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2,721,123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15.부터 2026. 1. 2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정수기 설치 및 수리를 하는 기사이고, 피고 회사는 정수기 등을 생산, 판매하는 법인이다. 그리고 소외 주식회사 C(사명 변경전 주식회사 D, 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2010. 8. 26. 설립된 법인으로 정수기의 에이에스 대행, 연구개발, 제조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04. 11. 4.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정수기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수리기사로 근무하였다가 2010. 12. 1. 피고 회사에서 나와 'E'라는 상호의 개인사업체 명의로 소외 회사와 서비스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위 업무를 2023. 8. 31. 종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 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회사는 원고는 독립한 개인사업자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의 당사자도 원고와 소외 회사이므로 피고 회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외 회사의 설립일시는 2010. 8. 26.로 원고를 비롯한 다수의 정수기 AS기사들이 피고 회사에서 퇴직 처리된 후 개인사업자로서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과 동일한 계약을 체결하던 시점에 설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소외 회사의 임원을 보더라도 대표이사및 사내이사 G, H, 감사 I로 피고 회사의 이사 및 감사와 중복되고, 소외 회사의 본점이 한때 피고 회사의 지점과 동일한 주소지에 있기도 하였던 점, 상호도 'B'이라는 명칭을 공동으로 사용하여 소비자들로서는 동일 회사로 인식하게 되는 점 등을 참작하면 소외 회사는 피고 회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법인으로서, 피고 회사가 형식적으로 설립하여 원고 등과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을 체결하게 하여 피고 회사의 책임을 면하고자 하는 법인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소외 회사의 존재가 곧바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자 관계 성립 판단에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B 센터관리' 앱을 통하여 업무 지시를 받고, 피고 회사 측이 지정한 일자에 고객의 집에 방문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미리 피고 회사 측으로 연락을 하여야 한다. 즉 일정을 피고 회사 측이 정하고 원고는 그에 따라야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지휘·감독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 제2조 제5항에 의하면 '원고는 익일 근무가 불가피할 경우 반드시 그 사유에 대하여 소외 회사에 사전에 통보하여야 하며 그 통보 내용이 사회통념에 반할 경우 소외 회사는 원고 사업체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당 계약서 제7조를 기준으로 하여 책임의 범위를 소외 회사가 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원고에게 영업이 불가능한 날이 있더라도 원고가 일정조정을 자체적으로 할 수 없고 반드시 피고 회사 측에 통보해야 하며, 그 적절성 여부도 피고 회사 측이 판단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으로서, 이는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이 존재한다는 점을 볼 수 있는 요소이다.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 제4조에 의하면, 원고는 업무완료 이후 피고의 전산시스템(F)에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른 재제 역시 피고 회사가 결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원고가 매월 마감 후 제품/부품 실사를 실시하고 전산 수불과 실제 수불을 일치하게 해야 하며, 일치하지 않을 시 해당 제품/부품의 가액을 피고 회사 측에 보상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통해서 피고 회사 측이 원고의 제품과 부품 수급, 재고 관리에 상당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 회사 측이 제공한 장비, 고객 정보만을 사용할 뿐 아니라 업무수행 시 착용하는 유니폼도 피고 회사가 제공한 것을 입게 되어 있는데, 그 유니폼에 피고 회사명이 기재되어 있다.
즉 이러한 내용으로 보면 원고는 피고 회사의 사업 조직의 일부로서 기능하였을 뿐,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이윤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사업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받는 보수는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상 정해진 '건당정액' 방식으로 계산한 금액이지만, 이는 원고가 피고 회사의 직원일 때와 다르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통상적인 근로자에게 지급하던 명절 및 휴가비를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하였던 것까지 참작하여 보면, 이는 피고의 지휘·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받은 근로의 대가로 보일 뿐이다.
이 사건 서비스용역계약에서는 계약기간을 3개월로 하되 필요에 따라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원고는 이 사건 서비스용역계약을 체결한 이후 수 년간 계속하여 피고 회사에 전속되어 피고를 위한 AS용역 등 업무를 수행해 왔는바,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독립사업자 형태로 체결하였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였으며,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규정한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근로관계에 따르는 경제적·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여 놓은 계약 내용에 관하여 경제적 약자인 원고로서는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사정을 근로관계의 종속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징표로 삼기는 어렵고, 이와 같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 사회보험 가입 여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취업규칙의 적용 여부 등은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전에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들로서 앞에서 살펴본 원고의 실질적인 노무 제공 실태에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뒤집는 사정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퇴직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퇴직금 산정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0. 12. 1.부터 2023. 8. 31.까지 계속 근로하였고, 위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임금 총액 15,096,041원(= 2023. 5.분 수입금 5,377,541원 + 2023. 6.분 수입금 4,755,300원 + 2023. 7. 수입금 4,963,200)이고, 1일 평균임금은 164,087원(= 15,096,041원 ÷ 92일, 원 미만 버림)이므로, 퇴직금 총액은 62,721,123원{= 164,087원 × 30일 × (153개월 / 12개월)}임이 계산상 명백하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원고의 소득계산시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를 공제하고 평균임금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상 근로자 평균임금 산정시 세전 총 급여액으로 계산할 뿐 아니라 원고가 부가가치세를 부담한 것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서비스위탁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면서 원고가 사업자의 모습을 갖추도록 함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부담한 것이므로, 이를 평균임금 산정시 공제할 수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소결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62,721,123원 및 원고가 근로를 종료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3. 9. 15.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6. 1.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허정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