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20가단132502 판결

2020

주문

1.

피고는 독립당사자참가인에게 36,714,39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2. 11.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청구 및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주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독립당사자참가인은 2015. 12. 24.경 피고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직원들, 보험기간을 5년, 피보험자들의 만기시, 사망시, 상해시의 각 수익자를 보험계약자인 독립당사자참가인으로 정한 단체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규약내용 확인서(노사협의회 동의용)’라는 표제로, 독립당사자참가인이 복지제도 목적으로 피고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는 전액 독립당사자참가인이 부담하며, 상해시 수익자, 사망시 수익자를 각 독립당사자참가인으로 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된 서면(이하 ‘이 사건 확인서’라 한다)이 작성되었고, 사용자측으로 ‘대표이사 G’, ‘이사 H’, ‘과장 I’의 기명 및 서명이, 근로자측으로 ‘사원 J’, ‘사원 K’, ‘사원 L’의 기명 및 서명이 이루어졌다.

다.

망 M은 독립당사자참가인의 근로자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였는데, 소각로 운전실에서 근무하던 중 2016. 6. 28. 뇌출혈로 쓰러져 2016. 7. 1. 뇌부종으로 사망하였다. 그 상속인으로는 배우자인 원고 A, 자녀인 원고 B, C, D이 있다.

라.

망 M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한 업무상 재해로 인한 사망인지가 문제되었는데, 근로복지공단은 2018. 6. 14. 망 M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한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근로복지공단 의정부지사장이 2017. 11. 28. 행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 A의 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재심사결과 망 M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다고 보고 2018. 12. 21. 위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 병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인 독립당사자참가인이 아니라 타인인 직원들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이므로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받거나, 단체의 규약에 따라 체결한 것이어야 하고(상법 제731조, 제535조의3 제1항),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때에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는 경우 외에는 그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독립당사자참가인에게는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수 있다는 단체규약이 존재하지 않고, 망 M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로 독립당사자참가인을 지정하는 것에 서면 동의한 사실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계약 중 보험수익자를 독립 당사자참가인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이고, 상법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는 상속인인 원고들이 된다.

2)

망 M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주계약 및 특약에서 보험금 지급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재해’ 또는 ‘업무상 재해’로 사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단 원고들은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보험금 중 각 1,000,000원의 지급만을 구한다.

3)

원고들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의 재결 시점에 비로소 보험금 지급사유인 재해로 인하여 망 M이 사망하였음을 알게 되었으므로, 보험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도과하지 않았다.

나.

피고

1)

이 사건 보험계약은 단체규약인 규약내용 확인서에 의하여 체결된 것이므로 전부 유효하다. 따라서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보험수익자는 독립당사자참가인이다.

2)

망 M은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상 보험금 지급사유인 ‘재해’로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

3)

망 M은 2016. 7. 1. 사망하였으므로 보험금 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 도과하였다.

다.

독립당사자참가인

1)

주위적 주장

가)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고의 주장과 같이 전부 유효하고, 보험수익자는 독립당사자참가인이다.

나)

망 M은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상 보험금 지급사유인 ‘재해’로 사망하였다. 설령 망 M이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상 ‘재해’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 중 ‘신산업재해상해사망특약(무배당)’은 보험금 지급사유로 ‘재해’가 아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때’라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위 특약에 따른 보험금 60,000,000원은 지급되어야 한다.

다)

객관적으로 보아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의 재결 시점에 비로소 보험금 지급사유인 재해로 인하여 망 M이 사망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특히 위 특약상보험금의 지급사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때’이다), 보험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도과하지 않았다.

2)

예비적 주장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에 관하여 단체규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보험수익자 지정만이 아니라 이 사건 보험계약 전체가 무효로 된다. 그렇다면 보험금 청구권은 존재하지 않게 되고, 다만 피고가 독립당사자참가인으로부터 수령한 보험료는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므로 피고는 이를 독립당사자참가인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효력

1)

이 사건 보험계약은 독립당사자참가인이 보험계약자로서 체결한 것이나, 타인인 직원들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이므로 그 타인(이 사건의 경우 망 M)의 서면동의를 얻었거나(상법 제731조 제1항), 단체가 규약에 따라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상법 제735조의3)여야 한다. 그런데 망 M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에 서면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증거는 전혀 없다(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 M이 독립당사자참가인의 2012. 7. 1.자 개정 취업규칙에 동의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취업규칙에는 단체보험의 체결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계약이 단체의 규약에 따라 체결된 것이 아니라면, 이는 무효로 보아야 한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이 단체의 규약에 따라 체결되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피고 및 독립당사자참가인은 이 사건 확인서를 제출하였고(을 제1호증, 병 제5호증), 이 사건 확인서에 ‘사용자측’ 3인과 ‘근로자측’ 3인의 서명이 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먼저 이 사건 확인서가 그 내용상 ‘단체의 규약’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상법 제735조의3에서 단체보험의 유효요건으로 요구하는 ‘규약’의 의미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정관 등 그 형식을 막론하고 단체보험의 가입에 관한 단체내부의 협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당해 보험가입과 관련한 상세한 사항까지 규정하고 있을 필요는 없고 그러한 종류의 보험가입에 관하여 대표자가 구성원을 위하여 일괄하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것이면 충분하다 할 것인바(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다60259 판결 참조), 이 사건 확인서는 그 내용상 독립당사자참가인이 이 사건 보험을 체결하고, 수익자도 독립당사자참가인으로 정한다는 것이어서 위 ‘규약’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볼 수 있다.

그러나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사업에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노사협의회가 설치되어 있는지(당사자 모두 노사협의회 규정을 제출한 바 없고, 독립당사자가 제출한 정관이나 취업규칙에도 노사협의회 관련 사항이 없다) 알 수 없을뿐더러, 설령 노사협의회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서명한 위원들이 적법하게 선출된 위원인지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확인서는 적법하게 구성된 노사협의회에서 체결한 규약으로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확인서에 사용자측, 근로자측으로 서명한 사람들이 근로자들의 적법한 위임을 받아서 서명한 것인지 증명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바, 이 사건 확인서는 그 내용에도 불구하고 형식상 ‘단체의 규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단체의 규약’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3)

원고들은 이 사건 확인서가 무효인 경우에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자체는 유효하고, 다만 독립당사가참가인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한 부분만 무효가 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보험계약의 체결 자체에 관하여는 피보험자의 동의가 있거나, 단체의 규약에 단체보험의 체결에 관한 사항만 있고 보험수익자 지정에 관한 사항이 없는 경우에나 가능한 해석이라고 할 것인데(원고들이 들고 있는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7다215728 판결도 단체협약에 보험계약의 체결에 관한 사항이 존재함은 인정되어 보험계약 체결은 유효하나, 보험수익자의 지정에 관하여는 ‘회사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수익자로 지정될 수 있다’는 기재만 있었고, 이를 서면동의와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한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건이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에 관한 단체의 규약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보험계약은 전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

원고들의 본소 청구,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보험계약은 전부 무효이므로, 계약의 효력을 전제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본소 청구와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주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다.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이 무효이므로 피고가 독립당사자참가인으로부터 수령한 보험료는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것이고, 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독립당사자 참가인이 2021. 2. 5.자 독립당사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로부터 3년 이내에 납입한 보험료는 36,714,39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독립당사자참가인에게 36,714,390원 및 이에 대하여 독립당사자참가인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12. 2. 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2. 11.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본소 청구 및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충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