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68,007,80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6. 4. 28.부터 2018. 11. 2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6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 주식회사 대동에스앤티는 세종 D건물(지상 4층) 신축공사 중 석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피고 청암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청암건설'이라 한다)로부터 하도급 받아 2015. 12. 21.부터 2016. 4.경까지 시공하였다.
C(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비계공으로 피고 대동에스앤티에 고용되어, 2016. 4. 28. 14:45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지상으로부터 15m 높이에 있는 위 신축 건물의 4층 외벽에서 달비계를 사용하여 건물 외벽 석재 및 창호의 틈새를 실리콘으로 충전하는 작업[다른 말로 이를 '코킹(caulking)'이라고도 한다)을 하던 중, 위 달비계를 지지하던 지름 16mm인 지지용 줄이 끊어져 바닥으로 추락하게 되었고, 망인은 2016. 4. 28. 15:42 출혈성 쇼크가 원인이 된 심폐기능정지로 사망하였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작업수칙상 달비계 작업을 위하여 건물 옥상의 난간대에 고정된 지름 18mm인 달비계 지지용 줄(이하 '본줄'이라 한다)로 달비계 안장과 연결하고, 이와 별도의 지름 16mm인 지지용 줄(이하 '생명줄'이라 한다)로 작업자가 착용한 안전대의 고리에 연결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달비계 안장에 본줄을 연결하지 아니한 채 생명줄만을 연결하였고, 안전모는 착용하였으나 안전대는 착용하지 아니한 상태였다.
망인이 달비계 안장에 연결한 생명줄은 표면이 열기에 노출되어 열변형된 상태이고, 이후 열에 의하여 녹았다가 경화된 표면 일부가 굽힘 변형에 의하여 부러져 있고, 녹지 않은 일부가 박리되어 무게를 지탱하는 부분의 단면이 감소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범죄사실로, 2017. 3. 29. 대전지방법원 2016고단3343호로 피고 대동에스앤티는 벌금 5,000,000원의, 피고 청암건설은 벌금 3,000,000원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피고들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7. 8. 25. 항소를 취하하여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 A은 망인의 부친이고, 원고 B은 망인의 모친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이 달비계 작업에 임하는 근로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작업 전에 달비계에 연결할 본줄, 생명줄의 상태를 점검하여 손상 여부를 점검하지 않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망인의 사용자 또는 이 사건 공사의 도급인으로서 공동하여 망인과 그 상속인인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대동에스앤티는 위 생명줄을 망인이 스스로 조달한 것이므로 피고 대동에스앤티는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하여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을가 제2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고 대동에스앤티가 작업 전에 생명줄의 상태를 점검할 의무가 면제되는 사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 청암건설은, 망인은 피고 대동에스앤티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 대동에스앤티의 지휘 및 감독 하에 근로한 것이므로, 피고 청암건설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배척할 수 없고(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다11028 판결 등 참조),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수급인 또는 그 피용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도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면할 수 없는바(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2615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청암건설은 D건물 신축공사 중 일부인 이 사건 공사를 피고 대동에스앤티에 하도급 준 점, ② 피고 청암건설의 D건물 신축공사의 현장소장인 G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사고 전날 공정회의를 통해 누락된 코킹 작업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안전관리자 등에게 외벽작업을 하니 조심하라고 이야기 했으며,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에도 피고 대동에스앤티의 작업반장인 H에게 조심해서 작업하라고 말했으나 코킹작업자들이 안전대를 모두 착용하였는지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였다고 진술한 점, ③ 위 G은 수사기관에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정기 감독을 실시할 당시 본인이 직접 참석하여 지적사항에 대하여 알고 있었으며, 이 사건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은 현장을 총괄 관리하는 자신에게 있다고 진술한 점, ④ G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의 범죄사실로 피고 청암건설과 함께 기소되어 2017. 3. 29. 대전지방법원 2016고단3343호로 벌금 5,000,000원을 선고 받았으며,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를 취하하여 위 판결이 확정된 점, ⑤ 피고 청암건설은 그 수급인인 피고 대동에스앤티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위 각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청암건설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청암건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책임의 제한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안전대를 착용하지 아니한 점(안전대에 생명줄과 연결되는 고리가 있다), 망인이 작업수칙에 정해진 대로 본출과 생명줄을 모두 연결하지 아니하고, 본줄이 끊어진 때를 대비한 예비적 성격의 생명줄만을 달비계 안장에 연결하여 작업한 점, 망인 역시 작업 전에 생명줄의 손상 상태를 점검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의 위와 같은 잘못 역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보이므로,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과실의 정도는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45%로 인정하고, 피고들의 책임을 나머지 55%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아니한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망인의 일실수입
인적사항: F생 남자, 이 사건 사고 당시 만 39세 8개월 25일
직업 및 가동기간: 건설업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비계공, 가동기간은 만 60세가 끝나는 2036. 8. 2.까지
