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당심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공소기각 판결을,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유죄 판결을 각 선고하였는데, 피고인과 검사가 유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함으로써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분리·확정되었으므로, 당심에서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심판하기로 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자재납품 관련 사기의 점과 관련하여 납품금액 부분이 각 해당 거래의 발주서상의 금액보다 부풀려진 금액으로 기재되어 있어 믿을 수 없고, 이 사건 이전부터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미수금채무가 어느 정도 남겨진 상태에서 계속적인 거래를 하여 왔으며, 피해자 회사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묵인하고 거래를 하여 왔으므로 피해자 회사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범의도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징역 1년 4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일부 자재납품금액이 부풀려져 있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증인 E의 원심 법정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기망행위 및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E의 원심 법정진술과 검사 제출의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고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해자 주식회사 F(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는 개인사업체였다가 2013. 12. 16. 법인으로 변경되었다, 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은 피고인이 경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에 2009. 11.경부터 물품을 납품하고 2009. 12. 1. 1,155만 원(결제 후 미수금 12,194,743원)을 거래처의 어음으로, 2010. 3. 11. 550만 원(결제 후 미수금 18,868,938원)을 거래처의 어음으로, 2010. 5. 31. 3,000만 원(결제 후 미수금 9,750,436원)을 거래처의 어음으로, 2010. 8.경 1,000만 원(결제 후 미수금 16,642,399원)을 현금으로, 2010. 12. 31. 7,000만 원(결제 후 미수금 21,143,859원)을 거래처의 어음으로, 2012. 4.경 120만 원(결제 후 미수금 31,437,935원)을 카드로 각 지급받는 방식으로 거래를 하여 오다가, 2013. 7.경 피고인 회사와 거래를 중단(이하 '1차 거래중단'이라 한다)하였는데 당시 미수금은 44,110,320원이었다.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으로부터 2014. 5.경 피고인 회사의 거래처인 주식회사일신전업(이하 '일신전업'이라 한다)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피해자 회사의 명의로 직접 발행하고 그 대금을 받아가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시 피고인 회사와 거래를 시작하였고, 2014. 9. 30.자로 일신전업에 공급가액 298,104,609원 상당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으며 2014. 11. 17. 149,008,304원을, 2015. 2. 17. 119,008,305원을 각 지급받았다{피고인은 피해자 회사가 일신전업으로부터 2014. 9. 4. 5,500만 원, 2014. 10. 31. 6,050만 원을 더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나 계좌거래내역(수사기록 2권 463, 802, 807쪽)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가 위 금원을 송금받은 다음 바로 같은 금액을 피고인 회사에 송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는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의 부탁으로 피고인 회사가 지급받을 돈을 대신 송금받아 전달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피해자 회사의 피고인회사에 대한 물품대금을 결제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 한편 피해자 회사는 2014. 10. 7.경 피해자 회사가 T병원에 납품해야 할 물건들을 피고인 회사로 하여금 대신 납품하게 함으로써 그 대금 상당을 상계하는 방법으로 89,100,000원을 결제받았다(결제 후 미수금은 9,882,016원인데, 위 미수금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약속한 방법에 따라 일신전업으로부터 직접 지급받기로 하고 일신전업에 공급된 물품대금에 대한 2014. 9. 30.자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 298,104,609원과는 무관한 기존의 거래에 대한 것이다).
피해자 회사는 그 이후로도 2015. 5.경까지 피고인 회사에 한 달에 적게는 약 400만 원 상당에서 많게는 약 1,3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였으나 대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자 2015. 5.경 피고인 회사와의 거래를 다시 중단(이하 '2차 거래중단'이라 한다)하였는데, 당시 미수금은 78,317,823원(거래확인서 공판기록 52쪽)이다{다만 피해자 회사가 일신전업으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 중 지급받지 못한 금액 30,088,000원(=세금계산서 금액 298,104,609원 - 2014. 11. 17. 결제금액 149,008,304원 - 2015. 2. 17.자 결제금액 119,008,305원)을 포함하면 108,405,823원이 된다}.
피해자 회사는 2015. 8.경 피고인으로부터 피고인 회사의 거래처인 주식회사 씨피아이솔루션(이하 '씨피아이솔루션'이라 한다)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피해자 회사의 명의로 직접 발행하고 그 대금을 받아가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피고인 회사에 2015. 9.경 115,300,000원 상당, 2015. 10.경 213,409,167원 상당의 물품을 각 공급하였는데, 피해자 회사의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 회사는 2015. 9.경 씨피아이솔루션으로부터 1억 3,500만 원 상당을 지급받아 피고인 회사가 거래하던 다른 거래처의 기존 채무변제에 사용하였고,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 회사의씨피아이솔루션에 대한 미지급공사대금채권에 관하여 채권가압류를 하여 2016. 6.경 밀린 물품대금 중 27,205,131원을 배당받았다{배당 후 미수금은 379,821,859원(= 2015. 5.경 미수금 78,317,823원 + 씨피아이솔루션 공급가액 115,300,000원 + 213,409,167원 - 배당금액 27,205,131원)이 된다}.
피고인은 2015. 12. 10.경 채무 8억 원 상당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피고인회사에 대한 간이회생절차 신청을 하였다.
위와 같은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2009. 11.경부터 2013. 7.경 1차 거래중단시까지는 거래처의 어음이나 현금, 카드 등을 동원하여 물품대금의 상당 부분을 지급하면서 피해자 회사와 거래하였으나,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는 일신전업과 관계없이 피고인 회사로부터 대금을 지급받기로 하고 공급한 물품 중 범죄일람표 순번 5번 내지 12번의 물품에 대해서는 대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한 점(피해자 회사는 2014. 10. 7. 피고인 회사로 하여금 8,91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대납하게 하고 그 대금 상당을 상계처리함으로써 기존에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어느 정도 변제받았는데 위 시점 이후로는 물품대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다), ② 피해자 회사는 1차 거래중단 이후 2014. 5.경 피고인으로부터 일신전업과 관련한 약속을 받고 거래를 재개하였는데, 피해자 회사가 일신전업으로부터 직접 받기로 한 돈 중에서 3,000여 만 원을 피고인 회사가 받아 사용한 점, ③ 2015. 5.경 2차로 거래가 중단되었는데, 피고인 회사의 거래처인 씨피아이솔루션으로부터 직접 대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피고인이 약속하여 2015년 9월 및 12월 피고인회사에 합계 3억 원이 넘는 물품을 다시 공급하였으나 물품대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고, 오히려 그 무렵 피고인 회사가 간이회생 신청을 한 점, ④ 피해자 회사로서는 기존의 물품대금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피고인의 말을 믿고 어쩔 수 없이 거래를 계속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물품대금의 결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결제될 것처럼 피해자 측을 기망하였다 할 것이고, 적어도 미필적이나마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해자 회사와 피고인 회사는 몇 년 동안 계속해서 거래해 오던 사이인 점, 피고인이 나름대로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 회사는 경매절차에서 2,700만 원 가량을 배당받아 변제에 충당하였고,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3,5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한편으로 편취액수가 거액이고 원심판결 이후 사정변경도 없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범행의 수단과 결과,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직업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량은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최성길(재판장) 남기용 최승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