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피재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먼저 급여를 지급한 후 공단에 대하여 부당이득금반환을 구한 경우 청구의 성질 및 소멸시효(2004.07.29, 의정부지법 2003나5741)
[요 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 바로 구체적인 급여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청구와 이에 대한 피고의 인용결정에 의하여 비로소 구체적 급여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기는 하나, 당사자의 청구와 이에 대한 피고의 인용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나중에 업무상재해임이 판명된 이상, 당사자에게 재해 발생 당시부터 어떠한 추상적 권리는 존재하는 것이고, 피고에게는 이에 대응한 책임이 존재한다 할 것이다.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망인의 유족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요양급여청구권을 대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망인이 업무상 재해로 입은 부상에 대하여 원고가 치료비를 지급함으로써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위 보험급여 지급일로부터 이 사건 소 제기시까지 민법에 정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10년이 경과하지 않았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사 건 / 2004.7.29 선고, 의정부지법 2003나5741 판결 부당이득금
* 원고(피항소인) / 국민건강보험공단
* 피고(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동두천시법원 2003.11.30. 선고 2003가소5801 판결
[주 문]
제1심 판결 중 원고에 대하여 피고에게 2,632,360원과 이에 대한 1998.2.24.부터 2003.7.2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 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박○○은 인천시 ○○구 ○○동 53-2에 있는 주식회사 ○○건설의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로 일하던 중, 1997.4.14. 17:59 무렵 위 현장 사무실에서 건축업자 차○○이 다른 근로자와 다투다가 방화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화재로 화상을 입었는데(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위 사고로 위 현장 사무실에 있던 서○○, 정○○ 등 다른 근로자들도 부상을 입었다.
박○○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1997.4.14부터 1997.4.22.까지 서울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였고, 동두천시의료보험조합(이후 원고가 위 조합의 모든 권리의무를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을 거쳐 포괄승계하였다)은 당시 시행 중이던 의료보험법상의 보험가입자인 동인을 위하여 위 요양기관의 청구에 따라 1997. 5. 무렵 총 치료비 3,290,450원 중 2,632,360원을 공단부담금으로 지급하였다.
위 서○○ 등 다른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고 무렵 피고에게 요양신청 등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고 한다)에 의한 보험급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불승인 및 부지급처분을 하였고, 이에 위 근로자들이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기각하였는데, 결국 위 근로자들의 재심사청구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가 1998.2.24.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위 불승인 및 부지급처분을 취소하라는 재결을 함으로써, 위 근로자들은 피고로부터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
박○○과 그의 유족은 피고에 대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청구를 하지 않고 있다가,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뒤인 1998.4.17. 비로소 박○○의 유족이 피고에 대하여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고,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1998.4.22. 유족보상금 85,090,900원과 장의비 7,854,540원을 지급하였다.
판 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사고는 산재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이므로, 피고가 박○○의 치료를 부담하여야 함에도 원고로 하여금 치료비 2,632,360원을 대신 지급하게 함으로써 산재보험법에 따라 이행하여야 할 요양급여의 지급의무를 위 치료비 금액만큼 면하는 이득을 얻었고,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원고에게 위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산재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는 수급권자의 청구가 있어야 하고 이때 비로소 피고는 보험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박○○이 요양급여를 청구하지 않은 이상 피고는 요양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원고가 박○○에게 요양급여를 대신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어떠한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는 박○○의 유족을 상대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있을지언정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고, 또한 원고가 박○○의 유족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요양급여청구권을 대위하여 청구하는 것이라고 보더라도, 위 요양급여청구권은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다툰다.
판 단
산재보험법은 그 보험급여를 지급받기 위하여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의 청구와 이에 대한 피고의 결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것만으로 바로 구체적인 급여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청구와 이에 대한 피고의 인용결정에 의하여 비로소 구체적 급여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당사자의 청구와 이에 대한 피고의 인용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나중에 업무상재해임이 판명된 이상, 당사자에게 재해 발생 당시부터 어떠한 추상적인 권리(피고에 대하여 급여청구를 하고, 피고의 결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확정된 급여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는 존재하는 것이고, 피고에게는 이에 대응한 책임이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 치료비 지급 당시 시행 중이던 의료보험법 제41조 제5항은 ‘보험자는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다른 법령에 의한 보험급여나 보상을 받게 될 자에 대하여는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실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 48조 제3항 본문은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이 법의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받은 때에는 공단은 그 받은 금품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한 금액의 한도 안에서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서 피고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요양보상책임이 있고, 원고는 위 의료보험법 제41조 제5항에 의하여 박○○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데도, 원고가 박○○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함으로써 피고는 그 범위 내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그 책임을 면하는 이득을 얻었고, 원고는 그 요양급여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치료비 상당액인 2,632,360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박○○의 유족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요양급여청구권을 대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박○○이 업무상 재해로 입은 부상에 대하여 원고가 치료비를 지급함으로써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서, 위 보험급여 지급일로부터 이 사건 소 제기시까지 민법에 정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10년이 경과하지 않았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2,632,360원과 이에 대하여 피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재결을 통하여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임을 알게 된 1998.2.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가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04.7.29.까지는 민법에 정하여진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 정하여진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 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박혁(재판장), 홍진표, 김예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