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통상임금 및 상여금과 관련한 법리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그것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면 원칙적으로 모두 통상임금에 속한다 할 것이나,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와 통상임금의 기능 및 필요성에 비추어 볼 때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려면 그것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에 속하여야 하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거나 실제의 근무성적에 따라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달라지는 것과 같이 고정적인 임금이 아닌 것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 함은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되고, 여기서 말하는 '일정한 조건'이란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임금'을 산출하려는 통상임금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고정적인 조건'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5. 선고 2006다13070 판결, 2010. 1. 28. 선고 2009다74144 판결,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2013. 12. 13.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갑 주식회사가 상여금지급규칙에 따라 상여금을 근속기간이 2개월을 초과한 근로자에게는 전액을, 2개월을 초과하지 않는 신규입사자나 2개월 이상 장기 휴직 후 복직한 자, 휴직자에게는 상여금 지급 대상기간 중 해당 구간에 따라 미리 정해 놓은 비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각 지급하고, 상여금 지급 대상기간 중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계산하여 지급한 사안에서, 위 상여금은 근속기간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기는 하나 일정 근속기간에 이른 근로자에게는 일정액의 상여금이 확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므로, 위 상여금은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지급이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러한 합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통상임금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법이 정한 도구개념이므로, 사용자와 근로자가 통상임금의 의미나 범위 등에 관하여 단체협약 등에 의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따라서 성질상 근로기준법상의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다.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각 해당 근로에 대한 임금산정의 최저기준을 정한 것이므로, 통상임금의 성질을 가지는 임금을 일부 제외한 채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산정하도록 노사 간에 합의한 경우 그 노사합의에 따라 계산한 금액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위 기준에 미달할 때에는 그 미달하는 범위 내에서 노사합의는 무효이고,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1다6106 판결, 2007. 6. 15. 선고 2006다13070 판결, 2009. 12. 10. 선고 2008다4510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를 하고도 근로자가 그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추가적인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임금협상을 할 때에는 기업의 한정된 수익을 기초로 하여 상호 적정하다고 합의가 이루어진 범위 안에서 임금을 정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실태는 임금협상 시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임금 인상 폭을 정하되, 그 임금 총액 속에 기본급은 물론, 일정한 대상기간에 제공되는 근로에 대응하여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 기간마다 지급되는 상여금(이하 '정기상여금'이라고 한다), 각종 수당, 그리고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는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 등의 법정수당까지도 그 규모를 예측하여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방식의 임금협상에 따르면, 기본급, 정기상여금, 각종 수당 등과 통상임금에 기초하여 산정되는 각종 법정수당은 임금 총액과 무관하게 별개 독립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노사 간에 합의된 임금 총액의 범위 안에서 그 취지에 맞도록 각 임금 항목에 금액이 할당되고, 각각의 지급형태 및 지급시기 등이 결정된다는 의미에서 상호 견련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정기상여금은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전제 아래에서, 임금협상 시 노사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는 실무가 장기간 계속되어 왔고, 이러한 노사합의는 일반화되어 이미 관행으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은 방식의 임금협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노사합의에서 정기상여금은 그 자체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오인한 나머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한 경우, 근로자 측이 앞서 본 임금협상의 방법과 경위, 실질적인 목표와 결과 등은 도외시한 채 임금협상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유를 들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가산하고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법정수당의 지급을 구함으로써,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종국적으로 근로자 측에까지 피해가 미치게 되어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하고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 측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2001. 5. 29. 선고 2001다15422, 15439 판결 참조).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와 파산채무자 B(이하 '피고'라고만 한다) 사이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는지 및 원고가 그러한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며 추가적인 연차휴가근로수당을 청구하는 것이 신의성실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는지에 관하여 본다.
인정사실
원고는 2007. 2. 1.부터 2012. 10. 31.까지 피고에 고용되어 피고 은행의 일산시점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피고 직원들은 피고와 사이에 매월 급여 100%와 정기상여금 100%를 지급받는 연봉계약에 의거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2010. 2.경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조(연봉액 및 연봉구성)
연봉액은 61,333,330원(갑근세, 4대 보험료 등을 공제하기 전 금액)으로 한다.
전조 연봉액의 1/12 한 연봉월액 2,555,550원을 원고 명의 계좌로 매월 21일 지급하며, 연봉월액의 세부내역은 다음과 같다.
제4조(근로시간) ①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으로 정한다. ② 직원의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은 다음과 같다.
2009. 6. 30. 및 2010. 6. 30. D노동조합 E지부는 피고와 사이에 각 2008년 단체협약 및 2009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58조(임금의 정의) 제1항에서 통상임금이라 함은 본봉, 제 수당(세콤수당 등)의 합계액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산입에서 제외하였으며, 제65조(보상금) 제1항에서 연차보상금(근속년수에 의한 연휴 포함)은 통상임금에 183분의 1.83을 승한 후 1일 8시간으로 계산한다고 규정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12. 12. 29. 영업정지가 되었다.
