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1. 22. 선고 2019노1198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 C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하였고, 사기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J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죄 및 횡령죄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아니함으로써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위 B, C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을 제외한 부분에 한정된다 할 것이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항소이유서 미제출)

피고인은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9. 5. 2. 원심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한 후 2020. 7. 27.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송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항소장에도 아무런 항소이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 나아가 기록을 살펴보아도 직권조사사유를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에 의하여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나, 검사의 항소에 관하여 판결을 하는 이상 별도로 항소기각 결정을 하지 아니하고, 함께 판결로 선고하기로 한다(대법원 1969. 5. 27. 선고 69도143 판결 등 참조),

나.

검사(사실오인 및 양형부당)

1)

사실오인(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N을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그 대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사기의 점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 4.경 광주 광산구 L에 있는 자신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M' 사무실에서 피해자 N에게 "사장님이 주식회사 에 납품했던 제품을 저희에게 곧바로 납품하여 주시면 저희가 재가공하여 주식회사 0에 입고하고, 납품대금은 저희 회사에서 지급을 하겠습니다. "라고 하여 그 무렵부터 피해자가 운영하는 P으로부터 전자부품 등을 납품받아 왔다.

피고인은 2014. 9.경 위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투자가 들어오고, 물품을 납품하면 재가공하여 0에 입고해 에서 대금을 입금받아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2014. 5.경부터 피해자로부터 납품받은 전자부품 등의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몇 달 후에 지급을 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악화된 상태였고, 2014. 5.경부터 같은 해 8. 16.까지 '주식회사 M'에 용역을 제공한 Q에도 23,484,378원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로부터 대금을 지급받더라도 이를 피고인 회사의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하고, 회사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납품을 받더라도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4. 9.경 총 6,540,600원 상당의 전자부품 등을 납품받았다.

그 외에도 피고인은 그 무렵부터 2015. 5.경까지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43,044,362원 상당의 전자부품 등을 납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전자부품 등을 납품하기 시작한 것은 2012. 4.경으로 2015. 5.경까지 3년이 넘는 기간 합계 313,607,204원 상당의 물품을 납품하였고, 그 중 피해자가 위 물품에 대한 대금을 받지 못한 것은 2014. 5.경부터이며, 받지 못한 대금은 합계 43,044,362원으로, 피고인은 2년 간 피해자에게 성실하게 물품대금을 지급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2014. 9.경 피해자에게 '투자가 들어올 예정이고, 물품을 재가공하여 O에 입고해 O에서 대금을 입금받아 지급할 것이니 물품을 계속 납품하여 달라'라고 하여 피해자가 계속 물품을 납품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해자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이와 같이 말한 시기는 모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물품을 다 납품한 이후인 점, ③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지 못하였음에도 계속 물품을 납품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 '피고인 때문이 아니라 원청인 주식회사 O에서 대금을 지급해 줄 수 있다고 한 점 및 납품을 중단하게 되면 주식회사 O와 주식회사 O로부터 납품을 받은 R 주식회사에 큰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고, 이후에 피해자가 납품을 중단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도 '주식회사 O가 더 이상 피고인으로부터 납품을 받지 않고 거래선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기망행위를 하였다는 점 및 당시 편취의사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대법원 2000. 6. 27. 선고 2000도1155 판결 참조), 한편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며(대법원 1988. 3. 8. 선고 87도 1872 판결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 등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한편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사기죄의 주관적 요소인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6659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861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2016년경 피해자에게 '거액을 투자받을 예정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2014. 9.경 위와 같이 투자를 받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자신의 변제능력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하였다는 등의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② 피고인은 2014. 9. 이전에도 수년간에 걸쳐 피해자와 계속적 거래관계에 따라 전자부품을 납품받아 왔고, 비록 그 무렵 피고인이 운영하던 회사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경영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는 사업을 계속 이어 나갈 의사 및 피해자와의 계약의 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물품 대금 지급을 위해 노력할 의사 없이 편취의 범의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부품을 납품받았음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는 증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결국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 소유의 차량을 인도받아 사용하던 중 이를 임의로 처분하여 횡령하고, 근로자 J의 임금 및 퇴직금을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횡령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이 사건 횡령범행을 범한 점,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적지 아니한 점 등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의 양형 과정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그 밖에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 조건의 변화도 찾아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죄전력 및 그 내용, 죄질,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그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은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경서(재판장) 김혜림 이재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