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9. 10. 11. 선고 2019노731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의 근로자 해당 여부나 이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여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정당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이 사건 시간 강사들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원심은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고양시 일산서구 B에 있는 학교법인 C 이사장으로서 상시 44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교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2018고정121]

피고인은 위 법인이 운영하는 D고등학교에서 2008. 3. 1.부터 2016. 2. 29.까지 근로 한 E의 퇴직금 9,982,297원, 2008. 9. 19.부터 2016. 2. 29.까지 근로한 F의 퇴직금 30,942,903원, 2007. 3. 1.부터 2014. 10. 14.까지 근로한 G의 퇴직금 9,350,450원 등 근로자 3명의 퇴직금 합계 50,275,65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8고정290]

피고인은 위 법인이 운영하는 D고등학교에서 2012. 3. 1.부터 2015. 2. 28.까지 근로한 H의 퇴직금 19,449,016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 시간 강사인 E, F, G, H(이하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이라 한다)가 퇴직금 지급 대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학교법인 C의 이사장으로서 이 사건 시간 강사들에 대한 근로관계의 사용자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나, 아래와 같은 이유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시간 강사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시간 강사 및 방과 후 강사들이 일률적으로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강사들의 근무형태 등 여러 조건에 따라서 근로자 인정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시간 강사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정규수업과 방과 후 수업을 나누어 별도로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각 수업별 강사료를 달리 정하였으며, 급여를 일괄적으로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정규수업과 방과 후 수업 항목을 나누었다.

다.

피고인은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의 강사료에 대하여 형식적으로나마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징수해 왔다.

라.

경기도교육청에서 배포한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을 보면, 회계원칙으로 '방과후학교의 수강료는 수익자부담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강사료에 관하여 '외부강사는 사업소득세를 적용하여 원천 징수한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고, 각 학교별로방과 후 수업을 운영하는 방식이 달라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의 방과 후 수업 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하여야 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알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마.

국내 다른 예술고등학교의 학교법인들 대부분이 그 학교에 종사하는 시간 강사들을 개인사업자로 인식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특히 방과 후 수업의 경우 그러한 인식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4.

당심의 판단

가.

먼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시간강사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정규수업과 방과 후 수업은 실질적으로 동일한 근로 형태로서 방과 후 수업 역시 이 사건 시간강사들의 소정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며, 이에 따라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은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로서 퇴직금 지급 대상 근로자에 해당된다. 또한 비록이 사건 시간강사들이 형식적으로는 D고등학교의 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용자는 D고등학교에 관한 권리 · 의무 및 책임의 주체가 되는 학교법인 C의 이사장인 피고인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일응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나.

그러나 피고인이 위와 같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심이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서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달리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경기도교육청은 매년 '초 · 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 지침'을 마련하여 기간제교원, 강사 등에 대한 임용방법, 처우, 보수, 퇴직금 등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위 지침에서는 기간제교원 내지 강사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학교예산에서 이들에 대한 보수 내지 퇴직금이 지급될 것을 전제로 이에 관한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강사들과 정규수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지침에 근거하여 근무시간, 보수 등에 관한 내용을 정하였고, 위 계약에 따른 근무시간이 주당 15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2)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위 지침과는 별개로 매년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방과후학교의 운영방법, 수강료 내지 강사료 등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였는데, 위 가이드라인에서는 방과후학교의 수강료를 수익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퇴직금에 관한 내용에 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피고인은 이 사건강사들과 방과후수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교육시간, 강사료 등에 관한 내용을 정하였고, 방과후학교를 신청한 학생들이 지급한 수강료 등을 통해 위 강사료가 지급되었으며, 위 계약에 따른 근무시간이 주당 15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3) 이처럼 피고인은 경기도교육청의 '초 · 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 지침'과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에 관한 계약을 구별하여 이를 별도로 체결하여 왔고, 위 각 계약에 따른 강사의 지위, 이들에 대한 보수 내지 강사료 지급근거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시간 강사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정규수업과 방과후수업의 근무시간을 통합하지 않은 채 각 계약별로 주당 근무시간을 산정하여 퇴직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4)

이에 따라 피고인은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의 정규수업에 따른 근무시간과 방과 후수업에 따른 근무시간이 각 주당 15시간 미만인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들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시간 강사들의 정규수업과 방과후수업의 근무시간을 통합하여 주당 근무시간을 산정하여야 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5)

이에 대하여 검사는, D고등학교 행정부장 I이 2015. 3.경부터 2016. 2.경까지 근무한 방과후수업 강사 수 명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한 사실(2018고정121호 사건의 증거기록 제274쪽), 2015. 3. 26. 개최된 학부모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방과후 레슨비에 3학년 강사의 4대보험료와 퇴직금을 12개월로 분할하여 합산하는 것에 동의'한 사실(2018고정121호 사건의 증거기록 제326쪽)을 근거로 피고인이 이 사건 시간 강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방과후학교 강사 중 일부에게 위와 같이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방과후학교 수업 자체의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경우에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방과후학교 수업 자체의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경우에도 정규수업의 근무시간과 통합하여 근무시간 15시간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6)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시간 강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알면서도 고의로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인정할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경서(재판장) 박수완 설동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