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5. 6. 23. 선고 2015노118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료법위반죄)

①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은 피고인들이 개설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이 지부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H협회(이하 '이 사건 협회'라고 한다)에서 개설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은 이 사건 협회의 지부장으로서 의료기관의 개설에 보조적으로 참여한 것일 뿐 이 사건 의료기관을 주도적으로 개설한 것이 아니고, ② 피고인들은 의료법위반에 대한 고의와 위법성 인식이 없었으므로, 피고인들을 의료법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음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을 개설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 원// 피고인 B, C, D, E : 각 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1)

관련 법리

의료법이 제33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기타 비영리법인 등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제87조 제1항 제2호에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고(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7245 판결 참조), 위 의료법 조항이 금지하는 의료기관 개설행위는, 비의료인이 그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2629 판결 참조).

또한,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의료인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이 된다(대법원 1995. 12. 12. 선고 95도2154 판결 참조).

2)

판단

위 관련 법리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등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하였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협회 명의로 이 사건 각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한 행위는 형식적으로만 적법한 의료기관의 개설로 가장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의료인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

가)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개설신고 명의자가 이 사건 협회의 이사장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이익에 대한 귀속주체로서 이 사건 협회로부터 그 개설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받아 직접 관할 시청 등에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하였다.

나)

의료기관을 개설함에 있어서 피고인들이 그 장소를 물색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보증금도 피고인들이 직접 부담하였고, 의료장비 등도 피고인들이 자비로 구입한 것은 물론,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의사, 간호사 등의 의료 인력도 이 사건 협회의 별도 승인 절차 없이 피고인들이 직접 채용하고 급여도 지급하였으며, 특히 피고인 A, B은 이 사건 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위반죄로 형사처벌을 받기도 하였다.

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협회의 위임규정에 따라 협회지부장의 지위에서 위와 같은 업무를 처리한 것이라고 하나, 위 업무의 특성과 처리 과정에 비추어볼 때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개설을 통해 이익을 얻게 되는 '개인의 지위'를 떠나 단순히 이 사건 협회의 업무를 보조하는 '협회 지부장의 지위'에서 위와 같은 업무처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라)

이 사건 협회가 피고인들의 의료기관 개설비용을 가수금의 형태로 처리하고, 피고인들이 구입한 의료기기 등이 이 사건 협회의 대차대조표에 이 사건 협회의 자산으로 등록되어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은 개설비용과 의료기계 등의 귀속에 관하여 피고인들과 이 사건 협회 사이에 협의가 이루어진 바가 없고, 이 사건 협회의 회칙에도 그러한 부분이 규정되어 있지도 않은 면에서 위 개설비용의 지출에 이 사건 협회가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 A의 경우는 운영하던 병원의 의료기계를 타인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도 한 점에서 위 의료기기 등이 실질적으로 이 사건 협회의 자산이라고 보기 어렵다.

마)

피고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 협회는 당초 소변검사사업을 목적사업으로 하여 의료기관을 설립하려고 했다는 것인바, 그런데 실제에 있어서 피고인들이 설립한 의료기관들은 위와 같은 취지와는 달리 위 목적사업보다는 일반 진료를 통한 수익사업을 위주로 운영되어 왔다.

바)

피고인들은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사업용계좌를 형식상 협회 지부 명의로 개설하기는 하였으나, 의료기관 매출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하는 병원에 대한 요양 급여 등을 피고인들이 직접 관리하면서, 그 수익으로 임대료, 직원들에 대한 임금 등을 지급하였고, 2009년경부터는 매출의 0.3%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 사건 협회에 납부하였다.

나.

의료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1)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협회는 2004년경 각 지부별로 의료기관을 설립하도록 독촉하는 내용의 공문을 작성하였던 점, 이 사건 협회는 형식상 각 지부의 수입·지출 내역을 사후적으로 승인하고, 각 지부 재산의 운용 및 처분에 대해서도 관리, 감독권을 행사하는 듯한 외관을 어느 정도 형성한 점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앞서 본 여러 사정들, 특히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개설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전액 자비로 의료기기를 구입하고,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였으며, 직원들의 채용과 급여지급도 피고인들이 직접 하였던 점,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매출과 요양급여 등도 피고인들이 직접 관리하였고 그 손익도 피고인들에게 귀속된 점(앞에서 본바와 같이 매출액의 약 0.3% 상당을 실질적으로 명의대여료 또는 수수료 명목으로 이 사건 협회에 지급하였을 뿐이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스스로가 의료인이 아니면서 실질적으로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운영한 사실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의료법위반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다.

위법성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1)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6도4666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5987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회는 2004년경 각 지부별로 의료기관을 설립하도록 독촉하는 내용의 공문을 작성하였던 점, 이 사건 협회는 형식상 각 지부의 수입·지출 내역을 사후적으로 승인하고, 각 지부 재산의 운용 및 처분에 대해서도 관리, 감독권을 행사하는 듯한 외관을 어느 정도 형성한 점은 인정된다.

3)

그러나, 앞서 본 여러 사정들, 특히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개설과 관련하여 피고인들이 전액 자비로 의료기기를 구입하고,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였으며,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 관리, 개설신고, 의료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등을 피고인들이 주도적인 입장에서 처리한 점, 이 사건 각 의료기관의 매출과 요양급여 등도 피고인들이 직접 관리하였고 그 손익도 피고인들에게 귀속된 점, 여기에 피고인들의 경력과 사회적 지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착오는 정당한 사유 없는 위법성의 착오에 불과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협회는 소변검사 사업만으로는 수익이 적어서 협회의 운영조차 어렵게 되었고, 의료기관 개설을 위한 비용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부장들인 피고인들에게 병원설립을 독려하여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는 사정에서 범행 경위에 있어서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들이 운영한 병원들은 대부분 수익이 나지 않았고, 이 사건 병원 개설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의 경우 배임죄의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은 인정된다.

2)

그러나, 의료법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자를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함에 있는데, 피고인들은 위 제한규정을 회피하여 이 사건 범행을 하였는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범행이 가지는 사회적 위험성과 해악이 가볍지 아니한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환경, 성행, 전과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아니한다.

2)

따라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가 없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지호(재판장) 최복규 권성우

각주1)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 접수된 2015. 5. 12.자 변론요지서에 담긴 내용은 종전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만 살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