1일 노임에 관한 통계사실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경우에는, 그 가동일수에 관하여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포함한 각종 통계자료 등에 나타난 월평균 근로일수와 직종별 근로조건 등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 밖의 적절한 자료들을 보태어 합리적인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0368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1992. 12. 8. 선고 92다26604 판결에서 경험칙상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가동일수를 월평균 25일, 연평균 300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하였고, 위 대법원 2001다70368 판결에 이르러 관련 통계와 가동일수 감소의 경험칙 등을 고려하였을 때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을 초과하여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후 하급심은 주로 경험칙을 근거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보는 판단을 하였고 대법원은 대체로 이를 수긍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간근로시간의 상한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그 시행일을 사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한 결과 2011. 7. 1.부터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근로현장에서 근로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이와 아울러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 등으로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되어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계법에 의해 지정통계로 지정된 법정통계조사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2021. 12. 20.부터 2022. 1. 17.까지 입원하였고, 그 기간을 포함한 1개월의 일실수입을 구하고 있고, 1일의 가동일수를 22일로 계산하였다. 그러나 피고의 입원기간은 1개월이 채 되지 않고, 피고가 입원한 기간 중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21일인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20일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하기로 한다.
피고는 1958. 10. 15.생 남성이고, 이 사건 사고 당시 퇴직한 상태였으므로, 피고가 구하는 2021년 하반기 도시일용노임 기준을 적용하여, 피고에 대한 1개월의 일실수입은 2,889,620원(=144,481원×20일)이다.
책임의 제한
을 제8 내지 11, 1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중앙보훈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 전에 이미 퇴행성 골관절염과 전방 십자인대 만성파열이 있었고, 이러한 기왕증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처치(인공관절 치환술)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동절기에 도로에 빙판이 형성될 수 있음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므로, 도로를 보행하던 피고는 바닥을 잘 살펴 스스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원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
위 책임제한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치료비 및 일실손해액은 3,837,375원[=치료비 2,392,565원(=4,785,130원×50%)+일실수입 1,444,810원(=2,889,620원×50%)]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이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와 피고의 과실 정도, 그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상해 및 후유장해의 부위와 정도, 그동안의 치료 경과와 후유장해의 내용 및 정도, 기왕증의 기여도, 피고의 나이와 성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위자료를 3,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으로 6,837,375원(=치료비 2,392,565원+일실수입 1,444,810원+위자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사고발생일 이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 다음 날인 2024. 5.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위 돈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않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각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 청구 및 반소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요(재판장) 채영림 정영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