소득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비계공으로 일하여 왔으므로,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인 대한건설협회가 발간한 건설업임금실태조사보고서의 개별직종노임단가 중 비계공의 1일 노임단가에 경험칙에 의한 월 22일의 가동 일수를 곱하여 계산한 금액[손해배상청구사건에서 피해자의 일실수입은 사고 당시 피해자의 실제소득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할 수도 있고, 통계소득을 포함한 추정소득에 의하여 평가할 수도 있는 것이며, 이와 같은 일실수입의 산정은 불확정한 미래사실의 예측이므로 당해 사건에 현출된 구체적 사정을 기초로 하여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기대수입을 산정할 수 있으면 족하고 반드시 어느 한쪽만을 정당한 산정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9. 27. 선고 94다26134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나 제1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이 원고들에게 1일 124,100원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따른 유족급여 등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① 평균임금은 산정 사유가 발생하기 전 3개월간의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일 뿐이므로 사고일부터 가동기한까지 장기간 동안 망인이 얻을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해야 하는 일실소득과는 그 개념이 다른 점, ② 근로기준법상의 평균임금이나 통상임금은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를 산정하는 기준이 아닌 점(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481 판결, 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16010 판결 등 참조), ③ 일용근로자의 경우 한 달 내내 일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오히려 월 평균 22일 정도 일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점(원고들은 망인이 상용근로자라고 주장하나,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일용근로자로서 일용근로소득으로 신고한 점, 망인은 2010년경부터 일용직으로 여러 공사현장에서 근무하였으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도 일용근로자로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하면,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망인이 사고일 무렵 비계공으로서 상용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④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비계공으로서 코킹작업을 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에서는 위 기준에 따라 월 소득을 산정한다.]
원고들은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발생 무렵 주식회사 I의 사내이사로서 월 9,600,000원 상당의 겸업소득을 얻고 있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10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망인이 주식회사 I의 사내이사로 법인등기부에 등기된 사실, ② 망인 명의 계좌에 위 회사로부터 다액의 금원이 입금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원고들이 제출한 망인 명의 국민은행 계좌(갑 제14호증)에서 물품대금이 결제되기도 한 점, 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회사는 보험설계사인 망인의 누나 J의 권유에 따라 망인이 시작한 것으로 보험설계사의 영업판촉물을 납품을 하던 회사일 뿐만 아니라(2018. 10. 29.자 준비서면 참조), 이 법원에 이르러 비로소 겸업소득에 관한 주장을 하기 시작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망인이 원고들 주장과 같은 겸업소득을 얻고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생계비 공제: 수입의 1/3
계산: 아래 표 기재와 같이 504,264,745원
과실상계: 원고들 측 과실비율 45%
피고들의 책임비율에 따른 일실수입상당의 손해배상액: 277,345,609원(= 504,264,745원 × 0.55)
공제
유족급여: 161,330,000원
공탁금: 20,000,000원
을가 제1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대동에스앤티는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형사 공탁금 20,000,000원을 공탁하였고, 원고들은 위 공탁금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금액을 재산상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한다.
피고들은 피고 청암건설이 원고들에게 16,00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를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을나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청암건설은 원고들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위 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돈은 재산상 손해배상금과는 별도인 위로금으로 지급된 것이므로 위자료 산정에 있어서 참작사유로 삼을 수 있을 뿐 재산상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할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8712 판결 등 참조).
장의비: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장의비를 지급받았더라도 그 급여액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들이 피고들에게 청구한 재산적 손해는 일실수입 손해에 한정되고 장례비용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2017. 7. 17.자 준비서면 참조), 원고들이 수령한 장의비를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
위자료
참작사유: 이 사건 사고로 망인이 사망에 이른 점, 사고의 발생에 기여한 망인의 과실 정도, 피고 청암건설은 원고들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16,000,000원을 지급한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인정금액
망인: 30,000,000원
원고들: 각 5,000,000원
상속 및 계산
상속대상 금액인126,015,609원[= 재산상 손해액 96,015,609원(= 일실수입 504,264,745원 × 55% - 유족급여 161,330,000원 - 공탁금 20,000,000원) + 위자료 30,000,000원]을 각 원고들이 균등하게 상속하므로, 각 원고들이 지급받을 금액 원금은 각 원고별 상속분 63,007,804원(= 126,015,609원 ÷ 2, 원 미만 버림)에 각 원고들의 고유 위자료 5,000,000원을 합산한 68,007,804원이 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68,007,80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16. 4. 28.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11. 21.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김창현(재판장) 박창우 남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