피고의 급여규정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제2조(급여체계) ① 이 규정에서 급여라 함은 기준급여, 상여금, 제수당을 말한다. ② 기준급여라 함은 본봉, 직책수당 및 금융수당을 말한다. ③ 제수당이라 함은 출납수당, 전산수당, 시간외 근무수당 및 이사회에서 특별히 정한 기타수당을 말한다.
제3조(급여의 결정) ① 직원의 급여는 직제의 구분에 따라 1급에서 5급 사원, 기술직 사원, 고용촉탁 급여로 구분한다.
제18조(기준급여) 직원에 대한 기준급여는 별첨1, 2, 3에 의한다.
제21조(금융수당 및 시간외 근무수당) ① 직원이 복무규정상 기본근무시간을 초과하여 업무와 관련하여 영업관여 전 또는 영업종료 후에 포괄적, 단계적으로 행하는 연장근무에 대하여는 금융수당을 지급함으로서 근로기준법 제46조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 연장근무에 대한 급여지급에 갈음한다. ② 전 ①항의 금융수당은 별첨3에서 정한 금액으로 한다. ③ 전 ①항 이외의 업무상 부득이한 경우로 대표이사의 승인을 득한 경우에는 별도 산식에 의하여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
산식 : 통상임금(당월분) × 시간외 근무시간 × 1.83/183
통상임금 : 기준급여, 중식대, 제수당(시간외 근무수당 제외) 합계액으로 한다.
제25(상여금 구분) 상여금은 일정일에 지급하는 정기상여금과 영업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특별상여금으로 구분한다.
제26조(지급기준) ① 상여금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에 있는 자에게 지급하며, 지급일 현재의 기준급여에 지급률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 ② 정기상여금 1200%는 매월 초일마다 기준급여의 100%씩을 지급한다. ③ 경영성과에 따른 특별상여금은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지급할 수 있다.
피고의 복지규정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제2조(적용대상) ① 이 규정은 상임임원, 직원에 대하여도 적용된다.
제14조(연차 유급휴가 보상금 지급대상) ① 근로기준법상 소정의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한 직원에 대하여는 미사용 일수에 대하여 연차 유급휴가 보상금을 지급한다.
제15조(지급기준) 연차 휴가보상금은 아래 지급기준산식에 의하여 계산지급한다. ※ 지급기준산식 : 통상임금 × 1.83/183 × 8시간 × 연차일수
통상임금 : 전월 말일 현재의 기준급여·중식대·제수당(시간외 근무수당 제외)의 합계액으로 한다.
C공사가 2013. 5. 28. 피고에 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하합88호로 파산신청을 하였고 2013. 7. 1. 피고에 대해 파산선고가 되었다.
판단
노동조합원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서 통상임금은 본봉 및 제수당만 포함될 뿐 그와 별개의 항목인 상여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규정한 점, 지점장이긴 하나 역시 직원에 불과한 원고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급여 규정 및 복지 규정 모두 급여체계를 기준급여, 상여금, 제수당으로 분류하면서, 통상임금에는 기준급여 및 중식대, 제수당만 포함될 뿐 상여금은 포함시켜놓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연차휴가근로보상금 산정식에서 명시적으로 통상임금은 기준급여 및 제수당만 포함된다고 규정해 놓은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역시 피고에 5년 여 남짓 근무하는 동안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여 왔었고,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직원들과 피고 사이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 내지 관행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또 원고의 근로계약과 피고의 급여규정에 따르면 정기상여금은 기준급여와 거의 동일한 금액으로 매월 지급되는 것이어서 근로계약의 내용과 달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경우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되는 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이 거의 2배 가까이 증액되게 된다. 원고가 계산한 바로도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지 않고 산정한 원고의 3년간의 연차휴가보상금이 7,973,360원인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산정하면 15,946,710원이나 된다. 또 피고가 정기상여금이 제외된 통상임금을 기초로 법정수당을 산정, 지급해온 것에 대해 원고는 그동안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2012. 3. 29. 선고 대법원 2010다91046 판결을 인지하고 나서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연차휴가근로수당을 청구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직원이 기존의 합의와 달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연차휴가근로보상금을 청구할 경우 피고가 예상외로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수당이 약 6억 원 정도에 이르게 된다고 계산하고 있다. 더군다나 피고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출채권의 부실심화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었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상태여서 결국 위와 같이 파산선고를 받은 상태이다. 이와 같은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을 인식했다면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과 임금을 정할 때 임금체계를 다른 방식으로 하여 정했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처럼 근로계약 당시와는 다르게 추가적인 연차휴가근로수당을 새로 청구하는 것은 원고로서는 예상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사용자인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신의칙에 위배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이 이유 있다.
판사 임수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