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7. 1. 26. 선고 2016고정44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의정부시 E에 있는 주식회사 F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40명을 고용하여 통신공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9. 7. 1.부터 2010. 11. 30.까지 근무한 G의 퇴직금 2,745,410원, 2008. 10. 1.부터 2010. 11. 30.까지 근무한 H의 퇴직금 5,559,460원 등 퇴직한 근로자 2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8,340,87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나도록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G 및 H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회사의 인터넷 개통업무는 회사와 각 기사 사이의 협의에 따라 기사별로 담당구역이 정해져 있었고, G의 관할구역은 의정부시 가능동, H의 관할구역은 양주였으며, 근로자들이 임의로 위 구역을 변경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는 개통기사들간의 담당구역 중복을 피하고, 개통기사들의 주거지나 개통기사가 전봇대를 오르는 등의 업무를 할 수 있는지 등의 특징을 고려하여 구분한 것으로, 이를 두고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지시·감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도급개통기사들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본인들의 판단 하에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

2)

G, H과 같은 도급개통기사들은 아침조회가 있는 경우 회사로 출근을 하여야 했으나 이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하여 특별한 불이익이 없었고, 불출석한 경우 교육내용을 개통기사들에게 개별적으로 통지해 주었으며, 이 정도의 교육을 받는 것은 원활한 개통업무의 수행을 위한 일반적·추상적 지시·감독으로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개통기사들의 의무로 보인다.

3)

도급기사들은 정직원들과 달리 취업규칙에 따른 근무시간 준수 의무가 없었고 퇴근시간이 정직원과 달리 자유로웠으며, 결근한다고 하여 특별히 불이익을 받는 것이 없었고, 유급의 휴가기간 등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도 않았다. 또한 도급기사들도 휴일에 당직근무를 하기는 하였으나, 정직원들과 달리 원하지 않을 경우 하지 않을 수 있었다.

4)

도급기사들은 엘지 유플러스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고 근무하였고, 셋탑박스나 모뎀 등의 임대장비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유니폼 착용의 경우 고객의 집을 방문하는 업무의 특성상 개통기사의 신분을 명확히 하여 고객에게 신뢰감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임대장비의 경우 균질적인 인터넷 개통업무의 수행이나 업무수행의 편의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일 뿐 그것만으로 위 회사에 종속적인 근무를 하였다고 하기는 어렵다(도급기사들이 개별적으로 임대장비를 구입하기도 어렵다고 보인다). 나아가 도급기사들은 정직원들과 달리 설치작업 등에 필요한 공구의 경우 본인이 개별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장비를 사용하였다.

5)

도급기사들은 정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는 고객의 자택 등 개인적인 공간에 방문하게 되는 인터넷 개통업무의 특성상 보안과 안정상의 문제 등을 고려한 것으로 도급계약에 따른 도급기사들의 의무로 보인다.

6)

도급개통기사들은 정직원들과 달리 고정급이 아니라 인터넷 설치 건당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본인이 원하는 바에 따라 설치 건수를 더 받거나 덜 받을 수 있었으므로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실제로 도급개통기사들 간에 인터넷 설치 건수 차이로 인하여 지급받는 월 수수료의 차이가 상당하였다).

7)

도급개통기사들은 정직원들과 달리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 되었다. 다만 G은 2009. 10. 26. 4대 보험에 등재되고 정보통신기술자로 등록되었으나 이는 G이 위 회사에 정보통신기술자로서의 경력인정이 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하여 4대 보험에 등재하여 준 것으로 보이고, 실제 급여는 기존과 동일하게 건당수수료 수입에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급되었다.

8)

도급개통기사들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스케줄 담당 직원이 잡아준 스케줄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나, 정직원들과 달리 위 직원의 스케줄 요청을 거부할 수 있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위 회사로부터 개통업무를 덜 받거나 시간을 조절하여 다른 업체에 가서 노무를 제공하거나 다른 회사로부터 도급받은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기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