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6. 4. 29. 선고 2025가단57129 판결

손해배상(자)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6년 개업하여 시내버스 운송업을 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24. 2. 29. 신규채용되어 원고의 시내버스 운행사원(기사)으로 근무한 근로자이다.

나.

피고는 원고의 피용자로 근무하는 동안 아래와 같이 교통사고(이 사건 교통사고)를 냈다.

다.

원고와 노동조합(D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22년도 단체협약에는 "회사는 운행사원의 과실 또는 고의로 인한 교통사고, 차량파손 등이 발생하여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실 손해금액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 7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대로 피고가 자신의 과실로 발생한 교통사고로 입은 원고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원고의 청구가 교통사고 위험을 근로자인 피고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부당하고, 이 사건 소송의 근저에는 원고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노동관서에 문제 제기를 한 피고에 대한 보복 목적이 있다는 취지로 다툰다.

3.

판단

가.

피고가 원고의 버스기사로 근무한 약 1년 기간 동안 5번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피고의 부주의한 운전 행태에 대한 경고나 책임 추궁이 필요한 측면이 있고, 원고와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에 명시적으로 운전기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운전기사에게 배상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나.

그러나 갑 2 ~ 7호증, 을 13,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 피고 업무의 특성, 손해 전보 및 위험 분담 구조, 법령과 단체협약의 맥락 등 아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

1)

원고는 차량 등 물적 설비를 보유하고 기사를 고용하여 운송사업을 하는 사용자이고, 피고는 원고의 차량을 운전하는 노무를 제공하는 피용자이다. 피용자의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통상적으로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1> 실제로 원고가 수년간 시내버스 영업을 하면서 다수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버스기사를 상대로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전례는 없다.

2)

피고가 수행하는 버스 운전 업무는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발생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유형에 해당하고, 원고는 그러한 위험 수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입을 얻는다. 원고 영업활동의 본질적 부분인 버스 운전 업무에 내재된 위험이

현실화하여 발생한 경제적 손실을 피용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사용자가 부담하는 영업 위험을 피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3)

원고는 법령이 정한 운수사업자로서 버스 운행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 위험에 대비하여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고, 그로 인한 보험료나 공제료등 경제적 지출은 영업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원고와 같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자가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공제조합은 '자동차 사고로 인한 조합원의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 '자동차 사고로 조합원 소유 자동차에 생긴 손해', '자동차 사고로 인한 운수종사자의 자기신체 손해'를 보상 또는 배상하는 공제사업을 한다(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64조 제1항). 원고는 E연합회와의 공제계약에 따라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의 상당 부분을 전보받을 수 있었음에도, 공제처리로 인한 경제적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공제처리를 하지 않거나 공제금청구를 포기하였다.

4)

회사의 운행사원(버스기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규정한 단체협약 규정에는 "회사는 전 차량에 대하여 자동차종합보험 또는 공제조합에 가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원고가 가입한 F공제조합의 자동차공제약관은 "원고의 피용자(운전자)가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 또는 마약·약물운전을 하다가 생긴 사고로 공제금을 지급하는 경우에 한하여 원고가 공제금 중 일부를 사고부담금으로 조합에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은 버스 운행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발생한 회사의 손해는 보험이나 공제를 통해 전보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음주운전, 마약·약물운전 등과 같은 중대한 과실이나 고의에 의한 사고와 같이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운전기사를 상대로 손해 전보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사건 교통사고가 피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발생하였다는 정황은 없다.

5)

버스기사의 부주의한 운전 행태에 대해서는 교육 이수 명령이나 징계처분 등을 통해 제재·시정할 수 있고, 그러한 조치가 도로교통 안전이나 승객 보호라는 측면에서 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2>

4.

결론

이러한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종열

1원고의 취업규칙은 직원(종사원)의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에 대하여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규정하고(제69조 제1호),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가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받게 하거나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하고 휴업보상, 장해보상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제78조 ~ 제80조). 다만 휴업보상과 장해보상은 근로자가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한하여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제81조). 이러한 인적 손해에 관한 사업주 부담 원칙은 물적 손해에도 원용될 수 있다.

2원고의 취업규칙 제13조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야기한 자.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한 사고를 발생시켜 타인이나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끼친 자. 교통사고를 연 3회 이상 야기한 교통사고 다발자'를 징계해고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을 13호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